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시사저널

엄홍길 “학교 짓겠단 네팔 아이들과의 약속 지킨다”

엄홍길 대장 인터뷰 "평생 자연 속에서 살다간 산악인으로 기억되었으면"

노진섭 기자 ㅣ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3(Fri) 12:00:00 | 1478호

0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밴드 link

 

산악인 엄홍길 대장은 2007년 12월 남극대륙 빈슨매시프(4897m) 등정을 마지막으로 고산 등반을 하지 않는다. 대신 그는 매년 네팔을 찾는다. 그곳 아이들을 위해 16개 학교를 짓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그 약속은 엄 대장이 과거 에베레스트를 등반할 때와 관련이 있다. 그는 1985년 에베레스트에 처음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이듬해 재도전할 때, 셰르파가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진 좁고 깊은 틈)로 떨어져 사망했다. 그 셰르파가 살던 마을 팡보체엔 홀어머니와 결혼 3개월 된 아내만 남았다. 그 가족에게 셰르파의 죽음을 알릴 때 엄 대장은 꺽꺽 울었다.

 

%uC0B0%uC545%uC778%20%uC5C4%uD64D%uAE38%20%uB300%uC7A5%20%A9%20%uC2DC%uC0AC%uC800%uB110%20%uACE0%uC131%uC900


 

네팔에 학교를 짓겠다고 약속한 이유는 무엇인가.

 

“히말라야 중턱(약 4000m)에 자리한 그 마을은 에베레스트 등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1988년 삼수 만에 에베레스트 등반에 성공할 때도, 2007년 히말라야 마지막 등반(로체샤르) 때도 그 마을을 거쳤다. 그 마을을 지날 때면 그 셰르파의 죽음이 떠올랐다. 훗날 그 마을을 위해 무언가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곳 아이들은 5000m 이상에 위치한 학교까지 1시간 남짓 걸어 다닌다. 그래서 히말라야 16좌 등반의 의미를 담아 팡보체 등 네팔 곳곳에 16개 학교를 짓기로 했다.”

 

 

학교 설립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그 문제를 지인들과 상의한 결과, 모금하려면 재단이 필요했다. 우연히 2007년 말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에서 나에게 특별공로상을 줬다. 그때 받은 상금 5000만원이 재단을 설립하는 쌈짓돈이 됐다. 2008년 5월28일 엄홍길휴먼재단을 설립했지만, 정작 네팔에 학교를 지을 돈은 없었다. 재단을 중심으로 모인 지인들이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2009년 5월5일 팡보체에 학교 설립을 위한 첫 삽을 떴다. 심상사성(心想事成)이라는 말을 좋아하는데, 간절히 바라니까 돈이 모였다. 그래서 2010년 5월 1호 학교를 설립했다.”

 

 

16개 학교를 언제 다 짓나. 

 

“처음부터 16개 학교 설립 기금을 모아 시작할 순 없었다. 일단 1호 학교를 지으니까 2호, 3호 학교를 위한 돈이 들어왔다. 여러 기업의 도움으로 현재 15호 학교가 공사 중이다. 마지막 16호 학교는 유치원, 초·중·고등학교, 대학까지 한데 모아 교육타운을 만들 계획이다.”

 

 

네팔에 고산지대가 많아서 공사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당시 그 마을 사람들은 학교 설립 계획을 반신반의했다. 큰돈이 필요한 데다 고지대까지 물자 수송이 어렵기 때문이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경비행기로 산골짜기에 자재를 운반하면 다시 사람이나 소가 3일 동안 그 자재를 이고 져서 날라야 했다. 한 NGO 단체가 식수 시설을 짓겠다고 했다가 자재 운반 문제 때문에 포기했을 정도다. 공사 진척은 더뎠고, 공사 책임자는 공사비를 빼돌렸다. 긍정적으로 간절히 바라면 일이 풀린다는 것을 학교를 설립하면서도 체험했다.”

 

 

16개 학교를 다 지은 후 계획은 무엇인가.

 

“16개 학교는 16좌 등반을 상징한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에도 여건이 되면 학교를 더 지을 생각이다. 또 학교만 지어주고 관리하지 않으면 2~3년 후 폐교처럼 될 것 같다. 그래서 어느 정도까지는 학교 관리도 할 것이다.”

 

 

자신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는가.

 

“평생 산과 자연 속에서 생을 살다간 산악인으로 기억되면 바랄 게 없겠다.” 

 

전체댓글0

0 /150
  • 최신글
  • 공감 순
  • 비공감 순
더보기

TOP STORIES

Culture > LIFE 2018.06.24 Sun
왕자님 로맨스의 반격 《김비서가 왜 그럴까》
Health > LIFE 2018.06.24 Sun
“일자목·손목터널증후군, 평소 서로 관리해 줘야”
Health > 연재 > LIFE > 유재욱의 생활건강 2018.06.24 Sun
신발은 내 건강의 블랙박스다
Culture > LIFE 2018.06.24 Sun
3% 시청률을 겨냥해야 지상파 예능이 산다?
연재 > 이영미의 생생토크 > LIFE > Sports 2018.06.24 Sun
한화 호잉 “기회 된다면 한국서 계속 뛰고 싶다”
LIFE > Sports 2018.06.24 Sun
2018 러시아 월드컵, 역대급 이변의 무대 될까
정치 2018.06.23 Sat
[포토뉴스] 정치인들 발길 이어진 김종필 전 총리 빈소
Health > 연재 > LIFE > 이경제의 불로장생 2018.06.23 Sat
불로장생의 핵심 토마토의 비밀
Culture > LIFE 2018.06.23 Sat
김해숙 “45년 연기 인생  통틀어 가장 힘든 영화”
LIFE > Culture 2018.06.23 토
《오션스8》 한국의 시선에서는 부러운 기획
OPINION 2018.06.23 토
[Up&Down] 포르투갈 호날두 vs 한진그룹 이명희
정치 2018.06.23 토
김종필 전 총리 별세…‘3金시대’ 역사 뒤안길로
사회 2018.06.22 금
연체료 없는 국회도서관, 1년 넘게 반납 안 된 책도 있다
LIFE > Health 2018.06.22 금
LIFE > Health 2018.06.22 금
정치 2018.06.22 금
 ‘파란의 4위’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정치 2018.06.22 금
최재성 “2020년 국회권력 교체에 ‘돌파형’ 당 대표 필요”
LIFE > Health 2018.06.22 금
국민이 선호하는 건강 홍보대사 유재석·이효리
정치 2018.06.22 금
카오스 빠진 한국당, 당 간판 언제 내릴까
정치 2018.06.22 금
제주선거, '정당 vs 인물'? '인물 vs 인물'!
한반도 2018.06.22 금
개혁·개방에 설레는 북한의 ‘장마당 세대’
리스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