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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미국은 동맹국인데' 기대했다간 큰코다친다”

트럼프發 ‘무역전쟁’…“트럼프 관심은 오직 백인 노동자 지지층”​

김원식 국제문제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3.05(Mon) 16:00:00 | 14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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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바로잡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시작했다. 내 임기 첫해는 단지 씨앗을 뿌렸을 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26일(현지 시각) 백악관에서 주지사들과 회동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무슨 의미일까. 트럼프 대통령의 연이은 언급에 답이 있다. 그는 “관세다. 더욱 무서운(deadly) 형태로 관세를 매길 것이다. 50%든 25%든, 아니 100%든 모든 케이스에서 나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미 철강 등 수입제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미국 대통령이 그대로 자신의 생각을 밝힌 셈이다. 첫 임기 1년 동안은 그저 씨를 뿌린 것에 불과하다고 밝히며 앞으로 더욱 고강도의 무역전쟁을 예고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해 ‘재앙(catastrophe)’이라고 강조하면서 그의 무역관(觀)을 분명히 했다. 미국이 공평하게 대접받지 못했다며 공정하고 상호 호혜적인(reciprocal) 무역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언급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목적은 무엇일까. 이 역시 그의 언급에 답이 있다. “나는 철강산업들이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것을 원한다.” 한마디로 미국 내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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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막가파 계산 방식’ 세계 뒤흔든다

 

미국이 철강이든 알루미늄이든 고율의 관세를 매겨 수입을 제한하면 자국의 관련 산업이 다시 부흥하고 일자리가 늘어날까. 미국 내 많은 전문가들도 이에 관해 회의적이다. 오죽하면 친(親)트럼프 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사설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 고관세 부과가 미국의 일자리 감소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하는 판이다. 이 매체는 철강업계에 종사하는 미국 노동자는 14만 명이지만, 철강을 소비하는 산업에는 그보다 16배나 많은 노동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수입 철강에 고관세를 부과하자, 미국 노동자 2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사실도 적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겐 통하지 않는다. 그는 이러한 지적을 의식한 듯 이날 연설에서도 “아마도 조금 더 비용이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일자리를 갖게 된다”고 강변했다. 자신의 주장을 절대 굽히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셈이다.

 

‘막가파’에 가까운 트럼프식 계산 방식이 이제 세계 무역전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짙게 깔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마저도 관심이 없는 듯하다. ‘그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오직 자신을 지지하는 백인 노동자층’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취임 후 1년 동안 미국의 일자리가 증가하는 등 실업률이 낮아지고 경기가 다소 부양되자, 모두 자신의 공으로 돌렸다. 아무리 경제 전문가들이 이는 전임 오바마 행정부 시절부터 차곡차곡 쌓인 결과물이라고 설명해도,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제너럴모터스(GM)가 오직 손익계산으로 한국GM의 군산공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마저도 자신의 공으로 돌리며 “GM이 디트로이트로 돌아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돈만 계산하는 GM으로선 어이가 없는 일이지만 자국 대통령의 발언이라 더욱 압박감을 느끼고 캔자스 공장에 3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발표를 할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너도나도 미국 투자를 발표하는 형국이다.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막가파’식 계산 방식이 일정 부분 성공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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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역전쟁 우려…美 내부서도 비판적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관세 폭탄과 함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 트럼프 대통령의 막가파식 공격을 줄줄이 맞이해야 한다. 한국 협상대표 측 관계자를 취재해 보면, 이들은 한결같이 “판을 깨면 자기들도 불리할 것인데” “그래도 (군사)동맹인데, 설마”라며 최후 협상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는다. 기자가 “트럼프의 머리엔 그러한 계산 방식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FTA도 깨고,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도 발표하면 어떻게 대응하겠느냐”고 반문하자, 이들은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사실 자유무역주의는 오늘날 미국을 세계 최강대국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때문에 백악관 내에서도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에 관해 우려스러운 눈길로 말리고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겐 전혀 통하지 않고 있다. 오직 자신의 계산 방식이 옳으며, 자신의 길만 계속 가겠다는 것이다.

 

트럼프의 이러한 계산 방식은 어쩌면 매우 간단할지도 모른다. 트럼프에겐 경제학에서 말하는 내용이나 사실이 아무 상관이 없다. 오직 자신의 주장이 사실일 뿐이다. 가히 협상 판을 완전히 깨는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의 달인이다. 판을 깨겠다는 협박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판을 완전히 깨면서 상대방을 ‘후려치기’해서 자신이 목표한 결과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성한다.

 

트럼프의 모든 전략은 그의 지지층에 맞춰진다. 올해 11월 미 의회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로선 선거 결과가 그의 앞길을 갈라놓을 수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더 체득하고 있다. 간신히 여대야소를 형성하고 있는 의회 구도가 깨진다면, 향후 조기 레임덕(권력누수)은 물론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등으로 그의 탄핵론이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상대 국가를 보고 무역전쟁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지층을 보고 국내 여론용으로 ‘막가파’식 전략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정확한 경제학적 숫자나 설득은 어쩌면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자신의 지지층이 환호성을 지를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에만 충실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그의 행동은 더욱 과격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은 4월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고율의 수입관세 부과를 앞두고 대표적인 보호무역론자이자 초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전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을 다시 백악관 경제정책 보좌관으로 중용하며 무역전쟁 불사를 예고했다. 반드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다시 밝힌 셈이다. 워싱턴의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선 “한국이 미국은 동맹이라는 것만 믿고 있다가는 큰코다칠 수도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막가파’식 계산 방식과 그 의도를 철저히 파악하고 특단의 대책을 세우지 않는 한, 한·미 통상 문제 등의 협상에서 완전히 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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