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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있는, 너무 깊어 끝이 보이지 않는 손정의

손정의 회장과 그의 동지들이 이루어낸 파란만장한 이야기 담은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

신수경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3(Fri) 14:00:00 | 14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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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좋은 책을 읽고 나면 안목이 넓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책뿐일까. 바로 이 사람, 손정의라는 기업가를 알고 나면 인생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절로 얻게 된다. 나 자신이 무언가 엄청난 업적을 이루어내지 못하더라도 일정한 목표를 가지고 그것을 향해 힘껏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바로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에서 만나는 손정의의 인생 모습을 보면 그렇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의 대표이사 겸 CEO인 손정의는 현재 가장 주목받는 글로벌 기업인 중 한 명일 것이다. 그는 지난 2016년,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영국의 기업 암(ARM)을 우리 돈 33조원이라는 상상도 못할 금액으로 인수해 많은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아니 왜 암을?”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중국·싱가포르·인도·브라질 등의 차량공유업체 지분을 확보했고, 나아가 미국의 우버에까지 영향력을 점점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체 손정의 회장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무엇을 꿈꾸기에 이토록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일까? 이 책은 이런 의문점과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에, 방대한 책 분량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흥미롭고 재미있게 읽힌다.

 

손정의 회장은 우수한 기업은 300년 정도는 내다볼 수 있어야 오래도록 번영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에게 300년 비전이란 통신에 치중한 그동안의 사업모델을 버리고 사물인터넷(IoT) 분야 업계의 선두주자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 일을 해내려면 막대한 자본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아무리 손정의가 뛰어난 사업가라 해도 절대 혼자 이루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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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와 그의 측근들이 벌이는 한 편의 감동 드라마

 

이 책은 소프트뱅크가 암이라는 회사의 가치를 빠르게 알아보고 과감하게 인수하는 과정을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이 흥미롭게 그려냈는데, 암 인수를 위해 손 회장을 도운 수많은 동지들의 노력이 돋보인다. 특히 손 회장이 사사키의 백수(白壽) 기념파티를 찾아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샤프의 전 상무였던 사사키는 그가 사업가의 길에 들어서도록 종잣돈을 마련해 준 평생의 은인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손 회장은 과거나 현재나 자신과의 소중한 만남을 지나치지 않았기에 오늘날과 같은 새로운 역사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믿고 있다. 손정의라는 단 한 사람의 힘으로는 지금의 소프트뱅크를 지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손 회장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소프트뱅크를 함께 일구어온 수많은 동지들과의 뜨거운 열정과 모험들이 고스란히 이 책에 담겨 있다. 수많은 인재들을 스카우트하는 과정, 후계자로 정했던 아로라를 내친 내막, 트위터와 사내 인트라넷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하는 과정, 기업들을 매수해 계열사를 늘려 나가기 위한 직원들의 헌신 등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손정의와 그의 동지들의 뜨거운 모험담이 마치 소설 속 등장인물들처럼 흥미진진하다.

 

이런 동지들과 함께한 일련의 과정들을 통해 성공한 기업가가 되기 위한 냉철한 모습 이면에 보이는 손정의의 인간적인 면모도 함께 엿볼 수 있다. 일본의 유력 일간지 니혼게이자이신문 경제부 기자인 저자 스기모토 다카시는 머리말을 통해 ‘비즈니스라는 링 위에서 펼쳐지는, 영혼을 바친 경쟁과 협력 그리고 이것들이 어우러진 세계’를 다루어보고 싶었다고 했다. 저자는 그저 성공한 기업가의 모습만이 아니라 그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의 남다른 인간적인 매력을 들려주고 싶었으리라 생각한다.

 

또한 이 책은 실패하거나 진행되지 않았던 일에 대해서도 상세히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본이 경제위기와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라는 대재앙을 겪게 되자 사장직에서 물러나려 했던 일, 브로드밴드 사업에 진출할 때 NTT의 벽에 가로막히자 분신하려 했던 일,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해 이나모리 가즈오의 분노를 샀던 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로봇 진입에 목숨을 거는 이유 등에 얽힌 내용들은 그동안 잘 공개되지 않았던 일화들인데 무척 자세하게 나와 있어 더 흥미로운 대목들이다.

 

 

나 자신의 가치관을 바꿔주기에 충분한 책

 

취업보다 창업이 더 쉬운 요즘, 그만큼 폐업의 좌절에 쓰러지기 쉬운 세상이다. 이 책은 기업가뿐만 아니라 사회에 처음 발을 내디디려는 청년들에게도 추천한다. 사물인터넷과 로봇 개발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정보혁명을 이루겠다는 손정의 회장의 300년 왕국. 그 300년 왕국을 향한 손 회장의 수많은 도전을 통해 미래를 보는 혜안, 통찰력, 용기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300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지혜와 단 10분의 면담으로 45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아낼 수 있는 재능을 보면서 그가 부르짖는 ‘300년 왕국’이 결코 허풍이 아님을 느끼게 된다. 《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에서 보이는 손정의와 그의 동지들의 무모하게까지 느껴지는 열정을 통해 현재 나 자신이 축 처져 있는 것은 아닌지, 목표의식 없이 나태한 하루 일상을 대충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게 만든다.

 

과연 손정의 회장은 자신이 꿈꾸는 300년 왕국을 순조롭게 건립할 수 있을까? 정보혁명으로 세상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주고 싶다는 그의 간절한 희망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가 앞으로 하게 될 도전들이 궁금해진다. 그 도전을 위해 손정의와 함께할 수많은 동지들의 열정 또한 계속 지켜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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