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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시즌 2] 김청수 “오줌 잘 누려면 뱃살부터 빼라”

[인터뷰] 김청수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전립선 비대증, 뚱뚱할수록 전립선 빨리 커져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ㅣ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3.02(Fri) 16:00:00 | 14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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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방광 아랫부분에 있는 전립선은 성인 기준으로 밤알 크기만 하다. 기능은 명확하지 않으나 정자의 생존과 활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가 들수록 전립선의 크기는 점차 증가해 오줌길(요로)이 좁아지는데, 이것이 전립선 비대증이다. 요로가 좁아지면서 배뇨에 이상 증상이 생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빈뇨(자주 소변을 봄), 야간뇨(잠을 자는 도중 일어나서 소변을 봄), 잔뇨감(소변이 남아 있는 느낌), 요절박(갑작스레 소변이 마려움), 단절뇨(소변 끊김), 약뇨(소변의 힘이 떨어지는 증상) 등이 있다.

 

이를 노화 현상으로 치부해 전립선 비대증을 방치하면 요로 감염, 요로 결석, 신장 기능 저하 등 2차 문제가 생긴다. 전립선 비대증 환자가 가장 많이 찾는 의사는 김청수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다. 김 교수는 환자의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한 후 되도록 불편하지 않은 치료법을 찾아주는 의사로 유명하다. 예컨대 다른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은 환자를 약물로 치료하기도 한다. 

 

그는 “일반적으로 전립선의 크기가 작을 때는 약물로, 크기가 크면 수술로 치료한다. 고혈압약을 먹는 것처럼 전립선 비대증도 꾸준히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증상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비만하면 전립선이 빨리 커지므로 약물치료 외에도 복부 지방을 빼는 노력으로 전립선 성장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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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사람의 가장 큰 고민은 배뇨 장애인데, 이를 줄이는 최선책은 무엇인가.

 

“현재 전립선 비대증의 주된 치료는 약물 치료다. 10명 중 8명 이상은 약물로 치료한다. 흔히 사용하는 약은 두 종류다. 우선, 커진 전립선에 눌려 좁아진 요도를 넓혀주는 약(알파 차단제)이 있다. 이 약은 주로 전립선의 크기가 작을 때 사용한다. 전립선의 크기를 줄이는 약(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도 있다. 이 약을 6~9개월 사용하면 전립선 크기가 약 15% 줄어 소변의 속도(요속)가 개선된다. 전립선의 크기가 30~40cc로 비교적 큰 사람에게 효과가 있다.”

 

 

그런 약들의 부작용은 무엇인가.

 

“알파 차단제를 복용하면 혈압이 낮아지므로 앉았다가 일어설 때 현기증(기립성 저혈압)을 느낄 수 있다. 기립성 저혈압이 심할 경우에는 부작용이 약한 약을 쓴다. 그런 약은 효과도 약하다. 약한 약에도 기립성 저혈압이 생긴다면 사용하지 않는다. 계단을 걷다가 갑자기 쓰러져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를 복용하면 정액이 방광으로 역류해 성감(性感)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런 점은 비아그라와 같은 약을 써서 해결한다. 물론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를 복용해도 전립선 크기가 작아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전립선이 커지는 것을 억제하는 등 다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잘 관찰해 볼 필요가 있다.”

 

 

치료제로 증상이 호전되면 약을 끊을 수 있나.

 

“증상이 좋아지면 약 복용을 중단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알파 차단제 복용을 중단하면 한 달 이내에 배뇨 이상 증상이 재발한다.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를 먹다가 먹지 않으면 6개월 이내에 다시 전립선이 커진다. 전립선 비대증은 고혈압처럼 꾸준히 약을 먹으면서 조절하는 게 바람직하다.”

 

 

평생 약을 먹는 게 부담스러워 약 복용을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

 

“증상이 생겨도 어떻게든 참아보겠다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정기 건강검진에서 전립선암 혈청검사(PSA 검사), 요속 검사, 잔뇨 검사를 한다. 검사 결과 요속이 느리거나 잔뇨량이 많다면 증상을 참는다고 이득 될 게 없다. 결국, 치료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치료제 복용을 일찍 시작하는 게 좋은가.

 

“약값이 들고, 미미하지만 부작용도 있으므로 너무 일찍 치료할 필요는 없다. 의사와 상담하면서 적절한 치료 시기를 찾는 게 좋다.”

 

 

약을 꾸준히 먹으면 전립선 비대증이 악화하지는 않는가.

 

“약을 먹는데도 전립선 비대증이 심해지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다만 약을 먹는데도 효과가 없어 도중에 수술해 달라는 환자는 있다. 그때는 전립선 크기를 확인해 40cc 이상이라면 수술을 고려한다. 그러나 30cc 이하면 수술해도 별 효과가 없다. 대부분은 약물치료로 증상이 좋아지는데, 약물치료로 얼마나 호전됐는지를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IPSS)로 확인한다. 그러나 증상이 좋아졌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판단이다. 배뇨 증상은 좋아졌더라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말이다. 예컨대 요로 폐색이 생길 수 있다. 요로 폐색은 증상으로 잘 나타나지 않으므로 모르고 지나칠 수 있다. 다만 배뇨 속도가 줄거나, 방광에 잔뇨가 늘거나, 요로가 감염되거나, 전립선 출혈 등이 생길 수 있다. 1초에 20cc의 소변을 배출하는 요속이 정상이다. 그런데 요속이 10cc/초 이하거나 잔뇨가 100cc 이상이면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방광의 수축력이 떨어짐으로써 방광 기능 저하가 생기기도 한다. 드물지만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기기도 한다.”

 

 

치료제를 먹는 환자 가운데 요로 폐색이 생기는 비율은 얼마나 되고, 그런 사람은 어떻게 찾아내나.

 

“약 복용 환자 가운데 요로 폐색이 생기는 경우는 많지 않아서 10% 정도 된다. 요로 폐색을 정확하게 발견하기란 쉽지 않지만, 치료 전·후 객관적인 검사 결과로 판단한다. 예컨대 요로 역동학 검사로 요로 폐색이 있는지, 방광 기능에 문제는 없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 검사는 다소 불편한 점이 있으므로 모든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게 시행하지는 않는다.”

 

 

가장 불편을 느끼는 야간뇨도 약물로 치료되나.

 

“잠을 자다가 한 번 깨서 소변을 보는 정도는 잘 치료하지 않는다. 환자도 그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 통상 두 번 이상 깨서 소변을 볼 때를 야간뇨라고 한다. 야간뇨는 잘 치료되지 않는다. 치료해도 하룻밤에 2~3번 깨던 경우가 1~2번으로 줄기는 하지만, 정상인처럼 한 번도 소변을 보지 않을 수는 없다.”

 

 

수술로 야간뇨를 치료할 수 없나.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50%는 야간뇨와 빈뇨 증상이 있는데, 수술해도 20~30%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추가적인 약물(항무스카린제, 항이뇨제 등)로 치료한다. 젊을 때는 항이뇨 호르몬이 분비되므로 자는 시간에도 배뇨가 억제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이 호르몬이 덜 나오므로 낮에 소변이 마려운 것처럼 밤에도 소변을 봐야 한다. 약물 복용 외에 배뇨일지를 작성해 하루 소변량(약 1500cc)의 30%를 밤에 배출한다면 추가 약물을 사용한다.”

 


 

약 효과를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수술이 답인가.

 

“약물 효과가 없거나, 전립선이 너무 크거나, 혈뇨·요로감염·신장 부전 등 전립선 비대증에 의한 합병증이 있으면 수술을 고려한다.”

 

 

요즘 전립선 비대증 수술로는 레이저 수술이 대세인 것 같은데, 얼마나 효과가 있나.

 

“과거에는 개복 수술이 일반적이었지만, 요즘은 레이저 수술을 많이 한다. 레이저 수술은 요로에 레이저 기기를 넣어 전립선의 내부 조직만 제거하는 방식이다. 레이저 수술의 효과는 90%로 개복 수술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 개복 수술보다 환자가 받는 정신적·신체적 부담도 줄었다. 레이저 수술법도 다양한데, 요즘은 홀뮴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홀렙 수술)이 일반적이다.”

 

 

심장 스텐트 시술(좁아진 혈관을 그물망으로 넓히는 치료)처럼 좁아진 요로를 물리적으로 넓히는 치료법은 어떤가.

 

“요로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치료법도 있다. 그러나 스텐트는 요로 감염·불편감·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요로는 계속 움직이는 기관이어서 삽입한 스텐트가 자칫 방광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스텐트를 적용할 수 있는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제한적이다. 예컨대 수술을 못 받는 사람, 암 때문에 전립선을 깎아내도 또 자라는 사람에게 사용한다.”

 

 

보톡스로 전립선 크기를 줄이는 치료법이 외국에서 개발된 바 있는데.

 

“몇 년 전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됐으나 관련 여러 연구를 종합한 결과, 보톡스는 전립선 비대증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남녀 모두에 생기는 ‘과민성 방광’에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어떤 치료법이 나올 것으로 전망하나.

 

“최근 미국에서 레줌(rezum) 치료법이 나왔는데, 전립선에 수증기를 쪼여 전립선을 줄이는 방법이다. 또 전립선을 클립으로 묶어 요로를 확보하는 유로리프트(urolift)라는 치료법은 이미 국내 개원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두 치료법 모두 좋아 보인다. 그러나 아직 장기적인 관찰을 통해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검증이 부족하므로 조금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

 

 

나이를 먹으면 모두 전립선 비대증이 생기나.

 

“통상 50대는 50%, 60대는 60%가 전립선 비대증에 걸린다고 하듯이 나이를 먹을수록 전립선 비대증은 증가한다. 시기의 문제이지 다 생긴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고 모두에게 증상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사람 가운데 절반에서 증상이 나타나고,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약 30%다.”

 

 

어떤 증상일 때 전립선 비대증을 의심하고 진료받는 게 좋은가.

 

“전립선이 커지면 약뇨와 빈뇨가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그 외에 요주저(뜸을 들여야 소변이 나오는 증상), 야간뇨도 생긴다. 예전엔 빈뇨나 야간뇨 정도로는 병원을 찾지 않았다. 요로가 막혀 오줌을 누지 못할 지경에 이르러야 병원 응급실로 실려왔다. 당시엔 치료제가 없어서 대부분 수술로 치료했다. 지금은 60~70대도 사회활동이 왕성해 배뇨가 조금만 이상해도 병원을 찾는다. 이렇게 초기에 발견해 주로 약물로 치료한다.”

 

 

특정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증상이 완화되나.

 

“생활습관 개선은 별 효과가 없다. 한 번 커진 전립선은 다시 줄어들지 않는다. 그런데 건강한 사람들의 전립선이 커지는 과정을 연구해 봤더니 비만, 특히 배 둘레가 큰 사람의 전립선이 빨리 커지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사질환(비만, 체질량 지수, 허리둘레, 고콜레스테롤, 고혈압)이 있으면 전립선이 급속히 커진다는 통설을 우리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따라서 대사질환을 조절하면 전립선의 성장을 늦출 수 있다. 대사질환 예방에는 운동이 좋다. 하루 30~60분 운동하면 전립선 비대증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전립선 비대증에 좋은 식품이 있나.

 

“심장과 전립선은 모양만 비슷한 것이 아니라 건강 유지 측면에서도 유사하다. 콜레스테롤과 비만을 줄이면 심장 건강도 유지되지만 전립선 건강도 좋아진다. 그래서 육류를 줄이고 채소류 섭취를 늘리는 식습관은 심장뿐만 아니라 전립선 건강에도 유리하다. 채소류 중에서는 이소플라본이 풍부한 콩류, 라이코펜이 많은 토마토, 설포라판이 있는 양배추가 좋다. 이런 식품이 전립선 비대증 치료 효과는 없지만 예방 효과는 있다.”

 

 

관련 건강기능식품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까. 

 

“소팔메토가 유명한 것 같은데, 이것을 먹고 조금 나아지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의학적 근거는 없다. 전립선 비대증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을 먹은 그룹과 가짜 약(위약)을 먹은 그룹 사이에 별 차이가 없다. 그래도 건강기능식품을 먹겠다면 말리지는 않는다. 다만, 다른 치료 없이 건강기능식품에만 매달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김청수 서울아산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누구?

 

1983년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1987년과 1993년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각각 의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부터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다. 2009~13년 같은 병원 비뇨기과장, 2011~15년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장을 지냈다. 1996년 미국 듀크대 비뇨기과에서 연수했다. 2005~07년 대한전립선학회 회장, 2011~12년 아시아태평양전립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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