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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태섭 의원 “性폭력에 보수 진보가 왜 나오나”

[인터뷰] 금 의원, 김어준 ‘미투 공작’ 발언에 “피해 여성에 짐 지우는 꼴” 비판

조문희 기자 ㅣ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8.02.27(Tue) 17: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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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편끼리 싸운다.”

 

방송인 김어준씨와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벌어진 ‘설전’에 누리꾼들이 보인 반응이다. 주말새 벌어진 김씨와 금 의원의 공방은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김씨가 불씨를 지폈고, 금 의원은 불을 키웠다.

 

김씨는 2월24일 팟캐스트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제가 예언을 할까 한다”라면서 “공작의 사고방식에서는 (미투 운동이)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 지지자들을 분열시킬 기회다”라고 말했다. 전체 2시간짜리 방송에서 해당 발언은 2분 남짓에 불과하지만. 온라인상으로 퍼지면서 크게 이슈가 됐다.

 

사건이 커진 건 금 의원이 페이스북에 ‘김어준의 발언,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다. 금 의원은 “피해자 인권 문제에 무슨 진보 보수가 관련 있나”라면서 “진보적 인사는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도 방어하거나 감춰줘야 한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댓글이 1500여 개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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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의원의 페이스북은 소위 ‘댓망진창(댓글+엉망진창)’이 됐다. “의원이 난독증이냐” “가만히 있으면 중간이라도 갈텐데” 등 금 의원을 비난하는 내용이 많았던 탓이다. 그런데도 금 의원은 의연했다. 2월26일 오후 국회 의원사무실에서 만난 금 의원은 “비난 글에 위축될 정도로 위력적이진 않았다”고 말했다.

 

사실 김어준씨와 금태섭 의원은 서로 잘 아는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 의원에 따르면, 사석에서 김씨의 책이 출판되기 전 법리 검토를 해주는 등 친분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 금 의원은 왜 지지자들이 분열되고 비난 받는 것까지 감내하면서 김씨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을까.

 

금 의원은 “피해 여성들을 생각했을 때 가만 있을 순 없었다”고 설명했다. “가뜩이나 여성들이 피해를 폭로하기 힘든 사회인데, 여기에 대고 공작이니 운운하는 것 자체가 여성들에게 짐을 지우는 것”이라며 “친분을 떠나서, 잘못하면 피해자들이 더 어려워지겠다 싶어 나섰다”고 말했다.

 

 

김어준씨의 미투 발언은 사회 전반의 ‘댓글공작’을 설명하는 와중에 나왔다. 영상의 전체 맥락을 보면 ‘미투 운동도 공작에 악용될 소지가 있겠구나’ 합리적 의심을 하게 된다. 전체 영상을 보진 않았나.

“페이스북에서 공유된 영상을 봤다. 전체는 모르겠지만 해당 부분만 보면 논란의 소지가 있는 건 확실하다. 김어준씨는 미투 운동에 대해 ‘공작’이라고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상식적으로 누가 직접적으로 그렇게 말하겠나. ‘미투 운동은 좋지만 악용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한 것 자체가 문제다. ‘너의 폭로 때문에 선량한 사람들이 피해보지 않겠냐’라며 사건을 무마하려는 프레임과 똑같은 셈이다. 그러면 피해자들은 폭로를 망설이게 될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나오지 말았어야 할 말이다.”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 중에 진보 성향 인사가 많은 게 사실이다. 유달리 진보 집단에서 폭로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

“성폭행은 기본적으로 ‘성’을 떠나 ‘폭력’이다. 폭력에 대한 무감각 때문에 발생한다. 이건 진보 보수와 상관없는 거다. 문재인 정부와도 관련 없다. 진보인사라 할지라도 곪아있던 문제라면 터뜨리는 게 당연하다. 설사 우리가 타격을 입는다 해도, 바른 일을 위해서라면 걸어야 할 길이다.”


손혜원 의원 등 당내에서도 금 의원 발언을 문제 삼은 의견이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로 진영 싸움을 꼽는다. 다들 타파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막상 구체적 사건에 닥치면, ‘지금 중요한데 왜 내부 총질하냐’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런 식으론 우리 정치가 절대 발전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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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의원 외 당 내부 반응은 어떤가.

“지지해주는 분들이 많다. 아침(2월26일)에도 ‘금태섭 의원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몇 통 받았다. 이 문제 자체를 정치적으로 바라봐선 안 된다는 공감대가 있다.”


성폭행 당한 일이 사실이어도 폭로 시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게 논란이 되고 있다.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간사로서 어떻게 보나.

“명예훼손죄 자체가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세계적으로 봐도 명예훼손을 국가가 나서서 형벌로 처벌하는 일은 거의 없다. 판례를 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이름 가지고 놀리기만 해도 모욕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이런 법은 표현의 자유 또한 심각하게 위협하기 때문에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예훼손 개정 법안도 발의하지 않았나.

“개정 법안을 낸 적이 있는데, 자유한국당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일제히 반대해 무산된 적이 있다. 법사위는 만장일치제라 일부만 반대해도 통과 못한다. 인터넷상에서 워낙 저급한 표현이 오가다 보니 명예훼손죄를 없애면 또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는 것 같다. 하지만 사실을 적시한 경우까지 처벌하는 건 너무하다. 최근 미투 맥락에서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에, 다시 문제제기를 해보려 한다.”


미투 운동에 우리 사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나.

“피해 여성들이 보다 자유롭게 폭로할 수 있는 풍토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가해자들에게 성희롱은 ‘배드 조크’일 뿐이다. 그런 관념 자체가 없어서 억울해할 때도 있다. 앞으로 젠더 교육이나 페미니즘 교육이 활성화 돼 문화 자체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본다. 온전히 여성들의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오히려 김어준씨와 공방을 벌이면서 사회에 메시지를 던질 수 있게 됐다.

“나오지 말았어야 하는 발언이지만, 이왕 나온 이상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오히려 이 기회를 통해 미투 운동을 정치적으로 악용할 수 없게 ‘약을 쳤다’고 본다. 앞으로는 말을 할 때 한번이라도 더 생각하고 뱉지 않겠나. 이번 공방을 통해서, 우리 사회가 성 문제는 전적으로 피해 여성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을 주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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