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페이스북 탄생 위한 스타트업 육성 해법 찾는다
  • 송주영 시사저널e 기자 (jysong@sisajournal-e.com)
  • 승인 2018.03.2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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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포럼2018] 시사저널이코노미, ‘유니콘을 위한 혁신’ 주제로 공론 장 마련

 

왜 스타트업은 많은데 유니콘 기업은 없는가? 국내 산업계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 중 하나다. 매년 상당수 기업이 창업하는데 이들이 매출 1조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를 찾아보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우버·에어비앤비·​스냅챗·​에버노트와 같은 기업이 왜 우리나라에는 없을까?

 

누군가는 시장 규모를, 또 누군가는 재벌 중심의 산업구조를, 또 다른 사람은 주입식 교육환경을 그 원인으로 꼽는다. 정책적인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시사저널이코노미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려는 스타트업을 지원하고자 28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스타트업포럼2018’을 열었다.

 

이날 현병구 시사저널이코노미 대표는 환영사에서 “국내 유니콘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각계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우리 언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심했다”​며 “​그만큼 정부, 벤처 투자자, 관계기관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 대표는 이어 “시사저널이코노미는 2018 스타트업 포럼을 개최하면서 유니콘 기업을 향한 벤처 생태계의 현 주소와 미래를 오늘 이 자리에서 짚어보고자 한다”며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

 

시사저널이코노미 스타트업포럼 행사는 지난해에 이어 2회째다. 이날 행사에는 500여명의 참관객들이 몰려 함께 우리나라 산업계의 든든한 밑받침이 될 창업과 스타트업 기업의 성장을 함께 모색했다.​

 

시사저널이코노미가 3월28일 개최한 '스타트업포럼2018' 행사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혁신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500여명의 참관객들은 이날 행사 끝까지 자리를 뜨지 못하고 연사들의 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 사진=시사저널e 노성윤


 

◇ 국회‧정부 “스타트업 육성 토양 만드는데 힘쓸 것”

 

이날 행사에서 국회, 정부 인사들은 국내 스타트업 육성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축사를 맡은 신용현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 공동대표(바른미래당 의원)는 “스타트업 문제는 굉장히 중요한 이슈다. 스타트업이 중요하다고 해서 씨는 많이 뿌리는데 토양에 물을 준다던지, 영양분 있는 씨앗이 잘 싹 틔우고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는 그런 토양을 만드는 데는 우리가 무신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꼬집었다.

 

신 의원은 “유니콘 기업들이 많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옆에서 성공 사례가 많이 나오고 벤처캐피탈이 이에 투자를 하는 등의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결국 중요한 것은 어떤 정부정책보다도 우리나라 유니콘 업체가 한 개 두 개 나오는게 스타트업들이 스타트업을 할 수 있는 큰 동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수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정부가 기업 성장을 돕겠다고 강조했다. 최 차관은 “우리 모두가 역량을 모으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충분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정부에서는 작년부터 혁신창업생태계와 코스닥 시장 활성화 등 우수한 인재들이 과감히 창업 시장에 뛰어들고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영선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은 “오늘 주제인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유니콘 기업은 스타트업의 성공 기업이자, 한 국가의 혁신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다”면서도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스타트업이 생겨나고 있지만 아직 소수이며 규모 또한 글로벌 스타트업과 비교하면 미약​하다”고 말했다.

 

3월28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스타트업포럼 2018'에서 현병구 시사저널e 대표가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시사저널e 노성윤


 

◇ “스타트업, 생태계 국경 무너지고 속도전 중요해져”

 

이날 행사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회사, 스타트업과 상생을 모색하는 대기업,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는 스타트업 등이 참석해 투자부터 성장 과정까지 생태계 주기를 소개해 참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받았다.

 

국경이 무너진 스타트업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과 이런 상황이 새로운 기회라는 평가도 나왔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카일리 응 500스타트업 매니징 파트너는 “스타트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과 관련해 전세계와 수평적으로 연동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제 일본, 한국, 싱가폴 등 다양한 국가에서 펀딩을 받을 수 있다. 글로벌 에코시스템을 통해 실리콘밸리 뿐 아니라 어느 곳에서도 생태계의 허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 경계가 무너진 스타트업 생태계는 속도의 한계도 뛰어넘었다. 각 국가들은 스타트업 육성을 통한 혁신의 바람을 공급하고 있다. 유마 사이토 딜로이트재팬 벤처지원부문 대표는 “일본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졌고 언론사들도 관심을 기울이고 대기업도 스타트업을 들여다보는 생태계가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이 성장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 속에 나타난 변화다.

 

국내 스타트업 역할도 강조됐다.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애플이 직접 부품을 만들지 않는 것은 착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잘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기업으로 우위에 서는 방법은 대기업의 효율과 벤처기업의 혁신을 결합하는 방법뿐이고 모든 것을 대기업 안에서 다 해결하겠다고 했다간 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3월28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시사저널e 스타트업포럼2018'에서 카일리응 500startups 매니징파트너가 기조연설을 하고있다. © 시사저널 고성준


 

◇ “국내기업도 소프트뱅크같은 대규모 회사로 자라길”

 

장병규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장은 은행과 벤처캐피털, 벤처 기업이 협력하는 벤처 뎁(venture debt) 방식의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큰 회사를 만들기 위해선 큰돈이 필요하기에 실리콘벨리에서는 벤처 뎁 방식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 “100억~500억원 사이의 투자 확대와 벤처 뎁 방식이 유니콘을 키우는 방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김유진 스파크랩스 대표,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가 ‘국내 스타트업의 성장과정’을 투자기업과 성장기업 관점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김도현 국민대학교 글로벌창업벤처대학원장이 좌장을 맡아 열띤 토론을 벌였다.

 

또 △양상환 네이버D2스타트업팩토리 센터장과 유승운 카카오벤처스 대표는 ‘IT유니콘이 키우는 스타트업’을, △금동우 한화 드림플러스 63핀테크센터장, 박영훈 GS샵 미래전략본부장은 ‘대기업이 주목하는 스타트업’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와 구태언 태크앤로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넥스트 유니콘을 위한 발걸음’을 설명하며 성장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정책을 열거해 참가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외 안석준 FNC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엔터테인먼트와 유니콘’을 주제로 발표했다.

 

행사 후에는 투자기업과 벤처기업이 교류하는 와인파티가 열렸다. 이 자리에도 200여명이 모였다.

 

권대우 시사저널 대표는 와인파티 축사에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21살에 전자번역기를 개발해 일본 전자회사를 찾아다니며 문전박대를 당했지만 57세에 59조원 규모의 회사를 키워냈다”며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들이 소프트뱅크같은 벤처 신화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진대제 블록체인산업협회장은 건배사로 ‘소세지’를 제안하며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이 자리에 모신 스타트업기업들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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