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권 유네스코 인증, 광주 발전 밑거름될 것"
  • 광주 =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4.18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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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최종 인증 산파역 허민 전남대 부총장

 

"무등산권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이 광주 발전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 자신합니다. 하지만 유네스코가 세계지질공원에 대해 4년마다 재인증 평가를 실시하는 만큼 무등산권의 유네스코 효과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학술연구 등 준비를 철저히 하고 대책도 면밀히 세워야 합니다."

 

무등산 주상절리대, 화순 서유리 공룡화석지, 적벽 등 무등산권지질공원이 지난 4월12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된 '제204차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최종 인증됐다. 2016년 2월 무등산권의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시동을 건 후 2년 2개월 만의 쾌거다.

 

이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세계적으로는 137번째, 국내에서는 제주도·청송군에 이어 3번째다.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광주시와 담양군 전역, 화순군 일부를 포함한 1051.36㎢의 면적에 해당한다. 지질명소는 무등산 정상 3봉(천·지·인왕봉​)·​서석대·​입석대·​화순 서유리 공룡화석지·​적벽 등 20개소, 역사문화명소로는 아시아문화전당·​죽녹원 등 42개소가 있다.

 

허민 무등산권지질관광사업단장(전남대 부총장·대한지질학회 회장)은 2년 2개월간 발로 뛰며 유네스코 인증을 진두지휘했다. 세계 각국의 17곳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등재에 성공한 배경을 연구 실적, 시민단체 활동, 전담부서를 구성해 적극 지원한 광주시 등을 꼽았다. 윤장현 광주시장이 실사단에 직접 무등산권의 가치를 설명한 열정도 한몫했다. 허 단장은 이번 등재가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어지기 위해 브랜드화, 지오트레일 등 세계화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허 단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인증의 의미, 향후 계획, 과제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이다.

 

허민 무등산권지질관광사업단장(전남대 부총장·대한지질학회 회장) ⓒ 광주시

 

무등산권이 유네스코로부터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획득했다.

 

"무등산을 어렴풋이 무등산을 광주의 명산으로만 인식해오다 지난 2010년부터 세계지질공원 인증작업을 시작하면서 깊이 있게 알게 됐다. 주상절리대 규모가 세계 최대라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이다. 연구용역은 17명의 전문가를 투입해 진행했다. 홍콩·​영국 등 세계지질공원을 투어하며 연구논문을 내고 관련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밑작업을 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2014년 12월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데 이어 2016년 11월 유네스코에 세계지질공원 인증 신청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8권의 책자로 구성된 신청서에는 무등산권의 학술적 가치를 연구한 논문들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본 관리운영계획, 지역민 서명 등이 포함됐다." 

 

 

현장실사 과정에서 무등산권에 대한 실사위원들의 평가는 어땠나.

 

"학술적 가치에 대한 연구와 지역경제 활성화 계획 등이 모두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에서도 여러 자치단체에서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다수가 학술적 연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작정 인증에만 신경을 썼다. 무등산의 경우 연구를 통해 대표 명물인 주상절리대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드문 지질구조라는 점이 밝혀졌다. 특히 주상절리대 암석은 '무등산 응회암'으로 명명해 국제적 공인까지 받은 상태다. 공룡이 등장하는 영화를 제작하면 반드시 인용될 정도로 세계적 인지도를 자랑하는 화순 서유리 공룡발자국화석지 역시 연구를 통해 알려진 사례다. 무등산보호단체, 무등산공유화재단 등 시민단체와 지역 언론의 역할도 컸다. 무등산보호단체는 25년에 걸쳐 활동을 펼쳐왔으며, 언론사도 무등산 보호캠페인을 20여년 이상 실시했다. 민간단체가 하나의 이슈로 장기간 활동한 것은 이례적으로 점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노력으로 이번 심사에서 무등산권은 최종 선정된 13곳 중에서도 상위권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증이 현실화되기까지 숨은 노력이 있었다면 소개해 달라.

 

"가장 큰 조력자는 역시 광주시다. 무등산권의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구상부터 현실화까지 26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다. 자치단체에서 의지를 갖고 추진하지 않는다면 사실상 성사가 어려운 일이다. 인내심을 갖고 한 발자국씩 내딛었으며, 인증을 위해 푸른도시사업소에 전문가를 투입, 전문팀을 꾸리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윤장현 광주시장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인증까지 성큼성큼 다가설 수 있었다. 윤 시장은 시장이라는 신분을 내려놓고 실사단이 광주를 찾을 때마다 직접 만나 무등산권의 가치에 대해 설명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등을 강조했다. 당시 윤 시장의 태도에 감동한 실사위원 일부는 아직도 윤 시장의 안부를 물을 정도다. 학계에서는 전문가들의 도움이 컸다. 전공 분야가 아닌데도 내 일처럼 발 벗고 나선 이들이 많았고, 전남대 지질공학과와 자원공학과 교수들은 개인 시간을 쪼개면서까지 참여해줬다."

 

 

인증에 따라 기대되는 효과는.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그 자체가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유네스코에 등재됐다는 이유만으로도 세계 명소가 되기 때문이다. 무등산권 지질공원을 찾은 이들을 통해 양림동 근대문화역사마을, 5·18 등 광주의 문화유산은 자연스럽게 전 세계에 알려지게 될 것이다. 유네스코 등재는 광주의 모든 것이 살아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유네스코 사업이 월드컵, 올림픽 개최보다 더 중요하고 실익이 크다고 본다. 월드컵, 올림픽은 일회성 행사이지만, 유네스코 사업은 지속가능하고 영원히 간다. 무등산권 세계지질공원이 광주의 발전을 일구는 단초가 되기 위해서는 투자와 지역민의 관심이 필수적이다."

 

 

향후 과제는.

 

"무등산권에 포함된 담양, 화순 등은 아직 관련 학술 연구가 미흡하다. 이러한 학술연구를 포함해 무등산권 세계화사업을 3가지 방식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첫 번째가 학술연구라면 두 번째는 워크숍 개최를 통한 개발도상국의 유네스코 견인 및 교육이다. 세 번째로 각종 심포지엄, 워크숍 개최로 세계지질공원 성공 모들과 네트워크를 구축, 시너지를 확대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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