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황제외유’ 논란에 여야 강경대치 예고
  • 김종일 기자 (idea@sisajournal.com)
  • 승인 2018.04.0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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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금감원장 파면해야”…검찰 고발에 ‘진상조사단’ 구성키로
자유한국당은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예산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의혹과 관련해 “황제외유·내로남불, 김기식을 구속하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한국당은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고 검찰 고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4월8일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야당 의원 같았으면 이미 압수수색이 수차례에 걸쳐 들어왔을 사건”이라며 "이제 검찰은 김 원장의 해명 여부에 상관없이 즉각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 원장을 파면할 것도 촉구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월8일 국회에서 김기식 금감원장의 ‘피감기관 외유’를 ‘황제외유’라고 비판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김성태 “김기식, 금융전문가 아닌 갑질의 달인”

그는 “김 원장이 2014년 보좌관을 대동해 한국거래소 예산으로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하고, 2015년에는 정무위 피감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예산으로 비서와 함께 3000만원짜리 미국·유럽 황제여행을 다녀왔다”며 “같은 해 5월에는 우리은행 비용으로 중국과 인도를 방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였다면 금융검찰인 금감원이 아닌 서울중앙지검으로 보냈어야 했다”며 “2014년 정책금융공사 감사에서 공사 직원들이 기업 돈으로 해외 출장을 간 일에 대해 명백한 로비 접대라며 엄중히 징계하라고 했던 표리부동의 끝판왕 김 원장에게 분명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아울러 김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이 김 금감위원장을 즉각 파면하고 검증에 책임이 있는 조국 민정수석도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 비용으로 해외출장을 가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금감원장이 아니라 자연인 김기식이라면 이렇게까지 문제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이 분명히 물타기 하려고 하겠지만 피감기관에 대한 감독 위치에 있는 것 자체로 문제”라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원장은 참여연대 출신의 금융전문가가 아니라 갑질과 삥뜯기의 달인”이라며 “청와대의 검증시스템은 코드 인사에게는 과오도, 죄도 묻지 않는다는 것이 다시 한 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은 검찰 고발은 물론 함진규 정책위의장을 단장으로 하는 ‘김기식 갑질 외유 진상조사단’을 꾸려 공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야당에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청와대는 김 원장에 대한 임명 철회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원장에 대한 임명 철회를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역시 피감기관의 의원 출장 지원은 관행이었고, 한국당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음에도 야당이 무리하게 정치적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편 김기식 금감원장은 논란이 커지자 8일 오후 “국민 눈높이에 못미쳐 죄송하다”는 사과 입장을 밝혔으나, “해외출장은 공적인 목적이었으며, 어떠한 혜택도 없었다”고 해명해, 금감원장 직을 계속 수행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개헌정국으로 여야가 대치하는 상황에서 김기식 외유 논란으로 정국 주도권을 둘러싼 여야간 신경전은 더욱 강경해질 전망이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물 영입 부진 등으로 내분을 겪고 있는 한국당은 이번 김기식 논란을 정국 돌파구로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정국은 당분간 강경대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원장은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돈으로 세 차례에 걸쳐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4년 3월 한국거래소에서 제공한 2박 3일 우즈베키스탄 출장, 2015년 5월 우리은행에서 제공한 2박 4일 중국 충칭·인도 첸나이 출장, 같은 달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제공한 9박 10일 미국·유럽 출장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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