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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4000억대 부영 주식 강탈, 이중근 회장이 주도”

부영 전직 관계자 검찰서 진술…창원 아파트 부실공사 의혹도 수사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02.19(Mon) 14:01:00 | 14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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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결국 구속 수감됐다. 2004년 구속 이후 14년여 만이다. 이로써 이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구속된 재벌 총수가 됐다. 부영그룹에 대한 검찰수사는 2016년 중순부터 예고돼 왔다. 그러나 수사는 기약 없이 지연됐다. 갑작스레 터진 ‘최순실 게이트’ 때문이었다. 수사가 재개된 것은 올해 8월 서울중앙지검이 특수1부에 배당됐던 부영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공조부)에 재배당하면서다. 사건을 넘겨받은 공조부는 적지 않게 당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수1부가 그동안 내사해 온 내용들이 워낙 방대해서다. 이 때문에 공조부는 담당 검사를 별도 충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가 본격화된 것은 비교적 최근이다. 그동안 내사를 진행해 오던 공조부는 지난해 12월 이 회장을 출국금지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부영주택 본사와 이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2월7일 이 회장의 구속이 결정됐다.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 주요 혐의 내용 중 상당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이 회장이 받고 있는 혐의는 현재 횡령·탈세·조세포탈·임대주택법 위반·공정거래법 위반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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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조작해 서민들로부터 조 단위 폭리

 

부영 수사는 향후 어떻게 진행될까.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복수의 관계자 증언과 검찰에 제출된 자료 등을 중심으로 그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의 핵심 혐의는 임대주택 분양가를 조작해 폭리를 취한 의혹(임대주택법 위반)이다. 검찰은 1월말 부영 입주자들로 구성된 부영연대를 소환해 조사하고 관련 자료 일체도 넘겨받았다. 검찰에 제출된 자료 등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2009년 12월 단행된 구조개편이다. 당시 ㈜부영은 부영주택으로, 동광주택산업은 동광주택으로 물적분할됐다. 이 과정에서 ㈜부영과 동광주택산업은 임대주택 등 자산을 감정평가해 신설법인에 양도하는 절차를 거쳤다. 이를 통해 두 회사의 자산은 6조8377억원에서 11조544억원으로 4조2165억원 증가했다.

 

검찰은 이를 임대주택법 위반으로 보고 있다. 임대주택법은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가를 산출할 때 실제 건축비를 기준으로 삼도록 하고 있다. 또 상한으로는 국토교통부가 고시하는 표준건축비를 제시하고 있다. 국민주택기금 등 정부 지원에 따른 규제 때문이었다. 문제는 부영과 동광주택산업이 자산을 실제 건축비가 아닌 표준건축비를 기준으로 평가했다는 데 있다. 부영 입주자들이 2012년부터 부영을 상대로 부당이득 청구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검찰은 이런 수법으로 부영이 챙긴 부당 이득이 최소 1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에게 법원을 속인 혐의도 적용했다. 이 회장은 2004년 매제인 이남형 ㈜부영 사장(現 부영그룹 고문)과 함께 비자금 조성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비자금 가운데 120억원은 ㈜부영 유상증자에 투입돼 이 전 대표는 자신의 명의로 부영 주식 240만 주(액면가 5000원)를 취득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 전 대표는 그룹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광영토건의 손실 보전을 위해 부영 주식 240만 주도 광영토건에 넘기겠다고 약속하고 재판부에 주주 명의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재판부는 이 점을 참작해 이 회장과 이 전 대표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부영 주식 240만 주는 광영토건에 넘어가지 않았다. 계속해서 이 전 대표의 소유로 남아 있다가 2007년 말 이 회장에게 흘러들어갔다. 자신의 차명 주식이라고 주장하며 명의 이전을 받은 것이다. 부영그룹 측은 그동안 “주주 명의 변경 신청서가 유상 양도였고, 광영토건이 매입대금 120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주식 양도가 무산됐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2008년 기준 ㈜부영 주식 240만 주의 추정가는 4570억원에 달한다. 광영토건이 120억원을 마련하지 못해 수천억원대 주식을 포기했다는 그룹 측의 해명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와 관련한 이 회장의 혐의는 비교적 확실하다. 검찰은 이를 증명할 자료를 모두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런 과정을 이 회장이 인지하고 있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직 부영 관계자를 소환해 조사를 벌였고, 이 회장의 지시에 따라 일련의 과정이 진행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부영 주식 240만 주를 광영토건에 양도하지 않을 경우 벌어질 수 있는 법적 문제에 대해 대형 로펌에 법률 자문을 받도록 했으며, 로펌에서 부정적인 견해를 내놨음에도 불구하고 주식을 자신 명의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외환 유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과 국세청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부영주택은 2007년 캄보디아에 부영크메르와 부영크메르Ⅱ를 설립하고 2014년까지 2750억원을 대여금 형태로 송금했다. 현지에서 아파트 건설사업을 벌이겠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 회사는 정작 사업을 진행하지 않으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그러면서 수천억원대 대여금은 온데 간데없이 사라졌다. 여기에 미납이자까지 더하면 부영주택이 입은 손실은 3600억원대에 달했다. 부영그룹 측은 향후 주택사업이 진행되면 그 수익금으로 대여금과 이자를 회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결국 모든 부실은 부영주택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이 회장이 배우자인 나길순씨 명의의 건축가설재 업체인 유성산업을 통해 100억원대 세금을 탈루한 혐의도 수사 대상이다. 이 회사는 그동안 전량에 가까운 매출을 그룹 계열사에 의존하다시피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성산업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 있었다. 2013년 부당지원 의혹에 휘말리면서 단 한 차례 회사명이 거론됐을 뿐이다. 당시 부영주택이 가설재·기계장치·차량운반구 등 자산 양수를 명목으로 173억원의 구매대금을 지급한 것이 문제가 됐다. 검찰은 유성산업을 통해 탈세와 비자금 조성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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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4298세대 아파트도 부실 기초공사 의혹

 

아직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검찰은 부영의 부실시공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최근 폐기물처리업체 관계자를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가 된 곳은 경상남도 창원시 한국철강 부지(24만7000㎡)에 4298세대로 건립 중인 ‘창원월영 사랑으로’ 아파트다. 부영은 2003년 한국철강으로부터 이 부지를 1600억원에 매입했다. 그러나 아파트 건축은 계속해서 미뤄졌다. 2005년 한국철강에서 흘러나온 중금속이 포함된 폐수가 오랜 기간 유입되면서 토양이 심각하게 오염된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부영은 2007년부터 한국철강을 상대로 토양정화비 280억원을 비롯한 550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벌여왔다. 그러나 2011년 패소하면서 결국 자체적으로 토양정화작업을 벌였다. 그리고 2016년 초부터 기초공사에 들어갔다. 문제는 건물의 주춧돌 역할을 하는 ‘철근 콘크리트 파일’을 박는 과정에서 생겼다. 한국철강 부지는 갯벌로 이뤄져 있어 파일이 쉽게 들어가야 하지만, 실제로 파일을 박아보니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깊이까지만 들어간 것이다. 문제는 심리적 부담을 느낀 파일업자가 이런 사실을 창원시에 신고하면서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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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가 현장점검에 나선 결과, 파일의 일부가 암반까지 내려가지 않았을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러면서 고착된 중금속 폐수가 제대로 제거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자칫 부지를 모두 파내 중금속을 걷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또 여기서 발생한 폐기물은 처리 절차에 따라 가공·폐기해야 한다. 이 경우 토지정화와 공기지연 등으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돌연 공사가 재개됐다. 검찰 조사에 응한 전직 부영그룹 관계자는 “부영이 편법을 동원해 제대로 된 토지정화작업을 생략하고 부실한 시공을 강행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의 혐의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일단, 이남형 부영그룹 고문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200억원의 거금을 준 혐의(횡령)와 친인척을 서류상 임원으로 등재시켜 1000억원대 임금을 지급한 혐의(횡령)가 있다. 조카가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해 다른 협력업체가 고가 입찰을 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입찰방해)도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공정위는 지난해 6월 친족회사를 그룹 계열사 명단에서 누락해 신고한 혐의(공정거래법 위반)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부실시공 등의 혐의로 이 회장과 부영을 각각 검찰에 고발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건설현장의 설치미술품 가격과 노임대장을 조작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와 관련해 자금관리인을 체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부영 내부에서 이처럼 많은 비리가 생겨난 까닭은 뭘까. 업계에서는 이 회장에 집중된 지배력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부영그룹의 지배력은 이 회장에게 집중돼 있다. 그는 먼저 지주사인 ㈜부영의 지분 93.79%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부영→부영주택→나머지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인 셈이다. 이외의 다른 계열사들 역시 이 회장이 직접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동광주택산업(91.52%)·광영토건(42.83%)·남광건설산업(100%)·남양개발(100%)·부강주택관리(100%)·한라일보사(49%)·부영대부파이낸스(57.5%)·대화도시가스(95%)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검찰 관계자는 “부영그룹은 이 회장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런 제왕적 영향력에 구시대적 경영방식이 더해지면서 각종 비리들이 양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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