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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음악을 통해 읽는 대중음악의 교과서 《팝 레슨 121》

60년 팝음악 역사 이양일 평론가의 대중음악 길라잡이

조창완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3.17(Sat) 16:00:00 | 14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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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분야에 전문가들은 많지만 그 분야의 역사를 도표화하기란 쉽지 않다. 60년 전부터 이 시대 팝음악을 이해하기 위해 음악은 물론이고 영상, 영·미 원서들, 해외 연예 뉴스와 기사를 분석해 온 이양일 평론가는 스스로 그 도표를 만들어냈다. 미국 이주 역사와 함께 시작된 포크(Folk) 음악부터 뮤지컬, 블루스, 당대 일렉트로닉댄스뮤직(Electronic Dance Music·EDM)이나 K팝까지 121개로 장르를 구분하고, 그 계보를 정리한 도표는 한 분야 장인이 만들어낸 힘든 여정이다. 이 모든 여정을 일목요연하게 담은 《팝 레슨 121》은 이 시대 대중음악의 역사이자 교과서가 될 수 있는 책이다.

 

“팝음악은 사람들의 정서가 빚어낸 결과입니다. 그걸 한 사람이 정리한다는 것은 큰 용기를 필요로 했습니다. 이 책 출간 소식을 전하니, 스토커로 인해 주소 밝히기를 꺼리는 산울림 김창완이 집 주소를 보내면서 빨리 보내달라 하더군요. 많은 사람이 기다리는 것을 알았지만 의외의 관심에 놀라고 있습니다.”

 

일생을 팝음악과 함께했고, 지금은 고향 영동의 오지 마을에 거주하며 팝음악을 찾는 곳에는 빠지지 않는 이양일 음악 평론가를 센트럴시티 터미널 근처 커피숍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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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통해 생생한 음악도 들을 수 있어

 

“책의 시작은 제 자신부터도 느껴오던 답답함입니다. 60년 동안 팝음악을 듣고, 평론해 왔는데 태산처럼 많은 음악의 산을 일괄해 이해하도록 쉽게 정리한 책은 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섰습니다. 1980년대 중반 첫 출간 기회를 놓쳤지만, KBS 문화센터에서 4년간 한 ‘팝음악 전문가’ 과정 전담강의를 통해 다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 하나라도 알기 위해 노력한 것이 그림처럼 그려졌고 그것을 정리한 것이 이번 책입니다.”

 

팝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재즈와 로큰롤을 만들어낸 미국 음악을 먼저 이해해야 하는데, 이 책도 그런 순서를 따랐다. 이후 전 세계 팝음악을 121개 장르와 용어 26개로 이해하기 쉽게 구분, 설명해 놓았고, 각 음악 장르의 대표적인 가수들과 전형적인 대표 음악들도 정리해 놓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이 느낌을 배가할 방법은 저자의 블로그인 ‘이양일의 음악 전원(blog.naver.com/hickoville)’에 정리해 놓은 장르별 음악을 듣는 것이다. 책처럼 121개 카테고리로 만들어놓은 이곳을 찾아 클릭하면 각 챕터에 해당하는 음악이나 영상을 곧바로 보고, 들을 수 있다. 실제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는 것은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온다.

 

첫 장 ‘미국 팝 음악의 이해’를 읽으면 당대 팝음악 세계의 뿌리를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프랑스의 샹송, 이탈리아 칸소네, 일본의 엔카, 한국 가요 등도 20세기 들어서 미국 흑인들이 만들어낸 재즈와 1950년대 로큰롤의 영향을 받았다고 본다. 오디오와 영상의 보급으로 확장세에 들어간 팝음악은 유럽 민요인 훠크, 아프리칸 리듬에 기초한 블루스 등이 추가됐다. 1940년대 한탄조의 블루스 음악에 전기적인 힘과 생기발랄한 리듬이 가미되기 시작하면서 리듬앤블루스가 태어났다. 이 음악을 컨추리 가수들이 가져다 부르기 시작하면서 로큰롤이 탄생한 것이다. 이렇게 대중음악은 한 천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이나 기술의 발전, 저항 정신 등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진 융합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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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개 장르 설명 쉽게 풀어…마지막 장은 K팝

 

저자는 이 책을 읽을 때, 처음부터 완독하는 것도 좋지만 자신이 관심 있는 장르를 찾아다니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시한다. 최근 막을 내린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는 세계적인 EDM 음악 고수들이 출연했다. EDM을 알고 싶다면 이 책 250페이지부터 소개된 EDM 페이지에 가면 된다. 이곳에는 EDM의 탄생부터 디스코, 일렉트로, 하우스 뮤직, 테크노, 레이브, 정글, 드럼앤베이스 등 EDM의 지류나 하위 장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MC 임백천씨가 ‘도시의 카우보이’라는 애칭을 만들어준 저자는 팝 공부 60년, 관련 자유기고 50년, DJ 활동 40년 경력을 가진 팝음악 권위자다. 한국에서 방송된 대부분의 팝음악 프로그램에서 고 이종환, 황인용, 김광한, 김기덕 등과 한국 팝음악 발전을 견인했다. 그는 이 책에 마지막 장르로 K팝을 넣었다. 댄스, 팝 발라드, 일렉트로 팝, 리듬앤블루스, 힙합 등 다양한 서양 음악 스타일을 도입해 한국 젊은이들이 만든 우리 대중음악이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지게 됐다. 저자는 그런 영향력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라 엄격한 심사를 통한 선발과 트레이닝 과정을 통해 발전했다고 봤다. 이 책 역시 한국 대중음악을 더 성숙시키는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팝음악을 배우려는 이들은 많지만 이들에게 이 방대한 세계를 간단히 말해 줄 방법이 없었다. 체계적으로 팝음악이 정리된 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이 팝음악 후배들에게 팝음악의 아웃라인이라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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