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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부토건 돈으로 삼부토건 인수 시도한다”

“정체불명 대주주 측근 경영 장악해 회삿돈 유출”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03.22(Thu) 15:00:00 | 14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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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법정관리에서 졸업한 삼부토건이 내홍에 휩싸였다. 새로운 대주주의 수상한 행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수면으로 부상한 것은 2월23일 노동조합이 문제 제기를 하면서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대주주가 내세운 정체불명의 인사들이 불법으로 경영개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 인사를 업무상 배임 및 횡령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문제 제기는 최근까지 이어졌다. 노조는 3월13일 금감원에 민원장을, 서울남부지검에 고발장을 각각 접수했다.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였다. 대주주가 삼부토건 유보금을 투자자들에게 넘겨주는 식으로 대출금을 상환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삼부토건 자금으로 삼부토건을 인수하는 무자본 인수였다는 주장이다. 시사저널이 검찰 등에 접수된 고발장과 삼부토건의 내부 자료 등을 단독 입수해 분석한 결과, 노조의 주장은 상당 부분 설득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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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금융브로커’ 박금성씨도 고문직

 

중견 건설사인 삼부토건은 2015년 9월부터 법정관리를 받아왔다. 삼부토건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건 지난해 4월이다. 6월 본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828억원을 써낸 ‘DST로봇 컨소시엄’이었다. DST로봇은 중국 디신퉁그룹의 지배를 받는 산업용 로봇 제작업체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DST로봇 컨소시엄을 새로운 대주주로 맞이하면서 삼부토건은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이후부터 김진우씨가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명규 DST로봇 대표는 김씨를 ‘DST로봇 회장’으로 삼부토건에 소개했다. 김씨는 이후 삼부토건 회장을 자처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김씨가 베일에 가려진 인물이라는 데 있다. 주거지나 출신 등 기본 인적 사항은 물론 과거 행적도 전혀 파악되지 못했다. 정식으로 입사한 것이 아니어서 삼부토건에 그의 인사 관련 서류가 접수되지 않았다. 심지어 DST로봇 내부에서도 회장인 김씨의 존재를 인지하고 있는 이가 없었다.

 

삼부토건 내부에선 김씨의 이름마저 실명이 아닐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 김씨가 삼부토건 임원들에게 건넨 DST로봇 명함에는 그의 한자 이름이 ‘나아갈 진(進)’ ‘도울 우(佑)’로 나타나 있다. 반면 삼부토건 명함에는 ‘진나라 진(晉)’ ‘우편 우(郵)’로 돼 있다. 삼부토건 명함에 쓰인 것은 모두 인명(人名)에 잘 사용되지 않는 한자였다.

 

그럼에도 김씨는 차츰 조직을 장악해 나갔다. 측근을 경영지원부본부장과 고문 등 요직에 기용하는 방법을 통해서였다. 고문의 계약과 보수책정 등은 모두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하지만 이런 과정은 전부 생략됐다. 정식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음에도 고문들에게 높은 수준의 급여는 물론이고 법인카드까지 지급됐다.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등 편법을 통해서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씨는 고문들에게 운전기사와 비서 등을 지원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눈길이 가는 대목은 문제의 고문들 가운데 박금성씨가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금융브로커의 전설’로 통하는 박씨는 ‘굿모닝시티 사기분양 사건’과 ‘이용호 게이트’ ‘부산저축은행 금융비리 사건’ 등 굵직한 사건에 깊숙이 연루된 바 있다. 박씨는 제2금융권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정·관계와 법조계 인맥도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 내부에서는 박씨가 과거 비리 사건 때마다 ‘물주’로 활약했다는 점을 들어, 그가 이번에도 인수자금 모집 과정에서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실제 박씨는 법정관리 중이던 건설사 한양을 인수하기 위해 자금을 구하던 윤창렬 굿모닝시티 회장에게 수백억원대의 대출을 알선한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김씨와 측근들의 불법 경영개입을 보다 못한 노조는 2월23일 실력 행사에 나섰다. 김씨와 그의 측근들의 실체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업무상 배임과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후 김씨는 자취를 감춘 것으로 전해졌다. 이전까지는 삼부토건 사옥에 마련된 회장실에서 집무를 봐왔지만, 지금은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김씨는 자신의 측근들을 통해 여전히 사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부토건 출자금으로 투자금 상환 의혹 

 

이런 가운데 최근 이면계약을 통한 무자본 인수를 시도한 정황이 발견됐다. 고문들로부터 계속된 투자계획안이 올라온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삼부토건 펀드출자를 통한 금융보강 계획안’이다. 여기엔 삼부토건의 유보금 가운데 340억원을 J-stone펀드(200억원)와 JS자산운용(100억원), 키스톤PEF(40억원) 등에 투자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계획안에는 출자금액 두 배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이는 삼부토건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었다. 삼부토건은 법정관리를 거치면서 신용등급이 하락해 사업 수주 과정에서 각종 보증금을 현금으로 선납해야 하는 상황이다. 유보금으로 투자를 할 경우 정상적인 사업 수주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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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대목은 이런 투자계획은 출자금이 사실상 DST로봇 컨소시엄에 포함된 투자자들에게 다시 흘러들어가는 구조라는 점이다. 컨소시엄 내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SB글로벌파트너쉽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의 대표자는 J-stone파트너즈였다. 또 다른 투자자 DST글로벌투자파트너즈사모투자합자회사의 출자자는 무궁화신탁이었는데, 이곳의 자회사가 JS자산운용이다. 공교롭게도 이들 회사의 투자액은 고문들이 J-stone펀드와 JS자산운용에 출자하자고 제안한 액수와 일치했다. 삼부토건의 유보금으로 투자금을 상환키로 하는 이면계약을 체결하고 펀딩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고문들이 요청한 또 다른 투자안인 ‘W사 사업’도 같은 의혹을 받는다. 대기업 조선사 사업장에 급식을 제공하던 자회사인 W사는 지난해 6월 외부에 매각됐다. 계획안에는 (가칭)워터프론트투자조합에 출자해 W사 지분 70억원을 매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투자안도 내부에서 의문을 낳았다. 일단 인수 구조가 특이했다. W사의 전략적 투자자인 I사가 확보한 W사 지분 가운데 16.47%를 70억원에 인수한다는 것이다. I사 매입가의 150%에 해당하는 가격이다. 그러나 W사 측은 삼부토건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어 투자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이사회 장악해 사내 유보금 투자 시도”

 

W사에 대한 출자도 투자금 상환을 위한 것으로 의심받는다. 계획안에 삼부토건이 출자하는 워터프론트투자조합의 조합장은 신아무개 변호사로 돼 있다. 그는 DST로봇 컨소시엄에 포함된 SB컨소시엄의 대표자이기도 하다. SB컨소시엄의 투자액은 70억원이었다. W사 지분 확보에 투입하기로 한 것과 같은 액수다. 노조는 일련의 과정을 자본시장법에서 규정하는 부정한 거래행위 등의 금지조항(178조)을 위반한 사례로 보고 사정기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면계약을 통한 무자본 인수가 해당 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부정한 거래행위와 수단, 계획 기교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런 투자계획안은 이사회의 반대로 부결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김씨 측근들은 계속해서 같은 사안에 대한 투자의결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김씨 등이 투자 강행을 위한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사회 구조 개편을 통해서다. DST로봇은 최근 주주제안을 통해 등기이사 정원을 8인에서 12인으로 늘리고, 기존 이사 2명을 사임시킨 뒤 6인을 새로 선임하는 주총 안건을 제안했다. 3월26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이사회가 김씨 측근들 위주로 구성될 경우 유보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는 사실상 어려워진다. 노조 관계자는 “이사회 개편을 통해 김씨 측이 실권을 가지게 될 경우 투자 명목의 유보금 유출이 계속될 것”이라며 “내부에서는 최악의 경우 삼부토건이 공중분해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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