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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워싱턴은 文의 대북 화해 제스처 걱정하고 있다”

美 한반도 전문가 3인이 전망한 평창 이후 남북관계

이승엽 인턴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7(Tue) 08:00:00 | 14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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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이 2월2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열린 스포츠 이벤트였지만 그 후 기다리고 있는 숙제의 무게도 크다. 북·미 간 직접 대화 가능성이 연일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가에서조차 한반도 정세를 놓고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선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제한적 선제타격 옵션인 ‘코피 전략(bloody nose)’을 고려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2월22일(현지 시각)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보수주의 정치행동회의(CPAC) 연차총회에 참석해 “미국은 살인적인 북한의 독재정권과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다.

 

워싱턴 정가를 비롯해 미국 현지에선 올림픽 이후 남북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시사저널은 미국 내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마크 토콜라(Mark Tokola) 미국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 브루스 베넷(Bruce Bennett) 미국 랜드연구소 국제안보센터 선임연구원, 정 박(Jung Pak)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와의 인터뷰를 통해 변화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마크 토콜라 부소장은 미 국무부에서 38년간 근무한 외교관 출신으로, 오바마 행정부 시절 주한 미국 부대사를 지낸 워싱턴 정가의 대표적 한국통이다. 미국의 대표적 군사·안보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국제안보센터 선임연구원은 저명한 대북 군사 전문가이자 안보 전문가로, 미 국방부와 태평양 사령부, 주한 미군과 밀접하게 협력하며 각종 연구를 수행 중이다. 진보적 성향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정 박 한국석좌는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정보국(DNI) 출신으로, 오랜 기간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을 담당했으며 이론과 실무에 두루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대담은 이메일로 진행됐으며 지상(紙上) 대담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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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을 전후로 남북관계에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이에 대한 미국 정부와 전문가들 시각은 어떠한가.

 

마크 토콜라 미국 한미경제연구소 부소장: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북한의 핵무기나 미사일 실험은 없었다. 올림픽 이후에도 몇 개월간 군사실험이 중지된다면 상호 대화를 위한 기초 단계가 형성됐다고 본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핵실험 중단이 북·미 대화의 출발 단계라 발언한 바 있다. 남북관계의 진전은 유엔 대북제재 결의안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 긴장을 완화하고 외교협상을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브루스 베넷 미국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 과연 그럴까? 김정은은 올해 신년 연설에서 한반도 통일이 그의 핵심 목표 중 하나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한국 정부를 전복해 김정은 자신이 한반도 전체를 지배하겠다는 의미다. 그는 올림픽 개막식을 전후로 자신의 여동생을 한국에 보내 언론의 관심을 이끌었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폐막식에 참석할 북한 대표단의 대표로 김영철의 방한을 허가했다. 이것이 정말 사실인가. 문 대통령은 2010년 천안함 공격으로 50명의 한국인을 살해한 책임이 있는 북한 장군의 방문을 수락했다. 이런 일이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정 박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사실 문재인 정부는 북한 문제에 있어 점진적이며 실질적인 접근법, 즉 대북 압박과 남북관계 개선의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워싱턴의 많은 이들은 문 대통령이 최대 압박보다 관계 개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는 한국 정부를 신뢰할 만한 동맹 파트너로 판단하고 있는가.

 

정 박: 북한 문제를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해 워싱턴과 서울의 명백한 견해 차이가 존재한다.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6번의 핵실험으로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보다 북한의 위협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얼마나 더 양보하려고 하는지 의문이다. 워싱턴의 많은 이들이 북한을 향한 문 대통령의 자선활동에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그것이 국제적인 대북제재와 최대 압박을 얼마나 약화시킬지 걱정한다. 많은 전문가들이 평양에서 이러한 한·미 동맹의 균열을 이용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마크 토콜라: 나는 생각이 다르다. 한·미 상호 간 신뢰가 굳건히 형성돼 있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공조는 필수적이라고 말한 바 있고 트럼프 대통령 또한 한국과의 협력 없이는 북핵 문제에 대한 어떤 조치도 없다고 한 바 있다. 양측 어디서도 동맹관계의 분열을 보여주는 행동은 없었다. 한·미 양측은 국제적 대북제재가 북한이 협상에 임하도록 하는 데 필수적이며 동시에 외교적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이 가장 바람직한 해결 방법이라는 데 동의했다. 그들의 근본적인 접근 방식은 같다.

 

브루스 베넷: 트럼프 행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비핵화를 유도하는 데 다른 방식의 접근법을 시도할 것을 바랄 것이다. 워싱턴 정가는 최근 북한의 우호적 공세에 대해 의혹을 가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영철을 대표로 구성된 북측 대표단의 한국 방문을 허가한 것을 심히 우려한다. 만약 그가 한국에서 김영철을 범죄 혐의로 체포할 계획이 있는 것이라면 그건 문재인 대통령이 영리한 것일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와 미국의 시각이 궁금하다.

 

마크 토콜라: 특정 조건이 갖춰진다면 남북 정상회담을 긍정적인 관계 발전의 신호로 볼 수 있다. 나는 한국이나 미국 어느 누구도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이유로 대북제재에 대해 양보하거나 합동군사훈련을 중지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진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브루스 베넷: 나는 북한의 정상회담 제안에 함정도 있다고 본다. 아시아 문화에선 약한 국가의 지도자가 강력한 국가 지도자를 방문하고 그에게 경의와 복종을 표한다. 과거 김정일은 2002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한국 대통령이 북한에 오게끔 하는 데 성공했다. 김정일은 자신이 더 강력하다고 주장했으며 그것을 실제로 국제사회에 피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이 열리게 된다면 자신이 김정은보다 약하다는 암시를 피하기 위해 정상회담이 서울에서 개최돼야 한다고 촉구해야 한다.

 

 

미국 정부는 북한 핵의 완전 폐기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브루스 베넷: 최근 수년간 북한이 한국·일본·미국 등 주변국을 핵실험으로 몇 번이나 위협했나?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중단되지 않는다면 북한은 2030년까지 200여 개의 핵무기와 수십 개의 ICBM을 보유할 것이다. 이는 결국 동북아시아 지역의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다. 내가 아는 전문가들은 올림픽이 끝난 직후에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와 심지어 핵실험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한다. 북한이 진실하게 협상에 임하지 않는다면 그건 미국이 원하지 않는 행동(군사적 공격 옵션)을 실행에 옮기도록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 김정은은 자신의 지배 체제 유지를 위해 핵무기 보유가 필수적이라 여긴다. 정권 생존을 위해 10~20개의 핵무기가 필요할 것으로 추측되는데 이에 따라 핵무기 보유 범위를 감축하고 더 이상 핵무기를 생산하지 않는 최종 타협안이 도출될 가능성 또한 있다. 대신 북한은 어떠한 형태의 ICBM도 포기해야 할 것이다. 이런 타협안은 미국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바는 아니지만 그나마 현 상황보다 낫다고 본다.

 

정 박: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비핵화가 미국의 목표임을 분명히 밝혔다. 미국, 한국 혹은 그 어느 나라든 간에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안심하고 지켜볼 나라는 없다. 미국은 김정은의 전략적 계산을 바꾸겠다는 목표 아래 북한 지배 체계를 흔들 수 있는 경제적 제재를 포함한 최대 압박의 통합된 행동이 필요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실제 군사 공격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실험을 재개할 경우 작년 가을과 겨울 우리가 목격했던 긴장의 시기가 다시 돌아올 것이다.

 

마크 토콜라: 북한의 핵무기 포기는 절대 불가능한 영역이 아니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북한조차 핵무기 프로그램을 해체하기로 합의한 적이 있다.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북핵 문제의 해결 주체는 미국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국·한국·중국·러시아 그리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모두가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 완전한 검증을 거치고 해체돼야 한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 유엔은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이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하고 있으며 국제 평화와 안전에 위협이라고 공표했다. 국제적 공조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 보유에서 벗어나는 방식, 속도 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조건들 모두 협상 가능하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바가 궁극적으로 김정은 체제의 붕괴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 박: 미국 정부는 계속해서 정권 교체는 목표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정권 교체가 이뤄진다고 해도 후속 지도자가 핵무기를 포기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마크 토콜라: 그 생각에 동의한다. 북한의 체제 변화가 비핵화나 북한 인권 문제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북한에 중요한 것은 지도부의 변화가 아니라 방향성의 변화다. 미 행정부의 대북 목표는 북핵의 완전한 해체에 있다. 미국 국민들은 유엔 보고서가 밝힌 북한 정권하에서 주민들이 겪는 고통과 인권 유린에 경악했다. 미국인들은 북한 주민들이 자신들의 정부를 두려워하지 않고 평화롭고 고귀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랄 뿐이다.

 

브루스 베넷: 현재 북한의 국가관 자체가 다른 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 강력한 국가 건설이기 때문에 핵 포기 가능성은 극히 작다. 따라서 북한의 핵무기 포기는 김정은 지배 체제의 전복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미국은 북한 주민들이 북한 정부를 전복시키도록 지원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김정은 체제의 붕괴는 그 자신의 핵무기 폐기 선택에 달려 있으며 북한 정권이 핵무기 제거를 거부하면 북한 체제는 결국 붕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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