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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올린다는데 채권에 투자해도 되나요?

경제성장률 낮아질수록 채권 투자 유리…장기투자자에겐 지금 적기

전소영 연합인포맥스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4.25(Wed) 14:00:00 | 1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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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진행 중이다. 미국은 이미 2015년 말부터 기준금리를 올리며 제로금리에서 벗어났다. 미국은 3월에도 금리를 인상하면서 한국보다도 기준금리가 높아졌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6년5개월 만에 1.50%로 인상한 후 추가 금리인상 카드를 만지고 있다. 내년에는 유로존과 일본도 그동안 풀었던 유동성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채권 금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채권 금리는 중앙은행이 제시하는 기준금리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통상 채권 금리는 채권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올라간다는 것은 채권 가격이 떨어진다는 뜻이다. 즉,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는 채권 투자를 피해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필자는 7년여 동안 증권사에서 채권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겪었다. 이후 연합인포맥스에서 채권전문기자로 활동하면서 유동성을 흡수하는 시기를 경험하고 있다. 현장에서 깨달은 교훈은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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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실제가 다른 채권 투자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글로벌 유동성이 줄어들고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시기에 채권에 투자해도 되나요?”라고. 투자하는 사람의 성향과 투자 기간에 따라 조언할 수 있는 범위도 달라진다. 적어도 필자가 느꼈던 채권 투자자의 성향은 대체로 채권을 장기간 보유하고, 안정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싶어 한다. 이런 성향의 투자자라면 “지금이 채권 투자의 적기다”라고 자신 있게 조언할 수 있다.

 

채권 금리를 결정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다. 금리는 기본적으로 채권을 발행하는 주체 즉, 돈을 빌리고자 하는 기관의 신용도에 영향을 받는다. 신용도가 높다면 빌리는 금리(발행금리)가 낮다. 시간이 지나도 신용도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국가가 발행하는 채권 금리는 그 나라의 성장에 영향을 받는다. 한국이 고도 성장을 기록하던 시기에는 채권 금리 또한 높았다. 금융위기 이전만 해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5%를 넘었다. 당시 3년 만기 국고채는 6%가 넘는 금리에 거래됐다.

 

금융위기 여파로 성장이 둔화한 데다 급속한 고령화까지 진행되면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자연스럽게 금리도 내려왔다. 총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경제가 과거처럼 성장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 저성장 시대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언뜻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다. 금리와 성장이 한 방향으로 간다면, 금리는 계속 낮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중기적인(2~3년) 시계에서 성장과 물가 흐름을 고려한다. 경제가 확장하는 시기에는 물가 상승률도 덩달아 높아진다. 이럴 때는 중앙은행이 물가상승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서 유동성을 흡수한다. 반대로 경기가 위축될 때는 디플레이션(Deflation)에 빠지지 않기 위해 기준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돈을 공급해 경기를 부양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절해 성장을 촉진하거나 과열양상을 조절할 수는 있지만, 경제 흐름의 추세를 변화시키기는 어렵다. 한국은행이 실행하는 통화정책은 어찌 보면 미세조정(Fine tune)이라고도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예전처럼 고도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 아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도 저성장을 우려했다.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을 해야 하고,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범정부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즉, 당장은 금리를 올릴 수 있지만 무한정으로 금리를 올릴 수는 없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성장 동력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금리를 과도하게 높이면 금리 인상의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장기 성장률이 하락한다면 금리가 일시적으로 높아질 때 채권을 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 셈이다.

 

 

“무한정 기준금리 인상 불가능”

 

저성장 기조를 이용해 개인이 채권에 투자해 큰 수익을 낸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정부는 2012년 10월, 최초로 30년 만기 국고채를 발행했다. 30년 동안 연금처럼 6개월마다 한 번씩 3%의 이자를 받을 수 있고, 만기까지 원금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고액 자산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게다가 저성장 고령화 시대를 맞아 채권 금리는 계속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이 채권의 인기 비결 중 하나였다.

 

이런 호응 덕분에 정부가 처음으로 발행한 3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와 비슷한 수준에서 형성됐다. 만기가 20년이나 차이 나는 채권이었지만 시간 위험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 누가 봐도 비싸 보였던 30년 만기 국고채였다. 발행 직후부터 이 채권의 금리는 계속 올랐다. 채권이 발행된 지 1년3개월 만에 이 채권 금리는 4.045%로 100bp가 올랐다. 발행 당시 기준가격 1만원이었던 이 채권의 가격은 8244원으로 20% 가까운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은 채권의 편이다. 채권은 만기가 짧아질수록 시간 위험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상승한다. 게다가 꼬박꼬박 이자도 나오는 기특한 투자상품이다. 2014년 경기 둔화를 우려한 한국은행은 그해 8월부터 2016년 6월까지 기준금리를 2.25%에서 1.25%까지 100bp 인하했다. 그리고 기준금리가 낮아지는 과정에서 3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1.441%까지 떨어졌다. 그 당시 발행된 3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018년 4월, 2.65% 정도에 형성돼 있다. 채권 금리는 발행 당시보다 0.35%포인트 정도 낮아진 만큼 투자자들은 이익을 얻게 됐다.

 

채권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올해 추가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채권 시장에 달가운 소식은 아니다. 하지만 한국은행이 추정하는 잠재성장률은 2%대 후반이다. 잠재성장률은 하락 추세에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미국처럼 꾸준히 여러 차례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중론이다. 우리 경제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고 성장률이 점차 낮아진다고 전망한다면, 채권 투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봐도 괜찮다. 채권 투자의 적기가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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