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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취재] ‘세월호’는 왜 그렇게 빨리 침몰했을까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에서 선조위·유가족, 세월호 침수 원인 규명 나서

네덜란드 에데(Ede) = 이용우 기자 ㅣ ywl@sisajournal-e.com | 승인 2018.02.21(Wed) 17: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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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는 왜 그렇게 빨리 침몰했을까. 전문가들은 동력을 잃고 기울어진 세월호가 바닷가에서 5시간 이상은 버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선체는 1시간40분 만에 빠르게 침몰했다. 이후 침몰 원인에 대해 다양한 가설이 제기됐다. 추정에 의한 침몰 원인 결과들이었지만 마치 사실처럼 인정되며 법정에서까지 다뤄졌다. 하지만 이는 모두 선체 조건과는 거리가 먼 주장들이었다. 

 

네덜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동남쪽으로 100km 떨어진 바헤닝언에 있는 해양연구소 ‘마린(MARIN)’에서 2월20일부터 세월호 침수 실험이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도 함께 참여한 이번 실험은 실제 세월호의 30분의 1 크기의 모형배를 통해 빠른 침수 원인을 밝혀낼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이하 선조위)는 이번 실험 결과를 통해 세월호의 침몰 원인을 분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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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모형배,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 구조도 똑같이 구현

 

해양연구소 마린의 실험은 길이 240m, 폭 18m, 깊이 8m의 거대 수조에서 진행됐다. 특히 상업시설로는 세계에서 유일한 감압수조에서 30분의 1 크기로 줄어든 세월호에 맞춰 대기압도 30분의 1로 줄여 진행했다. 실험 상황을 사고 당시와 똑같이 재현한 것이다. 선조위 관계자는 “모형이 세월호의 30분의 1 크기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대기압의 상태도 30분의 1로 줄여야 한다”며 “그래야 세월호 사고 당시와 가장 유사한 침수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린은 이번 침수 실험에 쓰인 세월호 모형배를 외관뿐만 아니라 내부 구조도 선조위가 제공한 자료를 통해 실제 구조와 똑같이 구현했다. 내부 구조에 따라 해수의 유입 과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행크 봄 세월호 실험 총괄책임자는 “보통 침수모형 실험을 할 때는 배의 외관에 신경을 많이 썼지만, 세월호는 외관뿐 아니라 선체의 내부 구조에 신경을 많이 썼다. 벽의 두께와 위치, 인테리어 등 세월호와 같은 모형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세월호 모형 내부에는 카메라 3대가 설치됐다. 침수가 일어날 때 해수의 유입 과정을 모두 기록하기 위해서다. 또 수중과 세월호 위쪽에도 카메라를 설치해 침몰 과정을 모두 기록했다. 

 

또한 마린은 이번 실험에서 선체 모형을 컨트롤하는 장치(헥사포드)를 이용해 사고 당시 배가 기울어진 상황을 그대로 재현해 해수 유입을 관찰했다. 여기에서 도출한 결과 값을 가지고 컨트롤 장치의 힘없이 자유 침몰실험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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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의 급격한 침수, 일반적인 상황으로 보기 힘들어”

 

행크 봄 총괄책임자는 세월호의 빠른 침몰에 대해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한 것이라고 봤다. 그는 “보통 배를 만들 때는 승객들이 모두 구조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라며 “세월호의 급격한 침수는 일반적인 상황으로 보기 힘들다. 이번 실험을 통해 어디에서 해수가 유입됐고, 왜 그렇게 빨리 침몰됐는지를 알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세월호의 침수 원인에 대해 다양한 주장들이 제기됐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침수 시뮬레이션 결과 세월호의 1층 D데크에서 해수가 유입되며 배의 기울기를 재촉했다고 봤다. 이후 좌측 차량출입문(카 램프)을 통해 물이 들어왔다고 추정했다. 세월호의 최초 해수 유입 시기를 선체가 약 30도 기울었을 때로 본 것이다. 이 내용은 검찰 수사와 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C데크의 트윈데크 천막유입구를 통해 해수가 유입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이 주장들은 실제 상황과 맞지 않았다. 30도 기울기에서는 세월호가 입항할 시 1층 옆면의 도선사 출입구가 열려 있어야 하지만 이 문이 열렸다는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선조위 관계자는 “이 문은 입항할 때 도선사가 승선을 위해 사용한다”며 “이 문은 사고 당시 열리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트윈데크의 천막유입구를 통한 해수 유입도 선체가 약 60도 기울었을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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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제기된 세월호 침몰 원인, 선체 조건과는 거리 멀어

 

해양연구소 마린은 선조위와 협의하며 여러 조건을 만들어 해수가 어디로 유입되는지 살펴보고 있다. 최초 침수실험에선 해수 유입이 C데크 통풍구와 창문에서 최초 유입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이번 실험에서 C데크의 창문이 열려있지 않으면 해수 유입이 느려져 침몰 시간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침수 실험을 진행한 마린 관계자는 “먼저 실험한 결과 해수가 천천히 유입돼 전체 침몰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루버(통풍구) 망도 촘촘해 해수 유입이 느려진 것도 있어 루버 망을 넓히고 창문은 열었다. 그래서 이전보다 훨씬 빨리 침수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행크 봄 총괄책임자는 이와 관련해 “세월호 C데크에서 해수가 유입되기 위해선 45도 이상 기울어야 한다”며 “유입된 해수로 인해 배의 기울기가 더 커져 침수가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권영빈 선조위 1소위원장은 “기존에 제기된 주장들은 선체와 동떨어진 추정에 불과했다”며 “이번 실험은 세월호 사고가 일어난 실제 상황과 가장 유사한 조건을 통해 침몰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선조위는 24일까지 마린과 다양한 조건을 통해 침수 실험을 진행한 후 3차 자유항주실험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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