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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大보다 더 끈끈한 ‘참여연大’?

지방선거 앞두고 공세 퍼붓는 野…‘참여연대 프레임’의 정치학

이민우 기자 ㅣ mwlee@sisajournal.com | 승인 2018.04.24(Tue) 11:00:00 | 1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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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대학보다 좋은 대학이 참여연대라고 하는 비아냥이 회자되고 있다.”(4월16일 안상수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 부위원장)

 

“노무현 정부가 참여정부라면, 문재인 정부는 참여연대정부라 할 수 있다. 특정 이념에 기대 권력화한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의 참회가 필요하다.”(4월12일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

 

참여연대 논란이 뜨겁다. 보수진영은 문재인 정부에서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이 주요 요직을 꿰차고 있다며 맹공을 퍼붓고 있다. 이른바 이명박 정부 시절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인맥, 박근혜 정부 때 ‘태평성대(성균관대 출신의 약진)’와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이 야당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의 등장은 참여연대 논란을 부추겼다. 야권은 김 전 원장이 4월2일 취임한 직후 총공세에 나섰다. 야권은 김 전 원장이 국회 정무위원으로 있던 2014~15년 피감기관 예산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점을 지적했다. 이어 19대 의원 임기 종료를 앞두고 남은 정치자금을 더불어민주당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기부한 점도 문제 삼았다. 김 전 원장이 불명예 퇴진한 뒤에도 인사 검증 부실과 감싸기 의혹을 제기하며 전선을 확대했다. 이른바 ‘참여연대 프리패스 검증’이란 비판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일각에선 6·13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야당의 의도적인 정치 프레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왜 현 시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느냐는 시각이다.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은 대부분 정부 출범 직후에 기용됐다. 최근 김 전 원장에 대한 논란이 뜨겁긴 하지만, 한 사람 때문에 참여연대 출신 전체를 비판하는 모습이 부자연스럽다는 의미다. 최근 참여연대 논란을 둘러싼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고, 논란의 배경에 깔린 정치적 의도를 다각도로 취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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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 참여연대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2017년 6월1일 참여연대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방문해 ‘입법·정책 개혁과제’ 보고서를 전달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등은 이 자리에서 “적폐청산과 촛불 개혁을 이뤄 나라다운 나라에 대한 국민 열망에 부응해야 한다”며 보고서를 제시했다. 이 보고서엔 9대 분야 90개 정책과제가 담겨 있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 출신 김연명 당시 국정기획자문위 사회분과위원장은 “적극 참고하겠다”며 보고서를 넘겨받았다. 그로부터 7주가 흐른 7월19일, 국정기획자문위는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엔 참여연대가 제시했던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국정원 개혁 △최저임금법 개정 △근로기준법 개정 △아동수당법 제정 △기초연금법 개정 △종합부동산세법 개정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병행 추진 등의 내용이 상당수 반영됐다.

 

 

文 정부 최대 세력은 참여연대

 

참여연대는 1994년 ‘참여민주사회와 인권을 위한 시민연대’라는 이름으로 깃발을 올렸다. 최근 논란을 빚었던 김기식 전 금감원장이 박원순 변호사(현 서울시장)와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현 서울시교육감) 등과 뜻을 모아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운동권이 문민정부 출범 이후 여러 갈래의 흐름으로 나눠지면서, 시민운동 필요성에 공감하는 학생운동 출신 인사, 진보 성향 교수, 인권변호사 등 300여 명이 동참했다. 참여연대 설립 과정에서 주체들이 “우리가 지향하는 것은 좌실련”이라고 설명했던 것처럼 시민운동의 시초로 알려진 경제정의실천연합보다 더 과감하면서도 진보적인 이슈를 내걸었다. 이후 참여연대는 소액주주운동과 낙선운동, 반값등록금 운동 등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 가운데 재벌 개혁을 위한 소액주주운동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도했다. 2000년 총선에선 참여연대 사무처장이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총선시민연대를 이끌며 시민운동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참여연대 출범 24년을 맞는 2018년,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은 대한민국의 주요 정책을 총괄하는 정부 핵심 세력으로 떠올랐다. 참여연대 출신 핵심 인사로는 △경제정책 전반을 조율하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사법 개혁과 헌법 개정 임무를 맡게 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불공정거래를 감시하게 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보유세 인상 등 과세체계 개편을 책임지게 된 강병구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이 있다. 이 밖에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 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 홍일표·탁현민 청와대 행정관 등도 참여연대 네트워크로 분류된다.

 

역대 정부에서도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은 보수·진보 진영을 떠나 모두 중용됐다. 인지도를 쌓은 참여연대 주요 활동가들은 제도권으로 진출했다. 류석춘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가 2006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참여연대 출신 인사는 김영삼 정부 22명, 김대중 정부 113명, 노무현 정부 158명 등으로 대통령 산하기관, 국무총리 산하기관, 각 부처 위원회 자리를 차지했다. 초기 멤버였던 박원순 변호사는 서울시장으로, 조희연 교수는 서울시교육감으로 대한민국 수도 서울을 책임지는 행정가로 변신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최근 불명예 퇴진하는 시련을 겪었지만, 여전히 문재인 정부의 밑그림을 그린 실세 가운데 한 명으로 분류된다. 이 밖에도 한명숙 전 국무총리,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 장관, 권오승 전 공정거래위원장,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모두 참여연대 출신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대부분 참여연대 출신이 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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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프레임’ 지방선거 위한 포석?

 

문재인 정부 들어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이 요직에 발탁되는 배경은 뭘까. 정치권에선 참여연대가 주장해 왔던 어젠다들이 현 정부의 정책 방향과 맞아떨어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말대로 현 정부는 ‘촛불 시민의 힘’으로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시민의 정부다. 오래전부터 참여연대에서 주장해 왔던 개혁적 내용이 다수 반영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개혁 어젠다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적임자들을 찾다보니 참여연대 출신들에게 손을 내밀게 됐다는 분석이다. 일찌감치 정치권에 진출한 참여연대 출신들에 대한 긍정 평가도 한몫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과거 당에서 일할 때 보면,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이 혁신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의견을 내고 일처리 능력도 우수했다”며 “특정 출신 인사들이 인맥·학맥을 동원해 끌어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의원은 “정부를 구성할 때 관료를 제외한 외부 인사를 찾다보면 학계나 시민단체 출신을 기용할 수밖에 없다”며 “현 정부의 개혁 성향을 강하게 드라이브 걸기 위해 시민단체 출신들이 중용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야권의 시선은 곱지 않다. 과거 정권 때마다 특정 세력이 정부 요직을 독차지했던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의미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김기식 전 금감원장의 내정 사실이 발표된 직후 “참여연대라는 스펙만 있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기고 출세는 떼어 놓은 당상이 된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까지 벌인 김문수 한국당 서울시장 후보는 “참여연대 지금 하고 있는 걸 보면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은 “참여연대 출신들이 국정을 쥐락펴락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야권은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을 집중 공격하면서 ‘참여연대 게이트’로 비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차 대상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다. 조 수석은 김 전 원장이 사퇴하기 전까지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 전 원장의 보좌관 출신인 홍일표 선임행정관 역시 비난의 대상이 됐다. 야권은 조 수석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문 대통령의 사과를 거론하고 있다.

 

야권이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은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구도는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공격할 수 있는 기회다. 아울러 문재인 정권의 도덕성에 흠집 냄으로써 보수 결집을 동시에 성사시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당 내에서도 이 같은 점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4월16일 기자와 만난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을 언급하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시장, 조희연 교육감까지 포함해 참여연대 게이트로 몰고 가겠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출신이란 점만으로 비판해선 안 돼”

 

참여연대 출신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악의적인 프레임’이라는 입장이다.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출신으로 정의당에 입당해 민주당과 노선을 달리했던 박원석 전 의원은 “정권이 편향됐다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근거 없는 악의적인 프레임”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참여연대는 여당이나 야당, 보수와 진보 상관없이 권력을 감시하는 시민단체”라며 “참여연대 출신 인사라고 해서 서로 끌어주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두고 있는 ‘비례민주주의연대’ 공동대표 하승수 변호사 역시 “과거 한국의 민주화 이후 시민운동이 준(準)정당 역할을 해 오며 정치의 한 축을 담당한 결과물”이라며 “특정 이슈를 주도하면서 일종의 스타를 만들었고, 그 지지를 바탕으로 제도권에 진출한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참여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활동가는 “김기식 전 원장 사태 당시 참여연대가 나서서 비판했고, 김 전 원장 역시 참여연대의 비판을 듣고 사퇴 의사를 결심했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시민단체의 제도권 진출 문제는 다르게 평가할 수 있지만 참여연대 출신이라는 점만으로 비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참여연대 내에서도 크게 두 흐름이 공존하고 있다”며 “김기식 전 원장과 같은 ‘저승사자파’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같은 ‘부드러운 개혁파’가 서로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집 - 참여연대 인맥 관련기사]

 

SKY大보다 더 끈끈한 ‘참여연大’?

​▶ ​시민단체 신뢰도 감소…“재점검 절실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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