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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에서]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에 쏠리는 '불안한 시선'

부회장단 자기편 줄세우기 '난맥상' 연출…상의 안팎 우려 목소리

부산 = 박동욱 기자 ㅣ sisa5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3.23(Fri) 15: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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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다마(好事多魔)일까. 부산상공회의소 제23대 신임 회장을 선출하는 임시총회가 열린 지난 3월16일 새벽 부산 강서구 화전동에 있는 철강 업체 (주)태웅의 제강 공장에서 불이 났다. 

 

태웅은 허용도 부산상의 신임 회장이 강철 제조업에 인생을 걸겠다는 각오로 초등학교 교사직을 그만두고 33세 되던 해인 1981년 창립한 단조(鍛造 열을 가해 만든 금속물)기업이다. 당시 개인 기업으로 만든 이 업체는 법인으로 바뀐 지 40년 만에 코스탁 시가 총액이 3960여억원에 이를 만큼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며 부산의 대표적 제강업체로 자리잡았다. 

 

그런 회사의 제강 공장에서 새벽 작업 중 쇳물이 쏟아지면서 하마터면 대형 화재로 번질 뻔했다. 공장 인근에 살고 있는 허 회장은 공장 책임자로부터 화재 발생 직후 소식을 듣고 공장에 나와 직접 사고를 수습한 것으로 전해진다. 잠을 설친 허 회장이 이날 임시총회장으로 가면서 느낀 심사는 복잡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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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가 끼리끼리 모인 '이너 서클'의 친목단체로 전락해선 안 돼​

 

역대 어느 때보다도 과열양상을 빚었던 이번 제23대 회장 선거에서 허 회장은 이미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은 상태였다. 지난 6월부터 본격화된 선거 과정에서 정치권 개입설에다 후보들끼리 투표권 매수 논란에 따른 책임 공방이 벌어졌고, 결국 중간 사퇴한 박수관 와이씨테크 회장은 "상공계 분열을 막기 위해 기존 후보들은 동반 퇴진해야 한다"는 입장문으로 허 회장을 압박했다. 

 

1948년생으로 동갑인 김성태 코르웰 회장과는 다른 후보 편들기 문제로 선거 막판까지 치열한 신경전을 벌여야 했다. 3파전으로 벌이던 선거 구도는 결국 50대 기수론을 앞세운 장인화 동일철강 회장과 2파전을 벌이면서 한때 재계 원로로부터 지원을 받는 장 회장에 역전을 당하는 게 아니냐는 불안감이 허 회장 캠프에서 나오기도 했다.

 

이런 우려 탓인지 허 회장은 당시 현직 회장인 조성제 회장의 주선으로 장 회장과 단독 추대를 위한 예비경선을 실시하는 데 합의했다. 문제는 예비 경선 지지율(57대 43)대로 집행부와 의원부를 자기 사람으로 채울 수 있도록 서로 양해한 점이다. 정치권에서도 볼 수 없는 '야합'이라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셈이다. 감사 3명 가운데 허 회장 사람 2명, 장 회장 사람 1명. 부회장 18명 가운데 허 회장 사람 10명, 장 회장 사람 8명 등, 이런 식이다. 

 

상공의원(일반의원 100명, 특수단체 특별의원 20명) 후보 147명도 두 후보끼리 지지율대로 강제 조정됐다. 이 과정에서 뇌물 전과자가 일반의원에 포함되고, 특별의원을 지낸 한 단체 협회장은 원칙 없는 친소 관계에 따라 배제됐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같은 '자기 사람 줄세우기' 현상은 부산상의 사무국 업무를 총괄하고 살림살이를 담당하는 사무처장 인선작업까지 미치고 있다. 현재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는 인물은 허 회장의 선거 캠프를 주도했던 전직 부산상의 간부 출신 이아무개씨다. 부산상의 안팎에서는 "정당 선거도 아닌 명예직 선거에서 굳이 캠프까지 운영한 뒤 논공행상으로 부산상의 근무자로서 만기 퇴임한 캠프 출신 인물을 사무총장에 앉히는 것은 내부 조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일"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허 회장은 3월21일 취임식에서 "3년의 임기 동안 한계에 도달한 지역 대표 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차세대 경영자와 상공의원으로 참여하지 못한 회원 기업에 대한 문호 확대 등 상공계 화합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다짐은 지난 16일 회장 선출 이후 바로 이뤄져야할 부회장단 구성이 일주일이 다돼 가는 여태까지 자기 사람 채워 넣기 경쟁으로 '마찰음'을 내며 미적되고 있는 현실에서 벌써부터 신뢰성에 흠집을 내고 있다.

 

지역 경제계 5000여개 회원사의 화합을 다지면서 쇠락해져 가는 부산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법정단체인 부산상의가 지금처럼 기득권 집단의 전형적 적폐 조직으로 머문다면 한낱 끼리끼리 모인 '이너 서클'의 친목단체로 전락할 것이란 부산상의 바깥의 충정어린 목소리에 허 회장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

 

회장 선출 당일에 자신이 키운 ​회사 공장에 불이 붙는 현장을 지켜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을 허 회장이 임기 동안 취임 때의 다짐을 구현해 내지 못한다면 부산 경제도 되돌릴 수 없는 곤경에 빠질 것이라는 주변 목소리를 되새겨야 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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