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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남북 정상회담 열린다”…북한 전문가 설문조사

북한 전문가 20인이 분석하는 5대 한반도 정세 (上)

송창섭·조해수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6(Mon) 10:23:06 | 14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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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한반도는 대격랑에 휩싸여 있다. 물줄기가 바뀌는 ‘메가 체인지’ 가능성도 엿보인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월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할 뜻을 내비치면서 시작된 한반도 화해 무드는 대규모 응원단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방남(訪南)으로 한층 고조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내한하면서 남북 또는 북·미 관계 개선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맞서 북한은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폐막식 대표단장 자격으로 보냈다. 대결과 갈등으로 치닫던 지난해 정세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이로써 평창올림픽이 남북, 북·미 관계의 변곡점이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 전문가 20인을 상대로 급변하는 한반도 정세를 다각도로 짚어봤다. 이번 설문조사(일부 문항 복수선택)는 2월19~22일 일대일 전화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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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북·미 간 상호 비방전을 이어가면서 안갯속으로 빠졌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보면, ‘평화의 제전’인 올림픽을 거치면서 북·미 양측 모두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결론적으로 북·미 간 대화 가능성은 한층 커졌다. 외교·안보가에 따르면, 2월10일 오후 우리 정부의 중재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대표단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등 미국 대표단이 회담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약속 시간을 2시간여 앞두고 전격 취소됐다. 외교·안보가는 북·미 양측이 겉으론 갈등 양상을 보였지만, 물밑으론 대화 기조를 이어가길 바라고 있다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아쉽게도 대화가 성사되지 않았지만 우리 정부의 중재로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앉으려 했다는 것은 관계 개선의 긍정적인 신호다.

 

시사저널은 국내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 20인을 상대로 △북한의 대화 제의 의도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북·미 직접 대화 가능성 △평창 올림픽 이후 한·미 공조 △우리 정부, 대미·대북 특사 파견 등 다섯 가지 핵심 의제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북한의 대화 제의 의도

 

평창올림픽을 기점으로 북한의 자세는 분명 달라졌다.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경제난 등 국제사회 제재의 효과’(52%)와 ‘한반도 정세 변화의 긍정적 신호’(22%), ‘남북관계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17%)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남북관계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국가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이후 군사대결에서 남북대화로 기조를 바꿨으며 이번 올림픽 참여도 그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정영태 북한연구소장은 “2·8 북한군 열병식은 핵 무력 완성을 대외적으로 과시한 것이며 핵무기 완성으로 남한과의 군사적 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고 보는 북한은 앞으로 대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탈북자 단체를 중심으로 유엔의 경제 제재 이후 북한 내부의 동요가 심상치 않다는 이야기가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점 역시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지난해 북한 수출량이 37%가량 줄었는데 상당수가 중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했다”면서 “미국 정부가 올림픽 이후 대북제재를 높이겠다고 발표한 만큼 올해는 경제난이 더 심각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트럼프 행정부가 해상봉쇄를 예고한 상태라 북한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연이은 대화 제스처도 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제난 해소를 위해 경제 제재 완화가 필요하고 현실적으로 이를 돌파할 유일한 수단이 남북관계 개선이라고 볼 때 전략적 차원에서 문재인 정부와 손잡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평창올림픽 이후 남북관계는 개선될까. 이에 대해선 ‘북한의 행동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80%)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문재인 정부의 중재로 북·미 간 직접 대화 가능성은 커졌지만 북한의 책임 있는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큰 개선이 예상된다’는 의견과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각각 10%로 그 뒤를 따랐다.

 

 

■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남북 정상회담은 남북관계 회복의 상징과 같았다. 하지만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이 퍼주기 논란으로 이어진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북한 문제 전문가들 역시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매우 찬성’은 30%, ‘대체로 찬성’은 50%를 기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일정 수준으로 양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역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선 남북한 최고지도자 간 대화가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3차 정상회담을 열 경우 어떤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느냐다.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은 “지금은 어정쩡한 상태다.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을 우리 스스로가 허물면 앞으로 북한 제재는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면서 “비핵화 없는 남북 정상회담은 의미가 없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남북 정상회담은 열릴까. 현재 정부는 회담 개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17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묻는 외신기자 질문에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고 답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정상회담에 대해 속도조절에 나선 것은 미국과의 보조를 맞추기 위한 전략적 선택의 의미가 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김여정이 김정은의 뜻이라며 정상회담 카드를 내민 후 문재인 대통령이 속도조절에 나서자 대남전략을 총괄하는 김영철을 폐막식에 보내는 것이며, 이를 통해 김정은은 정상회담에 필요한 우리 측 요구를 들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전문가 역시 “청와대 회담 시 문 대통령이 김여정 등에게 2시간 반 내내 비핵화의 필요성만 강조했는데, 북측이 처음에는 반대의견을 보이다가 나중에는 묵묵히 듣고 있거나 문 대통령 발언을 받아 적기만 했다더라”면서 “북으로 돌아간 김여정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고한 결과물을 김영철을 통해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기본적으로 회담 개최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핵동결이나 핵실험 중단 선언과 같은 전향적인 입장이 뒷받침되지 않는 남북 정상회담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북한 전문가들 역시 본인의 의견과 상관없이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을 크게 봤다. 전체 응답자 중 70%가 ‘매우 높다’(25%)거나 ‘대체로 높다’(45%)는 의견을 보였다. 한반도 운전자론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의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의지가 확고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권력구조상 핵문제 해결을 위해선 정상 간 만남만큼 확실하면서 효과가 큰 것이 없기 때문이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시기는 ‘연내’(70%)를 예상한 것이 가장 많았다. 조성렬 한국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를 대결의 해라고 지칭한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이 되는 9·9절(정권수립일)까지 계속 대화의 물꼬를 트고자 노력할 것이며 그 이후에도 얼마든지 대화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연내 회담이 열릴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후속조치로 북·미 대화를 꼽은 의견(29%)이 가장 많았다. 핵실험 중단(19%)과 같은 전향적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탈북자 출신인 강명도 경기대 교수는 “인적 교류는 가능하겠지만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과 북한이 직접 회담 테이블에 앉아 문제를 풀어나가는 게 효과적”이라고 진단했다.

 

(다음 편에 '북한 전문가 20인이 분석하는 5대 한반도 정세 (下) 편이 계속 이어집니다.)

 


 

[설문에 참여하신 분들]

강명도 경기대 북한학과 교수,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남성욱 고려대 행정전문대학원장,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부승찬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손기웅 전 통일연구원장,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이규창 통일연구원 실장,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임혁백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 정동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정영태 북한연구소장,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가나다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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