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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항소심에선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1심 ‘징역 5년’ 감형 여부 주목…오히려 형량 더 늘어날 가능성도

구민주 기자 ㅣ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18.02.04(Sun) 19:3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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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의 운명을 가를 ‘세기의 재판’이 눈과 귀를 집중시키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항소심 재판이 2월5일 오후 2시 열린다. 1심에서 실형 선고의 근거가 된 ‘묵시적 청탁’ 여부가 2심에서도 그대로 인정될지가 이번 항소심의 핵심 쟁점으로 꼽히고 있다.

 

1심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독대하는 과정에서 서로 간 현안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 하에 뇌물이 오갔다고 판단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최순실씨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 그의 딸 정유라씨 승마 지원 요구에 응했으니 곧 묵시적 청탁이자 수동적 뇌물공여란 것이다.

 

이에 이 부회장 측은 이를 모두 부정하며, 이 부회장을 되레 ‘재산권과 기업경영의 자유를 침해당한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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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공소장 4번 변경…유죄 입증 의지 보여

 

그러나 특검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이번 재판은 승계의 대가로 뇌물을 제공한 정경유착의 전형”이라며, 이 부회장에 1심과 같이 징역 12년을 그대로 구형했다. 특검은 항소심 공판을 진행하면서 총 4차례나 공소장 내용을 변경하기도 했다. 구형보다 현저히 적은 형이 선고돼 1심에서 사실상 ‘절반의 승리’를 거둔 특검이 이번엔 논란의 여지없이 더욱 촘촘히 유죄를 입증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해석이다.

 

특검이 변경한 공소장 내용 가운데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0차 독대’, 즉 추가 독대  대목이 눈에 띈다. 그동안 둘의 독대는 2014년 9월15일을 시작으로 세 차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특검은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의 증언을 토대로, 같은 해 9월12일에도 청와대 안가에서 독대가 이뤄진 것으로 밝혀졌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다.

 

이 부회장은 이에 대해 전면 부인하며, “지금 와서 이걸로 거짓말 할 필요도 없고, 그걸 기억 못 하면 치매”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해당 독대 사실이 항소심에서 인정되면,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 뇌물에 관한 합의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는 것이 증명돼 이 부회장 측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추가 독대’ 인정 여부가 관건

 

한편 1심에서 무죄로 인정된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금이 항소심에선 어떻게 판단될지도 주목된다. 1심은 이 부회장이 최씨의 사익 추구 수단이라는 두 재단의 정체를 몰랐다고 봤다. 이 부분에 대해 특검은 공소장 내용을 변경해,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범죄가 성립하는 ‘제3자 뇌물죄’뿐 아니라 부정한 청탁이 없어도 돈이 오간 사실만 입증하면 되는 ‘단순뇌물죄’를 추가했다. 이 부분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이 부회장의 형량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 밖에도 이 부회장의 혐의 중 하나인 ‘재산국외도피’와 관련해 액수가 얼마나 유죄로 인정될 지도 증형 여부에 큰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심은 이 부회장이 승마지원의 명목으로 독일 코어스포츠 명의 계좌에 보낸 37억여 원만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나 해당 목적으로 삼성전자 명의 계좌에 예치돼 있던 약 42억원까지 항소심에서 도피액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은 ‘도피액이 50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는 조항의 적용을 받게 된다.

 

한편 이 부회장의 이번 항소심 선고는 이 부회장과 같은 혐의로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을 비롯해, 뇌물 수수자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1심 선고에 막중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이들은 모두 2월 내 선고를 줄줄이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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