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실패' 걱정하던 평창올림픽, '설 특수' 누렸다
  • 김경민 기자 (kkim@sisajournal.com)
  • 승인 2018.02.1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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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기간 동안만 42만명 찾아…누적 입장권 판매율 93%

2월15일부터 나흘간 설 연휴를 맞은 평창올림픽이 휴일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30년 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품은 ‘직관러’들이 연휴를 틈타 직접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연휴 기간인 15~18일 나흘 동안 약 42만명이 올림픽 경기장을 찾았다고 밝혔다. 

 

2월17일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남자 1000m 경기가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 인근 매표소에 많은 관중들이 몰려 있다. © 사진=연합뉴스


 

설 연휴 기간 동안 주요 경기가 열리는 올림픽 경기장 앞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였다.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정도였다. 인기 종목인 쇼트트랙이나 스켈레톤 등의 경기가 열리는 매표소 앞엔 줄이 500m 이상 길게 늘어져 있었으며, 현장 구매를 위해 두 시간 이상 기다려도 표를 구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속출했다. 설 연휴 첫 날이었던 2월15일 평창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스켈레톤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 평창을 찾았다는 직장인 김혜영씨는 “친정에 가는 것도 미루고 경기를 보러 왔는데 결국 표를 사는데 실패했다”며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올림픽 조직위에 따르면, 설 당일인 2월16일 10만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토요일인 17일엔 하루동안 15만명이 경기장을 찾았으며,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엔 대회 개막 이후 누적 입장권 판매율이 93%로 치솟았다. 이날 있었던 쇼트트랙 경기는 전체 9만2000장 가운데 9만 장이 일찌감치 팔려 하루 판매량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평창올림픽 개막 전 일각에서 제기되던 흥행부진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낼만한 수준이다. 

 

개막 전 평창올림픽은 줄곧 ‘흥행 적신호’ 논란에 시달려왔다. 북한의 지속적인 핵도발과 미국의 핵제재 드라이브로 안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반도에 조성된 불안감은 선수들 및 관중들의 안위와 직결됐다. 여기에 준비과정에서 불거진 ‘국정농단 게이트’, 소비 부진 등 경기 침체까지 맞물리며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악재가 겹쳤다. 1988년도 서울올림픽 개막 전과의 상황과 비교하면 좀처럼 축제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실제로 개막 석 달 전인 지난해 11월까지 올림픽 경기 예매율을 3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을 보였다. 

 

좀처럼 활성화될 것 같지 않던 올림픽 특수는 개막을 한 달 앞두고 조금씩 탄력을 받기 시작해 설 연휴에 정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전체 예매율은 두달 만에 2.5배 가까이 상승했다. 급기야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18일, 대회 개막 이후 누적 입장권 판매율 93%로 치솟은 것이다. 조직위가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티켓을 판매한 노력이 주효했고, 북한의 전격적인 참가 선언으로 ‘평화올림픽’ 분위기가 조성된 요인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설 당일인 2월16일 10만여 명이 경기장을 찾았고 평창 메달플라자와 강릉 올림픽 파크에는 평일의 3배인 3만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18일 있었던 쇼트트랙 경기는 전체 9만2000장 가운데 9만 장이 일찌감치 팔려 하루 판매량으로 최대를 기록했다. 경기장으로 몰린 인파는 경기장 주변 상점 매출 증가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설 연휴 마지막 날 올림픽 기념품을 판매하는 슈퍼스토어에는 300m 이상 긴 줄이 섰으며, 삼성전자와 기아자동차, 노스페이스 등 기업 홍보관도 관람객으로 가득했다. 성백유 평창올림픽 조직위 대변인은 “예상했던 것보다 (예매율이)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며 “설 행사를 끝내고 온 가족 모임이 상당히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월25일 폐막을 향해 달려가는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은 현재 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2월19일 오후 2시 기준)로 현재 종합 순위 9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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