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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선 광주상의 회장, 자신이 뇌물 준 인사를 '상근부회장'에

신임 최종만 광주상의 상근부회장, 중흥건설서 뇌물수수 전력

광주 = 정성환 기자 ㅣ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3.22(Thu) 1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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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整冠)'. '오이 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뜻이다. 광주상공회의소 새 회장으로 선출된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상근부회장 임명 논란을 두고 이 말이 지역 경제계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제23대 광주상공회의소 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한 정 회장은 3월20일 열린 상의 임시의원 총회에서 의원 만장일치로 새 회장에 선출됐다. 논란이 된 것은 정 회장이 이날 곧바로 상의 살림을 책임질 상근부회장에 최종만 전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을 임명하면서 시작됐다. 상근부회장은 광주상의의 '제2인자'다. 문제는 신임 최 부회장이 회장 소유 건설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아 처벌된 전력이 있는 인사라는 점이다. 상의 일각에선 공적 자리를 '뇌물도 주고, 자리도 챙겨주는' 보은인사로 사유화했다며 신임 최 부회장에 대한 자격 논란과 함께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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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들 "공적인 자리를 사유화하고, 보은인사 했다" 비판

 

광주상의 회장 선거는 당초 3파전이 예상됐다. 지난해 말부터 건설업계를 대표하는 정창선 회장과 박치영 모아건설 회장, 제조업계를 대표하는 양진석 호원 대표가 출사표를 던지며 선거전에 뛰어들면서다. 업종 간 대리전 양상을 띤 선거전이 과열될 기미가 보이자 상의 의원들이 회장 후보 추대를 위한 투표를 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차기 회장선거 유권자도 아닌 상의 현 의원들이 '추대투표'에 참여함으로써 자격논란 등 혼탁양상을 보이면서 이번 선거로 인해 지역 경제계가 분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결국 상의 의원들의 투표 결과 양진석 대표가 1위를 차지했지만 정창선 회장에게 전격적으로 양보를 결심하면서 합의 추대에 이르게 됐다. 개인의 입신양명의 기회 즉 '사익' 추구보다 지역 상공업계의 화합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운 결과라는 후문이다. 정 회장이 추대 방식으로 차기 회장에 선출되면서 광주상의는 제19대 이후 10년간 합의 추대로 회장을 선출하는 전통을 이어가게 됐다. 

 

이번 회장 선거를 앞두고 지역 경제계에서는 줄곧 경선보다는 합의추대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과거 회장선거 과정에서 파벌싸움, 부정선거 시비 등으로 인해 큰 후유증을 겪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03년 마형렬 남양건설 회장과 남상규 부국철강 회장 사이의 과열 경쟁, 법정소송으로까지 치달았던 2006년 마 회장과 금호 측의 선거 갈등 등 회장 경선은 지역 경제계에 상처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합의 추대라는 대의명분은 오래가지 못했다. 정 회장이 이날 상의 살림을 책임질 상근부회장에 최종만 전 청장을 전격 임명하면서 적격성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상의와 회원 등에 따르면, 최 신임 부회장은 2011년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재직 때 순천 신대지구 개발과정에서 편의제공 명목으로 중흥건설 관계자로부터 1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벌금 3000만원이 선고됐고, 2016년 2심에서 징역 8개월에 선고유예하고 벌금 1500만원이 선고돼 형이 확정됐다.

 

당시 1심 재판부는 "청장 근무 시 뇌물을 수수했고, 공무원의 비리를 감독해야 할 위치에서 범행을 저질러 공무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를 했다"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최 전 청장이 뇌물을 받은 정상을 참작해 징역형을 선고유예하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당시 최 전 청장은 "교통사고로 아내와 함께 입원 중이었으며 병문안 위문금 형식으로 1000만원을 주고 갔는데 금액이 많아 퇴원한 뒤 아동보호시설에 모두 기부했다"고 혐의를 모두 부인했었다.

 

하지만 최종만 전 청장에게 뇌물을 건넨 중흥건설은 신임 정창선 광주상의회장이 현재 회장으로 재임 중인 중흥그룹의 주력 계열사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 전 청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시점은 지난 20155월로 당시 그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개관과 운영 업무를 담당할 아시아문화개발원 원장으로 재직 중이었으며 이 일로 원장직에서 물러났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상근부회장에 최씨를 임명해 회원들 사이에서 "공적인 자리를 사유화했다"는 원성을 사고 있다. 상의 한 회원은 "신임 상의 회장이 회장사로 재임 중인 그룹 건설사로부터 과거 뇌물을 받아 징역형을 선고받은 고위공무원을 상근부회장에 앉힘으로써 지역 경제를 대표하는 공적인 자리를 사유화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원은 "정상적인 조직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인사“라최 상근부회장의 임명은 개인적인 피해 부분에 대한 일종의 보은인사이자 뭔가 챙겨주지 않으면 안 될 다른 속사정이 있기 때문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선 광주상의와 최 부회장 측이 물러서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에 따라 광주상의 부회장 임명을 둘러싼 '자격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부시장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장, 아시아문화개발원장 등을 지낸 최 상근부회장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승인 심사가 통과되면 오는 4월말부터 공식 업무를 보게 될 예정이다. 정 회장 등도 상근부회장 임명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상의 관계자는 "최 상근부회장에 대한 임명 동의는 임시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다"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3년 전 용두사미로 끝난 '중흥건설 비자금' 사건 다시 거론돼

 

그러나 정 회장이 최 전 청장을 상근부회장으로 임명한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른바 '순천 신대지구 개발비리 및 비자금 조성 의혹 사건'과 맞물려 기시감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룹 이미지에 '득(得)'보다는 '실(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검찰이 2015년 당시 정 회장의 아들인 정원주 중흥건설 사장을 구속하고 최종만 전 광영만권경제자유역청장 등 12명을 기소하는 선에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검찰 수사가 애초 신대배후단지 개발사업 전인 2007년 이전 조성한 비자금 규모에 대해서만 파악된데다, 이마저도 100억원이 넘는 사용처가 명쾌하게 드러나지 않아 법조계와 정치권 안팎에선 '용두사미'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정원주 사장의 경우 1052억원 규모의 비자금 중 235억원을 횡령하고 배임액도 17억원에 이르는 등 모두 252억원 정도를 불법적으로 쓴 것으로 파악했지만, 개인적으로 사용한 금액(80억원) 등 110억원 외 125억원의 사용처를 명쾌하게 확인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당시 수사 과정에서 횡행했던 '합리적 의심'이 최 전 청장의 광주상의 상근부회장 임명을 계기로 3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다시 '회오리'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정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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