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빙속 女帝’ 이상화의 감동 레이스는 계속 이어질까
  • 감명국 기자 (kham@sisajournal.com)
  • 승인 2018.02.18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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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의 향후 거취에 관심…“섣불리 은퇴라 말할 수 없다”

 

이상화가 다시 한 번 우리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동계올림픽 3연패라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에 도전했던 이상화는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18일 오후 9시 반, 전 국민들의 성원을 등에 업고 최선의 레이스를 펼쳤다.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결과는 37초33으로 전체 2위였다. 바로 앞서 경기를 펼쳤던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의 36초95(올림픽 신기록)보다 0.38초 뒤진 기록이었다.  

 

 

이상화 선수가 2월18일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2위를 차지한 뒤 태극기를 들고 관중들의 성원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17세 앳된 여고생으로 처음 우리 앞에 소개된 이상화는 그 대회에서 깜짝 5위를 차지하며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스피드스케이팅 500m는 하계올림픽으로 치면 육상 100m와 다름없는 종목이다. 우리가 절대 넘볼 수 없을 것만 같았던 이 종목에서 이상화가 세계 정복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8년 전, 21세의 이상화는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서 당시 세계기록 보유자인 예니 볼프(독일)를 0.05초차로 제치고 우승, 세계 빙상계를 경악시켰다. 서구 선수들이 장악했던 이 종목에서 한국이 아시아 최초의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인 모두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쾌거였다.

 

이상화는 4년 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올림픽 신기록(37초28)을 작성하며 2연패에 성공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이상화의 도전은 위대한 것이었고, 그 결과는 엄청난 것이었다. 2013년 솔트레이크시티 월드컵에서 세운 36초36 세계신기록은 이번 올림픽에서도 깨지지 않은 채 불멸의 대기록으로 남아 있다. 비록 고다이라에게 이번 대회 우승을 내줬지만, 고다이라가 “이상화는 영원한 나의 우상”이라고 말할 정도로 이상화는 아시아의 리더였고, 세계가 인정하는 빙속 여제였다.

 

 

평창만 아니었으면, 4년 전 은퇴했을 것

  

이제 국민들의 관심은 이상화의 향후 거취에 쏠려 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해에 이상화의 나이는 33세가 된다. 고다이라가 30을 넘은 나이에 전성기를 맞았듯 이상화에게도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상화가 다음 올림픽까지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당초 이상화 선수 주변의 공통된 견해였다. 사실 2014년 소치 올림픽 우승 이후 이상화는 최근까지 심각한 왼쪽 무릎 부상에 시달려 왔다. 고국에서 열리는 평창 올림픽만 아니었으면, 이미 4년 전 은퇴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김연아가 영원한 ‘피겨 여왕’으로 지금껏 남아 있듯, 이상화 또한 지금까지 이룬 성과만으로도 ‘빙속 여제’로 우리 국민들은 물론, 아시아와 전 세계인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게 됐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상화는 이날 경기가 끝난 후 "섣불리 은퇴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상화가 펼치는 감동의 레이스를 조금 더 볼 수 있게 될지,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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