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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단독] ‘대우조선해양건설 무자본 인수 의혹’ 검찰 칼 댄다

주가조작 의심 세력 개입 첩보 입수 후 내사 진행 중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04.12(목) 17:00:00 | 14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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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금감원이 지난해 사모펀드에 매각된 대우조선해양건설에 대해 동시다발적인 수사나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시사저널 취재 결과 확인됐다. 새로운 대주주와 경영진이 대우조선해양건설의 현금성 자산으로 인수 대금을 충당하려 한 정황이 발견되면서다. 사실상 대우조선해양건설 자금으로 대우조선해양건설을 인수하려 한 셈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임직원들은 새로운 대주주와 경영진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자본시장법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부정한 수단이나 계획 또는 기교 등 부정거래 행위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대우조선해양건설 인수 과정에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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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주주, 본업인 공사 수주는 외면

 

실제 새 대주주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수상한 구석이 한둘이 아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것은 지난해 6월이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공개매각을 진행하면서다. 그 결과, 키스톤프라이빗에워티(키스톤PE)가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인수가는 구주(舊株) 인수대금(45억5000만원)과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대금(125억원)을 더한 170억5000만원이었다. 키스톤PE는 구주 대금 45억5000만원을 우선 납부하고 대우조선해양건설 지분 100%를 인수했다. 나머지 유상증자 대금 125억원은 지난해 8월까지 납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전략적투자자(SI)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키스톤PE는 지난해 11월 JR파트너스를 새로운 SI로 선정하고 75억원을 유치했다. JR파트너스는 이행보증금 20억원을 자체 조달하고, 나머지 55억원은 인터불스로부터 차입했다. 7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50억원은 2018년 8월까지 납기를 연장한 상태다. 키스톤PE는 지난해 12월 ‘DSC밸류하이1호’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대우조선해양건설의 구주를 넘겼고, 경영권을 JR파트너스에 위임했다. 이후 대우조선해양건설 대표이사를 비롯한 대부분 경영진은 JR파트너스 측 인사로 채워졌다. 기존 경영진 7명 가운데 키스톤PE가 추천한 이아무개씨를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JR파트너스 측 인사였다. 사실상 JR파트너스가 경영권을 장악한 것이다.

 

직원들의 기대는 산산이 무너졌다. 인수 직후만 해도 대우조선해양건설 임직원들의 기대가 적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정상화를 누구보다 기대해 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경영난 당시 급여를 자진 반납하는 등 회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임직원들의 환호가 우려로 바뀌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건설 복수의 임직원에 따르면, 새로운 대주주와 경영진은 공사 수주 등 주요 업무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정상 운영되려면 연간 1조원 안팎의 수주가 필요하다. 그러나 키스톤PE에 인수된 이후 수주는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키스톤PE와 새로운 경영진은 현금성 자산 유출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자산 유출은 인수 직후부터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키스톤PE는 지난해 7월 시행업자 이아무개씨로 하여금 대우조선해양건설 하청업체 2곳으로부터 10억원을 차입하게 했다. 이후 업체들이 하청받은 현장의 공사비가 설계변경을 통해 31억5000만원 증액됐다. 사실상 차입금 보전을 위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키스톤PE는 같은 해 8월에도 대우조선해양건설이 이씨에게 11억원을 대여하도록 했다. 이렇게 차입한 자금은 키스톤PE로 넘어가 구주 인수대금으로 납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대우조선해양건설 임직원들은 지난해 12월 새 대주주 측 인사들을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으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JR파트너스도 다르지 않았다. 경영권을 확보한 지 불과 이틀 만인 지난해 12월28일 열린 이사회에서 대우조선해양건설이 효림개발에 25억원을 대여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시사저널 취재 과정에서 효림개발은 지난해 11월 설립된 신생법인으로 확인됐다. 자금 확보를 위해 급조된 법인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효림개발이 자금을 빌리면서 담보로 제공한 부동산도 이미 근저당 및 압류 등이 설정돼 사실상 담보 가치가 전무한 상태였다. 대우조선해양건설 내부에서는 JR파트너스가 이행보증금으로 납입한 20억원에 대한 차입금 및 이자 지급을 위해 현금성 자산을 유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직후부터 현금성 자산 유출에 혈안”

 

JR파트너스는 또 화진이 보유 중인 엔에스엔의 무기명 무보증 전환사채(CB) 5억원을 대우조선해양건설이 매입하도록 했다. 이들 업체는 모두 JR파트너스의 관계사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건설 임직원들은 이와 관련해서도 올해 3월 자본시장법 위반과 횡령 및 배임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서도 새 대주주의 현금성 자산 유출 시도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지가 마련되지 않거나 건축허가가 나지 않은 공사 수주를 빌미로 수십억원대 자금 대여를 추진하는 식이다. 내부 단속도 병행하고 있다. 모든 직원들에게 ‘내부자료 유출 시 징역 7년, 벌금 7억원, 유출 시 94% 확인 가능’이라는 공문을 보내는가 하면 검찰 고발인 색출 작업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우조선해양건설 내부에서는 새로운 대주주와 SI의 정체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키스톤PE는 한때 국내 토종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로 주목을 받았던 곳이다. 2012년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등 우리은행 출신들에 의해 설립됐다. 2013년 이 전 행장이 사임한 이후로는 HMC투자증권 사장 출신인 제갈걸 대표가, 지난해 11월부터는 현상순 대표가 이끌어오고 있다. 키스톤PE는 2016년 동부건설과 대우조선해양 자회사인 디섹을, 지난해 현대자산운용을 인수하면서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키스톤PE가 그동안 진행해 온 M&A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석연치 않은 점들이 상당수 포착된다.

 

대표적인 것이 삼부토건이다. 시사저널은 최근 삼부토건의 무자본 인수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제1484호 ‘[단독]삼부토건 무자본 인수 의혹 핵심 김태촌씨 양아들이었다’ 참조). 새로운 대주주인 ‘DST로봇 컨소시엄’이 범서방파 두목 고(故) 김태촌씨의 양아들을 자처하는 김아무개씨를 앞세워 삼부토건의 유보금으로 인수 자금을 충당하려 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삼부토건 펀드출자를 통한 금융보강 계획안’에는 투자자들에게 유보금을 투자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키스톤PE는 투자자가 아니었지만 계획안에 키스톤PE에 4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이를 두고 삼부토건 내부에서는 키스톤PE가 DST로봇과 밀접한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이 공공연히 회자됐다.

 

키스톤PE는 현대자산운용 인수 과정에서 아예 DST로봇(70억원)을 투자자로 끌어들이기도 했다. 특히 현대자산운용 인수를 위한 또 다른 투자자인 세화아이엠씨(100억원)는 최근 주가조작 의혹과 경영진의 수백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올라 있는 상태다. 세화아이엠씨는 현재 ‘2017회계연도 감사보고서’의 외부감사인 검토의견으로 ‘의견거절’을 받으면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상황이다.

 

JR파트너스의 정체도 베일에 가려 있다. 2015년 5월 자본금 1000만원으로 설립된 JR파트너스는 정관에 다양한 사업목적을 기재했지만 실제 영위한 사업은 없다. 대신 설립 직후 에스마크(舊 가희)라는 유망 중소기업을 인수했다. 업계의 내로라하는 코스닥 상장사로 매년 대한민국 섬유소재 품질대상을 수상했고 충주시 ‘유망중소기업’에 지정된 적도 있었다. 2014년 매출액은 508억원이었고 자산도 736억원에 달했다. 사실상 페이퍼컴퍼니에 가까운 JR파트너스의 에스마크 인수는 업계에 충격을 줬다. 특히 자금 출처를 놓고서는 많은 의혹들이 양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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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대주주 정체와 자금 출처에 의문

 

JR파트너스는 에스마크 인수 당시 지분 50%를 110억원에 매수하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그러나 실제 확보 지분은 20%에 불과했다. JR파트너스는 이후 구(舊) 주주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단행한 뒤, 보유 지분을 자사 최대주주인 슈퍼원으로, 슈퍼원은 다시 유피아이인터내셔널로 차례로 넘기면서 막대한 차액을 누렸다. 그 사이 회사 자산은 엔터테인먼트·이미지코딩·오디오코딩·화장품 유통업 등 미지의 영역에 투자금 형식으로 대부분 유출됐다. 심지어 본연의 사업을 위한 원사 제조공장까지 매각하면서 회사 매출은 2017년 171억원(영업손실 106억원)까지 낮아졌다. 인수된 지 2년여 만에 껍데기 회사로 전락한 것이다. 에스마크의 주가 역시 널뛰듯 했다. 주가조작이 의심되는 정황도 여러 번 포착되면서 2015년 3만원 안팎이던 회사 주가는 10분의 1 토막이 났고, 현재는 상장폐지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JR파트너스에 자금을 대여한 인터불스도 수상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수년간에 걸쳐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음에도 이 회사가 55억원이라는 거액을 어떻게 마련했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그동안 산업용 로봇 제작업을 해 오던 인터불스는 올해 2월 돌연 미국 의료업체를 인수해 바이오산업에 진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2월20일 6320원이던 주가가 4월5일 1만3100원으로 두 배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과연 인터불스가 실제로 미국 의료업체를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나온다. 대우조선해양건설 관계자는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상태고 내부적으로도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단계여서 별다른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새로운 경영진은 퇴사한 경영진이 재인수를 노리고 검찰 고발 등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의심하며 검찰에 수사종결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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