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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로에서] 한국서 미투가 성공하려면

박영철 편집국장 ㅣ everwin@sisajournal.com | 승인 2018.03.20(Tue) 10:00:00 | 1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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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역시 한시도 조용할 때가 없다.

 

요즘 핫 이슈는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미투, MB 등이다.

 

MB 건은 언급할 가치가 없어 여기서는 패스하고 북한 문제는 아직 시간 여유가 있으니 이번엔 미투를 다루겠다. 1월말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촉발된 ‘한국판 미투’는 고은, 이윤택 등 문화계 거물들이 다수 연루돼 전국을 뒤흔들다가 3월5일 김지은 충남도 정무비서가 당시 안희정 지사한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혀 확산 중이다.

 

‘음모론의 나라’답게 폭로 배경을 두고 ‘공작’ ‘기획’이니 하는 뒷말이 무성하다. 미투를 바라보는 시각도 제각각이다. 중요한 건 남자들의 반성인데 현재로 봐선 요원해 보인다. 남자들끼리 모이면 “남자 좋은 시절 다 갔다” “여자하곤 말을 안 섞어야겠다” “여자 안 뽑아야지” 하는 식의 말만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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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문제는 결국 인간의 문제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영역인 것이다. 이 문제를 풀어가는 데 우리 역사에 참고할 만한 해법이 있다. 더 정확히는 단재 신채호가 말한 중화독(中華毒)에 물들기 이전의 우리 전통은 여자가 존중되는 모계사회였다. 고유어 어버이는 어머니와 아버지의 합성어인데 엄마가 아빠보다 먼저 나온다. 부계사회였던 화하족(華夏族)의 특성을 반영한 한자말 부모(父母)는 순서가 반대다.

 

여성을 존중하는 우리 전통은 조선 중기까지 면면히 이어졌다. 지금도 남자들은 ‘결혼한다’는 말 대신 ‘장가간다’는 말을 많이 쓰는데, 이 또한 모계사회 풍습이 남은 것이다. 조선 중기까지 사대부들은 결혼식을 장가(丈家·장인집)에서 올렸다. 사위를 본 장인은 자기 집 안이나 집 부근에 서옥(壻屋·사위집)을 마련해 준다. 남자 입장에선 ‘처가살이’를 하는 셈이다. 남자는 본가에 언제 돌아갈까. 아이를 둘쯤 낳고 나면 그때서야 비로소 처자식을 데리고 본가로 돌아간다. 율곡 이이가 어릴 때 외가인 강릉 오죽헌에서 자랐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도 외사촌과의 정의(情誼)는 친사촌 못지않았다.

 

현재 우리 사회의 풍토는 중화독에다 왜독(倭毒)이 가미돼 전통이 변질된 상태다. 일본은 남존여비가 우리보다 훨씬 심한 나라다. 우리가 일본 식민지를 거치면서 여자를 멸시하는 풍조가 심화된 것은 사실이다. 2005년 폐지된 호주제도 우리 전통이 아니라 일본의 잔재다. 한국은 이성계의 조선 이후 역사의식이 없는 나라다. 미투 운동의 해법을 현재에서만 찾으면 답이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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