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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팡이 짚고 다니기 캠페인’을 벌이자

[유재욱의 생활건강] 보행속도 느려지면 치매 발생?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4.28(Sat) 16:00:00 | 14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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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속도가 느려지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의 발표인데, 보행속도가 느린 사람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보행속도가 느려진다는 것은 뇌 기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뇌 기능이 떨어질수록 보폭도 줄어들고 보행속도도 느려지게 마련이다. 그러니까 보행속도가 치매와 연관된다기보다는 뇌 기능이 떨어지면 보행속도도 느려지고, 치매 발생률도 높아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보행속도가 느려지는 뇌 질환은 여러 가지가 있다. ‘소뇌위축증’이라는 소뇌 기능이 떨어지는 병은 평형감각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폭도 줄어들고, 발 사이 간격도 넓어져서 엉거주춤하게 걷는 현상이 일어난다. 보행속도 감소는 인지기능에 영향을 많이 주는 치매보다는, 운동장애를 일으키는 파킨슨병에서 더 흔히 나타난다. 물론 알츠하이머 치매도 증상이 악화되어 보행이 불가능해지는 지경에 이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기억력 감퇴나 언어능력 저하가 먼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병 환자의 걸음걸이는 특징적이어서 걷는 것만 봐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을 정도다.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구부정한 자세로 앞으로 쏟아지는 듯한 걸음을 걷게 되며, 보폭이 줄어들어 종종걸음을 하게 된다. 특히 보행을 시작할 때 힘겹게 시작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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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걸으면 뇌 기능 개선 가능

 

그렇다면 반대로 보폭을 넓히고 보행속도가 빨라진다면 우리의 뇌 기능은 개선될 것인가? 예전에는 모든 영향은 뇌에서 말초 쪽으로 하행으로만 미친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말초의 자극이 뇌와 상호관계를 한다는 견해가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잘 걷는 것만으로도 뇌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팔을 힘차게 흔들고 걷는 것은 중요하다. 걸을 때 팔과 다리를 교차해 흔드는 동작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차원적인 동작이다. 나이가 들수록 팔을 힘차게 흔들면서 걸으면 뇌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

 

노인들이 힘차게 걷는 데 있어서 한 가지 문제점은 ‘낙상’이다. 노인들은 자칫 넘어지면 쉽게 골절되고, 회복도 오래 걸리며, 병상에 누워 있는 동안 여러 가지 합병증이 생겨 큰 문제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80세 이상의 사망원인 1위가 낙상인 것을 보면 낙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 수 있다.

 

낙상을 예방하는 가장 간단하고도 좋은 방법은 지팡이를 이용하는 것이다. 지팡이를 짚으면 균형이 무너져도 잘 안 넘어진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지팡이 짚는 것을 유독 싫어한다. 노인네처럼 보인다는 이유다. 이웃 나라 일본만 가 봐도 많은 사람들이 지팡이를 짚고, 네 바퀴가 달린 보행기를 밀고 다니는 노인분들도 많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젊은 사람들도 다리가 불편하면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광경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것이 나이 들어 보인다는 의식을 바꿔야 한다. 나는 ‘지팡이 짚기 캠페인’을 벌이고 싶다.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영화에서 영국 신사처럼 멋진 지팡이를 들고 다니면 어떨까 생각한다. 그래서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것이 이상하거나 불편해 보이는 것이 아니라 멋진 소품으로 인식되었으면 좋겠다. 또 한국의 뛰어난 디자이너들이 실용적이면서도 멋진 지팡이를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패션 소품으로 들고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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