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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美 달러 가치 하락의 명암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2.09(Fri) 15:30:00 | 147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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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미국의 달러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그 정도가 완만하게 진행된다면 세계 경제에 ‘실’보다 ‘득’이 될 가능성이 높다. 미 달러 값은 2011년 8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주요국 통화에 비해 38%나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 달러 가치가 7%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는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달러 약세를 환영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더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미국 경제가 좋아서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데도 왜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또 미국은 이를 반갑게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

 

우선 장기적 측면에서 보면 앞으로 5년 정도는 달러 가치 하락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환율이란 그 나라의 총체적 경제력을 반영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세계에서 미국의 역할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85년 35%에서 2000년에는 30%로 낮아졌고, 지난해 25%로 떨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전망에서 2022년까지 미국 경제 비중이 더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가치 하락을 전제한 것이다. 단기 관점에서도 지난 몇 년 동안 달러 가치가 과대평가됐는데, 고평가 해소 국면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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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가치가 완만하게 하락하면 세계 경제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 1980년 이후 미국 경제는 세계 경제에서 소비자 역할을 했다. 미국 가계가 소비를 늘려 세계 생산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준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미국의 가계부채가 너무 많이 늘었고, 경상수지 적자도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쌓이고 있다. 특히 세계 경제에서 미국은 소비자, 중국은 생산자 역할을 했는데 미·중 교역에서 미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가 지나치게 많아졌다. 1990~2017년 미국은 중국과의 교역에서 4조7300억 달러의 적자를 냈다.

 

이제 중국이 어느 정도 소비자 역할을 해야 세계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올라가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달러 가치의 완만한 하락은 세계 경제성장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물론 달러 가치가 급락하면 달러의 기축통화 신뢰가 줄어들고, 세계 투자자들이 미 국채를 매도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혼란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이후 우리 원화 가치도 계속 오르고 있다. 원화 환율은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그만큼 원화 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북한 리스크가 발생할 때마다 원화 가치가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는 있지만, 달러 약세로 원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3~4년 후에는 원-달러 환율이 900원에 이를 가능성도 높다. GDP의 5%를 넘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도 원화 가치의 상승 요인이다.

 

원화 가치 상승으로 올해 우리 1인당 국민소득이 사상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다. 물론 우리 수출기업들이 900원대 환율에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3만 달러 시대를 이어갈 수 있다. 우리가 중국 소비시장을 얼마나 차지할 것인가도 그 전제조건이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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