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경남] 누가 PK를 한국당의 텃밭이라 했나
  • 경남 = 이상욱 기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2.12 15:46
  • 호수 147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6·13 “우리 동네 누가 나오나”] 민주당 ‘인물 홍수’, 한국당 ‘인물 가뭄’…지역 여론조사, 지방권력 교체 요구 거세

 

6월13일 지방선거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군 정밀 분석

 

2018년 최대 이벤트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입니다. 지금 한창인 ‘평창 열기’가 이후 잦아들면 지방선거 뉴스가 그 자릴 메울 겁니다. 광역·기초 단체장과 의원, 그리고 교육감을 뽑아야 합니다. 기본 투표용지는 7장입니다. 만약 3월20일까지 개헌안이 나오면, 국민투표도 해야 합니다. 여기에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 유권자라면 투표용지를 한 장 더 받아야 합니다. 최대 9장까지 투표함에 넣어야 합니다.

 

본지는 설 합병호 커버스토리로 6·13 지방선거를 담았습니다. 전국 17개 광역단체장 후보로 누가 출사표를 던졌으며 누가 던질 건지 취재했습니다.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부산과 광주, 충남 등 3곳은 기자들이 직접 발로 뛰며 지역 민심을 들었습니다. 아무쪼록 독자 여러분의 6·13 선택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경남 거제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 사진=연합뉴스


 

“촛불혁명은 지방권력을 교체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낡은 권력이 뿌리박은 부산 같은 데는 반드시 교체하고, 경남도 교체를 기대한다.”

 

“부산·인천·대구·울산시장, 경남지사, 경북지사 자리를 지켜내지 못하면 책임을 지겠다.”

 

전자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자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발언이다. 양당 대표 발언은 경남지사 선거전의 현주소를 대변한다.

 

경남은 전통적으로 보수층이 두터운 지역이지만, 민주당 후보들이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 고공 행진에 힘입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자리가 비어 있어 현직 프리미엄마저 사라졌다. 민주당은 선거 지형이 자신들에게 유리해지자 유력 후보를 내세워 이번에 경남 권력 교체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文의 복심’ 김경수 의원 도전 관심

 

여권에서는 김경수 의원의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거리다. 후보 선호도 등을 놓고 보면 김 의원이 가장 우위에 있다. 신년 여론조사 결과, 김 의원은 다자구도와 가상 맞대결에서 야권 후보군을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출마할 경우 이미 출마 선언한 인사 중 일부가 도지사 도전을 포기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때문에 여권 일각에선 보수 일색인 경남 지방권력의 교체를 위해 ‘김경수 차출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태까지 “국회의원 임기를 중간에 그만두고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출마에 부정적이던 김 의원이 출마 쪽으로 입장을 선회한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특히 국민들의 후보 선호도가 높은 인물이 후보가 돼야 한다는 견해도 나와 김 의원의 ‘차출설’에 힘을 싣고 있다. 김민석 민주연구원장은 “누가 나가면 승리가 더 확실해지느냐 하는 게 도민들의 현실적 관심사”라며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승리 가능한 후보가) 압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경남도당 위원장인 민홍철 의원에 대한 출마 요구도 높다. 영남권 유일의 민주당 재선 의원인 그는 지역주민과의 친화력이 좋다. 또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민 의원은 최근 불출마로 가닥을 잡았다. 그는 2월6일 전화 인터뷰에서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의원들에 대한 당내 불출마 요구도 있고 해서 (경남지사 출마에) 소극적이다”며 “도당위원장으로서 이번 지방선거를 전체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주자인 공민배 전 창원시장은 지난해 7월 외곽 지원조직인 ‘공간포럼’을 출범시키면서 경남지사 선거를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2월6일 ‘민생 도지사’와 ‘통합 도지사’를 표방하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2012년 12·19 경남지사 보궐선거 당시 야권 단일후보를 위해 후보직을 양보한 공 전 시장은 경남 지역 당원들로부터 탄탄한 지지세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김경수 의원에 비해 대중적 인지도가 떨어진다는 게 약점이다.

 

입당 파문을 겪은 권민호 거제시장도 1월31일 출마를 선언했다. 권 시장은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도의원 두 차례와 재선 거제시장을 지냈다. 대통령선거 직전인 지난해 4월18일 한국당을 탈당한 뒤 올 1월15일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정체성과 맞지 않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당 일각에선 경선 과정에서 권 시장이 후보를 사퇴할 수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오고 있다.

 

 

경남이 고향인 김영선·김태호 前 의원 출마 예상

 

반면 ‘막대만 꽂아도 당선된다’고 할 정도로 텃밭이라 평가받았던 자유한국당은 민주당 후보군들의 활발한 행보와 사뭇 대조된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구애를 받았던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후보로 나서길 꺼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 경남지사 선거 행보를 보이는 인물은 김영선 전 의원과 강민국 경남도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11월29일 공식 출마선언을 시작으로 경남 전역을 돌며 정책간담회를 펼치고 있다. 김 의원은 4선 의원에 걸맞게 지역별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지만, 낮은 인지도가 약점으로 지적된다. 경남도의원 40명 지지를 이끌어내며 존재감을 한껏 끌어올렸던 강 도의원도 ‘실용 보수’를 내세우며 정책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미 도지사를 역임한 김태호 전 의원이 다시 출마할 거라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