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재테크’의 핵심은 코스닥·IRP·재건축
  • 이석 기자 (ls@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0 17:24
  • 호수 1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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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고수들이 제안하는 올해 재테크 시장…‘3저 시대’ 지고 동반 성장기인 ‘골디락스’ 도래

 

직장인 네 명 중 한 명이 새해 목표를 ‘저축’이나 ‘재테크’로 꼽았다는 설문조사가 최근 발표됐다. 2018년은 정부가 예고한 신DTI(총부채상환비율)가 도입되는 등 금융제도가 크게 바뀌는 만큼 투자자들이 챙겨야 할 것이 많다. 금리 역시 들썩이고 있다. 맘은 먹었는데 어디서부터 재테크를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시사저널은 금융권 고수들이 제안하는 ‘무술년 재테크’의 핵심을 짚어봤다.

 

올해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가 저금리·저성장·저물가 시대의 종언이다. 2008년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계속됐던 이른바 ‘3저 시대’가 저물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골디락스(Goldilocks)’라고 표현했다. 인플레이션이 걱정될 만큼 경제가 과열되지 않고, 침체를 우려할 만큼 얼어붙지도 않는 이상적인 경제 상황이 2018년에 연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던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최근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 3.2%에서 2017년 3.6%로 높아졌다. 올해에는 세계 GDP가 3.7%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회복의 온기가 글로벌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2018년에는 대다수 국가들의 GDP가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아시아 신흥국의 경제가 강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 일러스트 김세중


 

저금리·저성장·저물가 시대 10년 만에 종언

 

이럴 때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가 바로 주식시장이다. 특히 한국은 올해 집권정부 2년 차에 접어든다. 2018년 상반기 정부가 시행 예정인 코스닥시장 활성화 정책까지 더해질 경우 주식시장이 또 한 차례 반등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 분석 자료에 따르면, 역대 정부의 집권 2년 차 때는 항상 코스닥이 강세를 보였다.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신규 자금 유입효과와 맞물릴 경우 코스닥 상승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기금의 벤치마크가 기존의 ‘코스피’에서 올해 ‘코스피+코스닥’으로 변경된 점도 호재가 될 전망이다. 우리은행 WM자문센터의 한 관계자는 “2017년 3분기 기준으로 국민연금 투자 규모가 127조원대다. 코스닥 비중을 1%만 추가해도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새로 유입될 수 있는 구조”라며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으로 250지수와 코스피를 함께 만들 경우 코스닥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7%를 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본격적인 금리 상승으로 투자의 흐름이 변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미국은 2017년 기준금리를 세 차례나 올렸다. 올해도 2~3번 정도 추가로 금리를 인상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한국도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1.50%로 0.25% 인상했다. 경제 회복세가 견고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올해는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 것으로 금융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수익을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교체해야 한다. 우선 부채부터 줄여야 한다. 금리 상승기에는 예·적금 금리보다 대출 금리가 더 높아지기 때문에 카드론과 같은 제2금융권 대출은 우선적으로 상환하는 게 유리하다. 신한은행 개인고객부의 한 관계자는 “담보대출의 경우 3년 이내 단기간에 갚을 수 없다면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가 유리하다”며 “채권 투자자들 역시 포트폴리오를 대체할 상품으로 뱅크론 펀드와 하이일드채권형 펀드, 물가연동 채권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 주요 은행들과 자산운용사들은 이미 금리 상승기에 맞춰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는 상태다. 우리은행은 새해 첫 재테크 상품으로 연 2.0~2.3%의 금리를 제공하는 ‘운수대통 정기예·적금’을 최근 출시했다. 신한은행도 새해 첫 수신상품으로 최고 3.5%의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첫거래 세배 드림(Dream) 적금’을 출시했고, KEB하나은행은 8일 주택청약종합저축 신규 가입 고객에게 3.0%의 금리를 제공하는 ‘내 집 마련 더블업(Double-Up) 적금’을 출시했다. 대부분 만기 1~2년의 단기 상품으로 조건에 따라 적게는 0.7%, 많게는 1.5%의 우대금리를 주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주목할 필요가 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AI)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KBot SAM(케이봇 쌤)을 최근 출시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이나 시장 리스크, 고객의 투자성향 등을 인공지능으로 분석한 후 최적의 투자전략을 제공하는 게 이 서비스의 특징이다.

 

로보어드바이저펀드인 미래에셋AI스마트베타펀드의 경우 1년 수익률이 25%를 넘어서기도 했다. 펀드 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AI스마트베타펀드의 1년 수익률은 지난해 25.19%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0.19% 오른 코스피지수를 상회하는 수치다. 인공신경망을 통한 딥러닝 기술을 투자에 적용한 게 주효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성태경 미래에셋자산운용 리테일마케팅 부문장은 “인공지능을 통한 투자 솔루션은 시대의 흐름으로 향후 사람을 통한 자산관리와 병행해 투자의 한 축을 이룰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에는 세법도 일부 바뀌게 된다. ‘13월의 보너스’로 불리는 연말정산 때마다 ‘세금 폭탄’을 맞지 않기 위해서는 이 부분 역시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NH농협은행 은퇴연구소에 따르면, 현행 세법에 따라 연금저축과 IRP(개인형 퇴직연금)에 저축한 금액을 합산해 연간 700만원까지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 400만원까지 공제가 가능한 연금저축에 더해, 300만원 정도를 IRP에 저축하면 700만원까지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AI 활용 자산관리 서비스 금융권 새로운 화두

 

문제는 IRP에 가입하는 조건이 까다롭다는 점이다. 우선적으로 자영업자는 그동안 IRP에 가입할 수 없었다. 직장인 중에서도 퇴직연금에 가입한 사람만 IRP에 가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IRP 가입 대상이 대폭 확대됐다. 퇴직연금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직장인이면 모두 IRP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공무원과 군인, 사립학교 교직원 등 특수직역연금 가입자들과 자영업자도 올해부터 IRP에 가입해 최대 700만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김대근 NH농협은행 은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15년 말 기준으로 자영업자와 특수직역연금 가입자,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근로자를 전부 합치면 1200만 명이 넘는다”며 “올해 IRP 가입 조건이 확대되면서 이들이 세제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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