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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브리핑] 짧은 시간에 강력 화력 선보인 北 열병식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ICBM급 화성 14·15형 등 전격 공개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 대응센터장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3.01(Thu) 15:00:00 | 14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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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선 평창올림픽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있었던 2월8일, 북한에선 열병식이 열렸다. 과거 여러 외신을 초청해 생중계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외신 초청도 생중계도 없었다. 그러자 일부 전문가와 언론들은 북한이 우리 정부를 배려해 열병식을 간소하게 치렀다고 평가했다. 과연 북한은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 눈치를 살피며 열병식을 간소하게 치른 것일까.

 

원래 북한 열병식은 외신 매체를 부르지 않는 게 통상적이고 정상적인 모습이다. 외신을 부르는 것이 지극히 예외적인 경우다. 오직 필요한 만큼만 외부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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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인원 줄였을 뿐 성능은 대대적 과시

 

또한 언제나 생중계를 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생중계하면 장비의 고장과 같은 치부를 보여줄 수 있다. 그래서 중계방송을 하는 경우가 많고 필요에 따라 편집도 한다. 단순히 중계방송을 했다고 해서 북한의 열병식 강도가 약해졌다고 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물론 참가 병력 수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열병종대에 참가하는 부대들도 줄고 행렬도 짧아졌다. 예전 같았으면 거의 모든 부대들이 참가했겠지만 올해 행사엔 군종을 대표하거나 군단급 부대, 병종을 대표하는 부대만 참가했다. 지상행렬에 육군과 전략군만이 참가한 것이나 해군과 공군 장비는 빠진 것도 특징적이다. 그렇다 보니 열병식 자체에 소요되는 시간도 줄어들었다. 예전 같으면 2~3시간은 족히 걸렸을 열병식이 올해는 1시간40분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참가 병력 수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결코 북한이 ‘간소한 열병식’을 치른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병력 축소가 열병식 자체의 축소가 되지 않도록 행사 곳곳을 진지하게 배려했다. 공격임무나 중요 지역 작전을 담당하는 핵심 부대들은 강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전연군단(우리의 전방군단에 해당)인 1·2·4·5군단 부대원들은 전원이 헬리컬 탄창을 장착한 98식 보총에 야시경과 방탄조끼를 착용하는 등 과거 특수작전군 수준의 장비를 과시했다. 특수작전군은 전원이 우리 군의 K11과 유사한 신형 복합소총으로 무장하고 행진했다. 재래 전력이 정예화·첨단화됐다고 암시한 것이다.

 

장비행렬도 지난해 김일성 생일 105주년 열병식에 비하면 결코 약해지지 않았다. 선군호 전차와 6륜 및 8륜 차륜형 장갑차가 기갑종대를 구성했고 포병은 130mm 자주포와 170mm 주체포, 대공미사일 장갑차, 122mm·240mm·300mm 방사포 3총사를 동원했다. 다만 공군과 해군 장비의 열병종대 참가는 생략됐다. 대공미사일이나 대함미사일, 그리고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빠졌지만 작년과 구성과 규모가 동일했다.

 

지난해 열병식은 전략군의 열병식이라고 부를 만했다. 전략군 종대는 김정은의 친애를 받는 리병철 대장과 김락겸 대장이 동시에 행렬을 이끌기까지 했다. 이전에 보여주지 않았던 신무기를 무려 2종이나 공개했던 것도 압권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기조는 올해도 계속됐다. 일부에선 북한이 대화 분위기를 감안해 전략군의 핵무기들을 열병식에 등장시키지 않거나 혹 등장시켰더라도 방송으로 내보내진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지만 이런 관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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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공개, 공격의지 과시

 

올해 전략군의 행렬은 시작부터 강렬했다. 북한이 그간 단 한 번도 공개하지 않았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을 이날 공개한 것도 특징적이다. 새롭게 공개된 미사일은 7m 정도의 길이로 추정되며 8륜 발사차량에 2발이 장착되는 형식이다. 전반적인 형상과 꼬리날개 위치 등으로 볼 때 북한의 신형 미사일은 러시아의 9K720 이스칸데르 미사일(NATO명 SS-26)과 유사했다. 더 이상 단거리 미사일을 액체연료 방식의 구세대 스커드에 의존하지 않고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차세대 미사일 계열을 주력으로 삼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원형인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무려 2m급의 정밀타격이 가능하다. 탄도비행 도중에도 미사일방어시스템 요격을 피하기 위해 20~30G에 이르는 급격한 자세변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참조해 만든 국산 미사일이 ‘현무2’다. 북한이 이스칸데르 계열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면 남북한 모두가 이스칸데르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다. 게다가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이 이스칸데르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 군이 추구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를 돌파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등장했던 북극성 2형과 화성 12형은 그대로 나오면서 새롭게 바뀐 중거리 미사일 전력도 과시됐다. 등장하지 않은 무기도 있다. 단거리 미사일로는 정밀타격이 가능한 스커드VTO, 북한이 2006년부터 실전적 미사일로 자랑하던 무수단, 작년 4월 첫 등장했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발사관 운반차량은 열병식에 등장하지 않았다. 이를 대신해 등장한 것이 성공적 시험발사를 마친 ICBM 2종인 화성 14형과 화성 15형이었다. 이제 ICBM 전력까지 갖춤으로써 북한군의 핵 능력이 이미 성숙했음을 과시하고자 한 것이다.

 

이렇듯 올 2월8일 북한군 열병식은 간소화된 것도, 우리 정부를 배려한 것도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공개한 유일한 신무기가 한반도를 타격할 수 있는 최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점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강력한 공격의지를 과시한 셈이다. 우리가 평창올림픽으로 저들에게 마지막 대화의 기회를 제공하는 순간에도 북한은 여전히 대한민국을 겨누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오히려 남북, 북·미 간 대화를 원한다면 한·미 연합훈련을 정상적으로 실시하고 대북제재를 강하게 추진하는 등 우리도 우리의 페이스대로 북한을 압박할 수 있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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