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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유동성 잔치가 끝나가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3.07(Wed) 16:00:00 | 148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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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미국에서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천문학적인 돈을 풀었다. 이 돈들이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각종 자산 가격에 거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그 거품이 이제 하나씩 꺼져가고 있다. 내년에는 거의 모든 자산을 싸게 살 기회가 오겠지만, 지금은 리스크 관리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 등 선진국 정부는 과감하게 적자 재정을 편성했다. 이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더 적극적이었다. 정책금리를 거의 ‘0%’까지 인하하고 ‘양적완화’라는 명목으로 최근 경제사에서 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돈을 찍어냈다. 지난해 말 미국의 본원통화가 3조8510억 달러로 2007년 12월 8372억 달러보다 4.6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일본의 본원통화는 5배 늘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돈을 3.7배나 공급했다.

 

이렇게 풀린 돈이 금융자산과 부동산 가격을 크게 상승시켰다. 우선 채권시장에 거품이 발생했다. 2016년 7월에는 일본과 독일의 국채(10년 만기) 수익률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졌다. 마이너스 명목금리란 돈을 맡기고 보관료를 내야 한다는 의미인데, 경제학 교과서에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이다. 당시 미국의 10년 국채 수익률도 1.36%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이 2.9%까지 상승하는 등 채권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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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주식시장에도 거품이 발생했다. 특히 미국 주가가 2009년보다 4배 정도 올랐다. 산업생산·소매판매·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로 회귀분석을 해 보면, 미국의 주가는 지난 1월말 현재 30% 이상 과대 평가됐다.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지난해 말 현재 가지고 있는 주식을 담보로 6428억 달러를 빌려 또 주식을 샀는데, 이는 규모로는 사상 최대이고 시가총액 기준으로 봐도 2000년 닷컴 거품 때보다 높다. 다른 나라 주가도 다소 차이는 있지만 마찬가지다. 2월초 세계 주가가 급락했는데, 주가에 거품이 생겼기 때문에 앞으로도 작은 충격에도 그런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세계 주요국의 부동산 가격도 급등했다. 특히 중국의 집값과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위험 수준에 접근한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미국 금융회사들이 상업용 부동산을 담보로 만든 금융상품을 한국 시장에 내놓고 있다고 한다. 아마 좋은 상품이었다면 미국에서 이미 다 팔렸을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도 이 같은 현상이 있었다.

 

자산 가격의 하락이 소비 등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고, 확장 국면에 있는 세계 경기가 꺾이면 다시 자산 가격이 더 떨어질 수 있다. 계속되는 유동성 잔치로 인해 음악 소리가 커질 때 파티에서 도중에 빠져나오는 것은 쉽지 않지만, 이제는 춤을 멈출 시기에 이른 것 같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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