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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장 선거전, 백제로 '직선이냐 곡선이냐' 공방

도심 S자 곡선도로 "한숨 도로다" vs "인간중심 도로다"

전주 = 정성환 기자 ㅣ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4.03(Tue) 14: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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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다. 자연은 곡선의 세계이고 인공은 직선의 세계이다." 

 

스페인의 유명한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의 말이다. 6월 지방선거 전주시장 선거판에서는 때 아닌 "직선도로냐 곡선도로냐"를 놓고 후보자 간 공방전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뚜렷한 경쟁자가 나서지 않아 '김빠진 선거'로 점쳐졌던 전주시장 선거가 가열되고 있다. 

 

논쟁의 불씨를 키운 이는 선거 70여일을 앞두고 김승수 전주시장의 독주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뛰어든 이현웅 전 전북도 민생일자리본부장이다. 후발주자인 이 전 본부장은 '인파이터' 기질을 내세워 김승수 전 시장과의 일전에 적극 나서는 양상이다. 그는 지난 3월2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뒤 줄곧 '김승수호(號)' 전주시정을 비판해왔다. 전주역 앞 첫마중길 곡선화가 대표적이다. 정책 공방을 통해 선거 이슈를 주도함으로써 낮은 인지도를 단박에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풀이가 지역 정가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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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장 선거 가열…민주당 김승수 vs 이현웅 '정책 공방' 후끈 

 

이와 같은 이현웅 전 본부장의 차별화 시도가 현재까지는 유권자들에게 어느 정도 먹혀들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국가예산 확보 논란과 전주종합경기장 활용문제에 이어 '첫마중길사업' 등 도시정책을 둘러싼 이 전 본부장의 공세에 김승수 전 시장의 독주가 주춤한 모습이다. 김 전 시장이 지난 3월 29일 이례적으로 서둘러 시장직을 사퇴하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것도 이처럼 급변한 여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시장은 당초 예비후보 등록 없이 당내 경선을 치른 뒤 5월에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를 직접 챙긴 뒤 후보 등록을 할 계획이었다. 지역 정치권 또한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 전 시장이 여유 있게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김 전 시장과 이 전 본부장의 교통 내지 도시정책 방향은 사뭇 다르다. 김 전 시장은 자동차 보다는 사람을 중시하는 정책을 추구하는 반면, 이 전 본부장은 백제대로 도심고속화도로사업 공약을 내걸어 정책의 중심이 '사람 대 자동차'로 흐르는 양상이다. 두 후보는 '첫마중길' 사업을 두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김 전 시장이 상대 후보의 공세에도 대응을 자제하며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이 전 본부장이 공격적인 인파이터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전주역 앞 백제로 첫 마중길 사업은 자동차보다는 사람의 도시, 콘크리트보다는 생태의 도시, 직선보다는 곡선의 도시를 지향하는 김 전 시장의 시정철학이 반영된 핵심사업이다. 백제로는 전주역에 내린 사람들이 처음으로 마주하는 공간이지만 주변 상권이 몰락하면서 낡은 유흥업소와 빈 점포가 즐비해 고도(古都) 전주의 이미지를 망가뜨린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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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웅 "첫 마중길 대폭 개선하겠다" 논란 불 지펴

 

전주시는 전주한옥마을이 연간 1000만 명이 찾는 유명 관광지로 뜨면서 전주역 이용자가 급증하자 팔을 걷고 나섰다. 과거 자동차와 유흥업소만 눈에 들어왔던 전주역 앞 대로에 열차를 이용해 전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쾌적한 첫인상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전주를 찾는 관광객을 맞이한다는 뜻을 담아 이 도로의 명칭도 '전주 첫 마중길'로 정했다. 전주시는 사업비 60억원을 투입해 지난 2015년부터 3년 동안 전주역∼명주골사거리까지 백제대로 850m 구간의 차선을 8차로에서 6차로로 줄이고, 대신 서울 광화문 광장처럼 도로 중앙에 폭 15∼20m의 문화광장과 명품가로숲길 등을 조성했다. 버스 승강장 3개는 예술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좌우로는 느티나무와 이팝나무 400그루가 식재됐다. 

 

첫마중길은 자동차의 속도를 줄여 시민들에게 안전한 도로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도 담겨있다. 차량 속도를 기존 60㎞에서 40㎞로 대폭 제한한 첫마중길은 기존 직선형도로 대신 완만한 S자 곡선을 통해 차량들이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전주시는 속도가 느려진 첫 마중길을 문화장터와 버스킹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공연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는 하루 7000명 이상 방문해 역세권 경제가 되살아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전주시의 이같은 혁신적인 교통정책은 김 전 시장의 경쟁자로부터 강도높은 공격을 받고 있다. 논란은 이현웅 전 본부장이 민주당 경선에서 맞붙을 현직 시장의 핵심사업인 '첫 마중길'을 대폭 개선하겠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이 전 본부장은 지난 3월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첫마중길은 60억원이 들어간 전시행정의 표본이자 도로는 막히고 사고위험은 높고 인근 주민과 상인들에게는 한숨길로, 운전자들에게는 조모조마한 길로 변했다"고 김 전 시장에게 화살을 겨눴다.  

 

그는 "전주역 앞 첫 마중길의 도로선형을 개선하고 교통·주차장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한숨길이 돼 버린 '첫 마중길'의 주차와 교통흐름을 대폭 개선하는 등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이용편의를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전 시장에게 공개토론도 제안했다. 시민들 관심이 높은 교통분야 현안사업 이슈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이 전 본부장은 대신 롯데백화점에서 평화동 꽃받정이 사거리까지 지하차도 및 고가도로 7곳을 만들어 10분 내로 주파할 수 있는 도심고속화도로사업 건설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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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 "정치공세에 대꾸 않겠다"···정부·지자체 첫마중길사업 전국화 '주목' 

 

이에 김승수 전 시장 측은 즉각적인 반박 성명을 내지 않고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소 원고없이 '거침없는 발언' 등 논리정연한 입담을 가진 김 전 시장의 스타일과는 차이가 있다는 평이 나온다. 김 전 시장이 이전에도 여러 차례 첫마중길 사업 취지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힌 만큼 이 전 본부장 측의 선거전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뜻이 아니겠느냐는 풀이가 지역 정가에서 나온다. 김 전 시장 입장에서 굳이 '이현웅표 도시정책'을 키워줄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김 전 시장은 지난 2월 초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첫마중길과 관련 "전주의 인상을 바꾸는 첫 마중길 사업은 자동차보다는 사람의 도시, 콘크리트보다는 생태의 도시, 직선보다는 곡선의 도시를 지향하는 전주시의 정책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발위주로만 만들어졌던 직선도로를 파헤쳐서 다시 곡선의 도로인 생태도로를 만들어 원주인인 시민들에게 제공해 그곳에서 삶을 즐기는 시민들이 늘어나는 도시를 꼭 만들어갈 것"이라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무엇보다 김 전 시장 측은 첫마중길 사업의 '확장성' 즉 '전국정책화'에 자신감이 한껏 엿보인다. 전주발 혁신정책이 정부정책으로 지지를 받고 있는 마당에 김 전 시장 입장에서 굳이 '동네 싸움(?)'에 나서 반박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첫마중길 사업의 전국화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이 전 본부장 공세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의 증명인 셈이라는 얘기다. 직선도로를 곡선으로 바꾸며 제한속도를 낮춘 전주의 '첫마중길'이 차량 속도가 느려졌다는 이유로 지역 일부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정부와 전국 지자체로부터는 주목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전국 도심의 차량 속도를 30~50㎞로 제한하려는 계획에 앞서 실제로 적용된 대표적인 사례이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도심 차량 제한 속도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2017년 7월부터 제주를 시작으로 9월까지 수원·고양·​천안·​전주·​창원 등 10개 주요 도시를 돌며 ‘속도 하향 50-30세미나’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해 세미나를 실시했던 서울과 부산 등 광역도시의 경우 현재 도심의 제한속도를 줄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도심의 제한속도를 줄이려는 가장 큰 이유는 교통사고 감소에 있다. 대표적으로, 독일 등의 경우 제한속도를 시속 60㎞에서 50㎞로 조정한 뒤 교통사고·사망자가 20~40% 감소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덴마크의 경우도 차량 제한속도를 50㎞로 줄여 사망사고 24%, 부상사고 9%로 각각 줄어드는 등 속도를 낮추는 게 안전한 도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전주시장 경선은 사실상 김승수 전 시장과 이현웅 전 전북도 민생일자리본부장 예비후보 간 맞대결 구도로 좁혀진 양상이다. 민주당 전북도당은 4월1일부터 7일 사이에 전주시민 일반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한 전주시장 경선 적합도 여론조사를 벌인다. 이후 민주당 전주시장 후보는 권리당원과 일반시민 50%씩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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