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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자 조롱은 표현의 자유”… '짝퉁 김정은'의 이유 있는 패러디

女 아이스하키 한일전 등장한 홍콩계 호주인 '김정은 흉내꾼' 인터뷰… “올림픽에 또 등장? 지켜보라”

공성윤 기자 ㅣ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2.16(Fri) 14:4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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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14일 강릉 관동하키센터.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일본을 상대로 경기를 치른 이날, 거구의 남성이 ‘올백’ 머리를 한 채 북한 응원단 앞에 나타났다. 검은색 옷과 뿔테 안경을 쓴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북한 김정은이었다. 한반도기를 흔들던 그는 경기장 관계자에 의해 경기장 밖으로 쫓겨났다. 

 

해당 남성은 가수 겸 작곡가로 활동 중인 홍콩계 호주인으로 알려졌다. 본명 대신 ‘하워드(Howard)’란 가명을 쓰고 있다. 그는 왜 짝퉁 김정은이 된 걸까. 하워드는 16일 시사저널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내가 한 건 단일팀을 응원한 게 전부”라며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고 했다. 이어 “단지 북한이 너무 유머감각이 없다고 생각했고, 남한은 (내 응원을) 내버려뒀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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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흉내 낸 호주인, 북한 응원단 앞에 섰다 제지당해 

 

인터넷에선 우리 측 경찰이 하워드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그의 정강이를 걷어찼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워드는 “사람들이 없는 곳에서 정강이를 맞았다”고 일부 동의했다. 다만 “나를 때린 사람들은 남한 경찰이 아니었다”면서 “옷차림과 헤어스타일을 봤을 때 북한 측 경호원들 같았다”고 추측했다. 이들에 대해 하워드는 “관중과 언론의 눈을 피해 고통을 주는 숙련된 폭력단(thugs)”이라고 주장했다. 

 

하워드는 “(정치 지도자에 대해) 아무리 심각하게 생각하더라도 그를 조롱하는 건 표현의 자유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며 “그 누구도 풍자의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남한 경찰과 관계자들이 북한의 명령을 따른다고 생각해 매우 유감이다. 북한 응원단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남한의 손님들이고, 그들은 자유의 나라에 있다는 걸 알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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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도 풍자의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다”

 

2013년 초부터 하워드는 SNS 등에 김정은을 흉내 낸 사진을 올렸다. 유명세를 탄 그는 각종 광고와 뮤직비디오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2013년 5월 그가 출연한 이스라엘 햄버거 프랜차이즈 업체의 CF가 공개되면서 국내 언론에도 소개된 바 있다. 김정은이 햄버거를 먹으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향해 경고한다는 내용이다. 하워드가 운영하는 페이스북 페이지의 주소는 ‘김정음(Kim Jong Um)’이다. 

 

하워드는 “김정은과 닮았다는 얘기를 들은 뒤로 아예 전문 흉내꾼으로 나서기로 했다”며 “그 덕분에 돈도 많이 벌었고, 북한 정권과 김정은을 풍자하면서 언론의 주목도 크게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본명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한다. 북한의 보복을 우려해서다.

 

김정은을 따라하는 데도 비결이 있을까. 하워드는 2013년 11월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항상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 게 핵심”이라며 “먹고 또 먹으면 된다”고 했다. 그는 시사저널에 “지금도 김정은은 뚱뚱하고, 나는 여전히 그를 닮았다”고 주장했다. 

 

하워드에게 ‘이번 올림픽에서 또 다시 김정은으로 나타날 계획이 있나’라고 물었다. 그는 짧게 답했다. “비밀이다. 한번 지켜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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