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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한·미 연합훈련 강도, 1도 안 줄었다

미군 전략자산 참가 전례 없어…北 긴장하는 쌍용훈련 병행 실시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대응센터장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3.26(Mon) 16:00:00 | 148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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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한·미 연합훈련 연기와 축소다. 이미 우리 정부는 2017년 12월 한·미 연합훈련 연기를 미국 측에 요청했음을 밝혔다. 당시 정부는 한·미 연합훈련 연기 요청이 북한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제스처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북한은 올 1월1일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에 대표단을 파견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으며, 그러자 1월4일 정부는 한·미 정상의 회담을 통해 연합훈련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 대화를 위한 기회를 주자는 것이었다.

 

이후 분위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1월5일에는 한미연합사령부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공식적으로 훈련 연기를 밝혔다. 또 1월9일엔 남북 고위급회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3월5일엔 대북특사 파견, 3월8일엔 트럼프의 북·미 대화 수용 등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남북 간 대화 분위기는 급격히 달아올랐다. 그 결과 오는 4월말 문재인 대통령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김정은과 만나기로 합의했다. 11년 만에 남북 정상이 한 테이블에 앉아 대화할 수 있는 장이 열리게 된 것이다. 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북·미 정상회담은 5월말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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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반응에 비례하는 키리졸브·독수리훈련

 

올림픽과 패럴림픽까지 끝나자 이제 한·미 연합훈련은 다시 재개돼야만 했다. 이번 연기 대상이 된 훈련은 키리졸브(Key Resolve)·폴이글(Foal Eagle·한국명 독수리) 한·미 연합훈련이다. 키리졸브 훈련은 북한의 침공 시 미군 증원전력을 한반도에 전개시키는 절차를 점검하는 ‘지휘소 훈련(CPX)’이다. 한반도 밖에서 들어오는 미군 증원병력을 수용하고 대기시켰다가 전방으로 이동시켜 전투부대와 통합시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들어오는 미군은 제한돼 있고 키리졸브 훈련은 지휘소 훈련이므로 실제 움직임도 거의 없다. 절차를 점검한다고는 하지만 실제 2주에 불과한 키리졸브 훈련에서 모든 절차를 순서에 따라 다 훑어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해마다 국면의 일부를 가져와서 시뮬레이션해 본다.

 

한편 실제 병력이 기동하는 훈련도 있다. 바로 독수리훈련이다. 1961년부터 이뤄지던 것으로 후방지역 방어를 위한 훈련이다. 또한 현재 미군이 해외에서 실시하는 실기동 훈련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도 바로 독수리훈련이다.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훈련이 통합된 것은 2002년부터다. 독수리훈련은 애초에는 2주짜리 훈련으로 1주일도 안 되게 실시한 해도 있었다.

 

그러나 2008년부터는 증원훈련이 키리졸브 훈련으로 이름이 바뀌고 항모가 참가하는 등 훈련 규모가 늘어났다. 2008년 9월 김정일의 건강 이상설이 돈 이후 2009년엔 1만3000여 명의 미군이 파견돼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한편 2010년 키리졸브·독수리훈련 이후에는 북한이 천안함을 폭침시켰고 11월엔 연평도 포격사태까지 발생하면서 2011년부터 훈련 규모가 또다시 늘어났다. 게다가 김정은 집권 이후 2013년 2월 북한이 3차 핵실험까지 실시하자 한·미 양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키리졸브·독수리훈련 기간을 2개월로 늘렸다. 일련의 흐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한·미 연합훈련의 규모와 내용, 그리고 강도는 모두 북한의 행동양상에 비례해 달라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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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줄었다고 강도·목표치 바뀐 건 아냐

 

3월20일 국방부는 4월1일부터 약 4주간 키리졸브·독수리훈련이 실시된다고 발표했다. 키리졸브 훈련은 언제나 그래 왔듯이 2주간 실시하되, 독수리훈련을 4주로 줄인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훈련 규모가 줄어들었다는 언론의 평가가 뒤따랐다. 독수리훈련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핵폭격기나 핵추진 항공모함 및 핵잠수함 등 전략자산이 투입되지 않으므로 훈련 자체가 축소됐다는 판단이다. 또한 작년까진 훈련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며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올해는 언론 공개를 최소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뒤따랐다. 그렇다면 실제로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됐을까? 아울러 전략자산은 오지 않는 훈련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아니요’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미국의 전략자산들은 애초에 키리졸브·독수리훈련에 투입된 바 없다. 미국은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엔 키리졸브·독수리훈련에 항모전단을 참가시키지 않았다. 필요 이상 긴장을 높이지 않겠다는 이유에서였다. 키리졸브·독수리훈련 기간을 즈음해 한반도에 나타났던 B-52·B-1·B-2 등 전략폭격기나 항모전단은 키리졸브·독수리훈련 참가전력이 아니라, 북한의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에 대한 경고 차원에서 한반도에 전개했었다. 북한이 도발하지 않는 한 전략자산을 한반도로 보내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은 변한 게 없다는 말이다. 물론 항모가 한반도 해역에 들어오지는 않지만 로널드 레이건 항모는 일본 요코스카에서 대기 중이고 칼빈슨 항모전단은 남중국해에서 일본으로 다가오고 있다.

 

게다가 북한이 ‘침략훈련’이라며 늘 경계하던 한·미 해병상륙훈련인 ‘쌍용훈련’도 실시된다. 쌍용훈련은 보통 짝수 해에는 상륙작전 후 내륙 진격, 북한 거점 점령 등 공세적 국면을, 홀수 해에는 전쟁 지속 능력을 확인하기 위한 방어적 국면을 훈련한다. 대부분 언론들은 쌍용훈련 규모가 줄어들었으며 이 훈련에 참가하는 와스프 강습상륙함은 전략자산이 아니라고 보도한다. 그러나 2016년 훈련 참가인원은 한국 5000명과 미군 1만2000여 명, 2017년 훈련도 동일한 수준이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참가병력이 줄어들지 않았다. 게다가 와스프 강습상륙함은 F-35B 스텔스 수직이착륙 전투기를 운용할 수 있어, 사실상 경(輕)항모에 해당한다. 여기에 와스프 상륙전단 전체를 보면 여단급 해병대 병력을 상륙시켜 적의 전략요충지를 확보할 수 있는 능력까지 갖췄다. 상륙전단은 한반도 전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엄연한 전략자산이다. 여태까지 키리졸브·독수리훈련의 주역이었고 올해에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결론적으로 올해 한·미 연합훈련은 비록 기간은 줄었을지 몰라도 훈련 내용이나 강도가 절대로 낮아졌다고 볼 수 없다. 대화를 코앞에 뒀다고 해서 군사훈련을 실시하지 않는다거나 축소하는 행위는 어리석은 일로, 우리 정부나 미국이 택할 수도 없고 택해서는 안 되는 선택지다.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온 것도, 훈련 연기 의사를 밝히기에 앞서 수년간 지속된 유엔 대북제재와 한·미의 군사적 압박을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오히려 흔들리지 않는 한·미 연합훈련이야말로 북한과의 협상에서 비핵화를 유도하는 지렛대가 된다. 국방부는 이러한 한·미 연합훈련의 의미를 굳이 감추거나 축소할 것 없이 담담히 보여주면 될 일이다. 압박 없이는 대화도 불가능한 상대가 북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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