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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수완지구 행복주택사업 재검토하라”

국토부, 광주 수완지구 ‘문화시설 용지 폐지’ 방침에 주민들 거센 반발

광주 = 조현중 기자 ㅣ sisa612@sisajournal.com | 승인 2018.04.06(Fri) 13: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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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수완택지개발지구 내 문화시설 지역에 짓는 아시아예술교육원 건립사업이 하세월(何歲月)이다. 사업 주체인 광산구가 사업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수완지구 내 문화시설 용지를 공동주택용지로 변경하고 행복주택 건립사업 추진에 나서자 주민들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되고 있어서다. 

 

해당 부지는 10여년 전 대규모 택지개발이 이뤄진 수완지구 유일의 문화시설 용지로 광주시가 용도변경 불가를 밝힌 곳이다. 인근 주민들은 국토부가 주민 의견 수렴없이 밀실에서 애초 지구단위계획과 달리 문화시설 용지를 공동주택(행복주택) 용지로 변경했다면서 '문화시설 용지를 원래대로 반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이미 해당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승인이 난 사업으로 변경이 어렵다며 맞서고 있다. 지역 관가 주변에서는 국토부의 용도변경 과정에서 광산구가 오락가락 행태를 보인 탓에 사태가 더 꼬였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이와 관련, 광산구가 의도여부를 떠나 결과적으로 국토부의 '숨겨진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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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문화시설 용지를 행복주택 용지로 변경…주민들 반발

 

광주 수완지구 택지개발사업은 면적 468만㎥에 인구 8만여 명 규모로 지난 2008년 준공됐다. 국토교통부는 수완지구 개발 당시 장덕동 1293번지 5515㎡(1,668평) 부지를 문화시설 용지로 지정했다. 인구밀집도가 높은 대단지가 갖춰야 할 문화시설을 세우기 위해서다. 광산구는 이곳에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과 연계해 '아시아 문화예술교육원' 건립을 지난 2013년부터 추진해왔다. 

 

하지만 계획대로라면 내년 완공 예정이지만 첫 삽조차 뜨지 못한 채 10여 년간 장기미집행 토지로 방치되고 있다. 택지개발에 따른 개발부담금 물납으로 국토부 소유가 된 해당 문화시설 용지를 해당 지자체인 광산구가 매입한 후 시설을 건립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예산 마련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국토부(토지관리자 LH)는 장기미집행으로 방치된 부지를 광주시와 광산구가 매입해 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으나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히 무산됐다. 

 

국토부는 부지매입과 시설 건립 예산 100억여 원을 광산구가 확보하지 못해 문화시설 용지가 ‘장기 미사용’ 상황이 되자, 행복주택 건설 입장으로 선회했다. 때마침 광산구가 아시아예술교육원 건립을 위해 해당 토지에 대한 무상사용을 협의해오자 행복주택과 문화시설 등의 복합건립을 구에 제안하게 된다. 문화시설 용지 5515㎥중 3분의 2에 해당한 4195㎥에 행복주택을 짓고 나머지 1320㎥면적에 아시아교육원을 짓자는 것이 국토부 안의 뼈대였다. 제안에는, 아시아교육원 건립 부지는 국토부가 광산구에 무상 사용권을 부여하고, 52억원에 달하는 건축비는 광산구 자체예산으로 건립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국토부는 마침내 2016년 12월28일 문화시설 용지를 공동주택 용지로 변경하고 LH에 행복주택사업 승인을 내줬다.  

 

그러나 얼마 못가 사달이 났다. 뒤늦게 이를 확인한 부지 인근 주민들은 다음해 3월 문화시설유치위원회(위원장 배정배)를 구성하고 반대에 본격 나선 것이다. 유치위는 문화시설 용지의 공동주택 용지로의 변경은 수완지구 택지개발사업 지구단위계획의 취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문화기반시설이 취약한 지역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행복주택 건립에 동의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유치위는 "국토부는 수완지구를 지구단위계획으로 개발할 당시 광산구 장덕동 1293번지 일대 5515㎡ 부지를 문화시설용지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국토부는 지난해 1월 행복주택 건설 사업계획 승인을 고시한 상태다"며 "하지만 이 과정에서 주민 의견 수렴 절차는 물론 도시관리계획 변경권자인 광주시와 사전 협의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체 부지의 75%가량인 4195㎡가 행복주택 209세대 부지로 용도변경 돼 2019년 3월 착공할 예정이다"며 "나머지 1320㎡ 정도만 문화시설용지로 활용한다는 입장이다"고 주장했다.

 

유치위는 "국토부가 문화시설용지를 주민 의사와 무관한 행복주택 부지로 변경한 것은 주민의 문화시설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라며 "건전한 여가 활용과 문화 향유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토부의 행복주택 건설 계획을 즉시 철회하고 수완지구 지구단위계획 당시 문화시설 용지로 반환해야 한다"며 "수완동 일대 인구 규모에 걸맞은 문화시설 건립"을 촉구했다.​ 유치위는 공익감사(감사원)와 주민감사(행안부) 청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신력 있는 감사를 통해 석연찮은 용지 변경의 경위를 철저히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주민들 "밀실에서 용지변경했다" vs 국토부 "지자체와 협의 거쳤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용지 변경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뤄졌고 광산구에 대한 배려차원이었음을 강조한다. 김영해 국토부 행복주택공급과장은 "공공주택(행복주택) 건설사업을 추진하는 공공주택특별법에 따라 별도의 주민 의견청취 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사업 시행자인 LH가 2016년 11월 사업계획을 마련해 승인을 신청해와 적합여부를 놓고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협의 등을 거쳐 적법하게 사업 승인했다"고 해명했다. 김 과장은 이어 "토지비용부터 건축·운영까지 막대한 예산이 드는 사업이기에 광주시와 광산구청이 문화시설 용지 전체를 활용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판단해 부지를 행복주택과 문화시설을 함께 하면 어떻겠느냐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광산구청과 협의를 진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상호합의 하에 2016년 5월, 후보지선정협의회를 개최했고, 이 절차는 부지를 행복주택부지로 활용하겠다는 의사결정이었다"며 "이를 통해 사전협의가 충분히 됐다고 생각했고, 이 부지를 선정하는데 있어서 다른 의견이 제시된 게 없어서 무사히 가결됐다"고 덧붙였다. 문화시설 용지로 되돌릴 수는 없느냐는 물음에 김 과장은 "무작정 사업취소 한다는 것은 저희 쪽에서 전례가 없다. 취소되면 그 부지는 빈 땅으로 계속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따져보면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 한둘이 아니다. 시사저널이 입수한 국토부 공문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미 2015년 6월9일 자신들의 소유인 광산구 장덕동 1293번지 전체 부지를 행복주택 1차 심사통과 대상지로 선정한 뒤 광주시를 경유해 광산구에 같은 달 15일까지 불과 엿새간의 시간을 주고 행복주택 후보지 조사서 제출을 요구했다. 이는 국토부가 광산구가 예산 미확보로 오랫동안 방치해온 해당 부지를 행복주택 부지로 점찍어 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낳게 하는 대목이다. 당시 광산구는 회신공문에서 지구단위 계획상 문화시설로써 공동주택부지로 용도변경 시 인근지역 주민 반발이 예상된다고 보고했다.  

 

국토부는 또 사업승인 결정에 앞서 2016년 12월6일 시행한 공공주택(행복주택) 건설사업 계획 승인 관련 부처협의 당시, 광주시와 광산구가 '문화시설로 존치시켜달라'고 회신했으나 광산구와 협의한 것을 근거로 이를 무시하고 용지 변경을 무리하게 추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광주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실시계획(2017년)에 반영돼 아시아교육원을 건립하고자 부지 사용협의를 하던 중 국토부가 아시아교육원과 행복주택 공동건립을 제안해와 검토만 하는 수준이었는데 국토부가 그해 11월 후보지선정협의회를 열고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방적으로 용지 변경을 추진했다는 것이 광산구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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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광산구 행태에 주민들 ​"국토부의 '숨겨진 조력자' 역할" 비난 

 

반면에 광산구를 질타하는 주민들 목소리도 적지 않다. 주민들은 용도변경 불가 입장을 보인 광산구가 국토부의 용도변경 추진에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며 행정 일관성과 신뢰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용도변경 과정에서 광산구가 주민의견을 제대로 수용하지 않은 것은 물론 용도변경 추진 사실조차 제때 알리지 않고 국토부에 협조해줬다며 공익감사(감사원)와 주민감사(행안부)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들은 해당 부지는 광주시가 용도변경 불가 입장을 밝힌 곳으로 광산구가 기존 입장을 바꿔가며 국토부의 왜곡된 결정에 결과적으로 '숨은 조력자'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초 지역 일각에선 예산 확보 문제가 너무나 명확하게 드러나자 아시아교육원 건립사업이 그대로 추진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광산구는 택지개발 당시 주민들의 문화욕구 충족을 위해 조성된 용지의 애초 취지대로 추진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했었다. 2015년 11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 연차별 실시계획에 반영시켜 국가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이때까지만 해도 재원 마련에 무게 중심을 뒀을 뿐 다른 용도로의 활용은 논외였다.

 

그랬던 광산구의 태도가 돌변한 것은 지난 2016년 2월이다. 국토부가 해당 부지를 행복주택과 문화시설 복합건립으로 할 것을 제안하자 광산구가 이를 수용한 것과 다름없는 행보를 보인 대목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광산구는 지난 2016년 5월30일 지역출신 권은희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건의문에서 양대 국책사업(아시아교육원, 행복주택)의 원활한 추진과 수완지구 주민의 문화수요 충족을 위해 아시아교육원 건립비 58억원을 2017년 지역발전특별회계 사업에 반영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복합건립을 전제로 한 예산 확보 요청으로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또 광산구는 앞서 국토부의 2016년 12월 수완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변경) 결정에 대한 회신문에서도, 만약 행복주택 건립사업을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면 주민설명회와 함께 사업시행자인 LH가 문화시설과 행복주택을 함께 건립하는 방안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주민 민원 해소를 이유로 노골적으로 LH에 아시아교육원 건립을 요구한 셈이다. 광산구가 당해 부지를 아시아예술교육원으로 건립하기 위해 문체부로부터 조건부 승인(지특사업)을 얻었으나 예산확보가 불투명하자 LH에 손을 벌렸다는 것이 지역관가의 풀이다. 

 

광산구의 늑장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구는 유치위원회가 구성되고 주민 반발이 커지자 뒤늦게 해당 부지에 행복주택 건립이 불가능하다며 진화에 나섰다. 구는 용지변경이 이뤄진 1년 뒤인 2017년 12월6일에야 국토부에 공공주택 건설사업계획을 취소해달라는 요청공문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광산구의 행보는 "용지변경에 동의한 적 없다"는 해명과는 동떨어진 것으로 겉과 속이 다른 이중 행정이라는 비난을 비켜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주민은 "광산구가 겉으로는 문화시설 용지 유지에 공감한다며 주민 편에 섰으나 뒤로는 시행사인 LH 측에 아시아교육원도 행복주택과 함께 지어달라고 요구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행태로 행정 신뢰 상실을 자초하면서 사태를 더 키웠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공경희 광산구 문화예술과장은 "국토부에서 2016년 3월 광산구청을 방문했고, 부지 내 행복주택 및 문화시설을 함께 건설하도록 협의했지만 아시아중심도시 사업과는 거리가 멀어 사업비 확보가 안 됐다"면서 "국토부가 그해 11월 부지선정협의회 개최 공문을 보내왔으나 다른 선정심사와 일정이 겹쳐서 국토부에 참석하기 힘들다고 연락했음에도 부지선정협의회에 참석 안 했기 때문에 광산구청에서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며 밀어부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업비를 확보하지 못했지만 주민들의 문화시설 유치 요구에 공감하고 일단은 문화부지로 존치해줬으면 좋겠다고 국토부에 건의했지만, 국토부에선 부지선정협의회 때 협의된 상황이라 반영을 안 시켰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면서 "지구단위계획이 문화시설인데 거기에 행복주택을 건설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생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아시아예술교육원 건립 10년째 '표류'​…유치위 "광주시가 건립 나서야"

 

수완 문화시설 건립사업이 석연찮은 용지 변경 등의 영향으로 진전되지 못하자 원점에서 다시 매듭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배정배 수완문화시설유치위 위원장은 수완문화시설 용지의 주목적이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재원 확보 난관을 돌파하기 위해 땜질식 반쪽짜리 문화시설 건립을 추진하기 보다는 문화시설 자체 순기능을 고려한 일관성 있는 정책추진이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배 위원장은 "국토부 지원을 받아 추진하려다 수년간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주택개발을 우선시하는 국토부와 LH에 의존하다보니 이러한 결과가 나온 것"이라며 "주민 문화수요 충족이 주목적이라면 광산구가 좌고우면하지 말고 정치권과 협력해 아특예산 등을 확보해 부지 전체를 문화시설로 조성해야 민원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일각에선 표류하는 아시아교육원을 광주시립으로 조속히 건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예산 미확보로 인한 사업 추진 부진에 대한 주민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다. 시립으로의 전환은 지난해 7월부터 유치위가 구성되면서 제기됐으며 최근에는 시의회와 광산구의회 등 정치권도 광주시 건립에 무게추를 더하는 분위기다. 유치위는 '문화시설 용지로 존속 후 문화시설 건립'을 주장하면서 아시아중심도시 실시계획에 반영된 점을 감안해 문화시설을 시립으로 지어줄 것을 광주시에 요구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LH가 수완지구에 대규모 아파트 건립을 통해 많은 수익을 창출했고, 그에 대한 보상으로 68억의 보상금 성격의 목적사업비를 광주시에 맡겼는데, 이 돈은 지역숙원사업을 위한 목적으로도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행복주택건립부지는 공시지가 61억원 정도로 평가되고 있다. 광산구의회 의원들도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행복주택이 아닌 문화시설"이라며 "이제는 더 이상 사업을 지체하지 말고 시립개발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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