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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북미회담 장소, 몽골이냐? 아세안이냐?

北 ‘열차 이용 가능한 몽골 선호’…美 언론 “싱가포르 유력”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4.28(Sat) 17: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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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지구촌의 관심은 5월 또는 6월 초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이다. 북·미 양국은 한국전쟁 이후 첫 공식적인 만남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물밑 협상을 벌이고 있다. 당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정상회담을 수락한 직후 일부 미국 언론들은 협상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조심스럽게 예상했지만,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우방인 중국 선양(瀋陽)에서 여는 것도 현실적으로 높지 않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경호뿐만 아니라 북한이 희망하는 곳에서 회담을 열 경우 김정은만 국제사회에 부각시켜줘 회담의 정당성이 북측에 유리하게 전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현재 후보지 2곳으로 압축됐다”

 

당초 외교가에서는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중립국 성격의 스위스와 스웨덴, 싱가포르, 몽골(울란바토르), 인도네시아 등이 거론됐다. 스위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학창시절을 보낸 곳이며 스웨덴은 최근 북·미 간 실무접촉이 진행되는 장소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더군다나 두 국가 모두 역사적 회담을 자국에 유치하는데 적극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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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럽에서 회담이 열리면 김 위원장이 비행기를 타고 가야하는데 유엔의 대북제재로 중간 기착지에서 급유하기가 쉽지 않다.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는 1970년대 제조된 비행기로 5000킬로미터까지는 중간 급유 없이 날아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과 스웨덴, 스위스는 7200~8500킬로미터 거리다.  물론 북한도 장거리 이동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스위스, 스웨덴까지 가려면 이동시간만 8~9시간 걸린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은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을 유력후보지로 보고 있지만 이 또한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 그렇다고 김 위원장이 미국령인 괌까지 날아가기도 쉽지 않다. 현재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는 곳은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와 동남아 국가인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이다. 몽골은 전통적으로 북한과 우호관계가 깊은데다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적극적이다. 북한에서 울란바토르까지 비행시간은 대략 3시간 정도 걸린다. 몽골이 북한의 우방인 중국,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는 점도 북한에게는 긍정적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국경만 개방한다면 비행기가 아닌 열차로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다. 올 3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 참석할 때 김 위원장은 열차를 이용해 중국으로 건너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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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몽골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관계가 소원해졌지만 몽골과 북한은 1948년 수교 이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올해로 수교 70주년이 됐다. 대사관 위치도 수도인 울란바토르 시내 중심에 있다. 참고로 우리와 몽골은 1990년에 가서야 정식 수교를 맺었다.  

 

반대로 CNN, CBS 등 미국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싱가포르를 회담장소로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올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의장국이다. 2015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 대만 총통 간 첫 양안 정상회담도 싱가포르에서 열렸다. 림타이웨이 싱가포르국립대 동아시아연구소 연구원은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에 “싱가포르는 북·미 양국과 모두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갖고 있는 중립국가여서 중립적이면서 적극적인 회담을 갖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했다.  

 

대외적 위상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회원국이 국제 분쟁의 중재자로 나서는 것에 아세안도 발벗고 나섰다.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도 “기후변화와 테러리즘 등 국제 문제에 아세안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보기관도 싱가포르를 정상회담 장소 1순위 후보지로 보고 있다. CNN,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도 정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몽골도 후보지로 적합하지만 접근성 측면에서 싱가포르만큼 이상적이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스위스, 북한 1호 전용기 급유 힘들어

 

물론 반대 의견도 있다. 싱가포르가 미국과 더 가깝기 때문에 북한이 회담장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랴오닝사회과학원의 한국문제 전문가 루차오 연구원은 “미국은 분명 싱가포르를 원하겠지만, 북한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우에 따라 싱가포르가 아닌 또 다른 아세안국가가 정상회담 장소로 낙점 받을 수 있다. 이 때 예상되는 곳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다. 태국은 정부 차원에서 회담장 제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미국이 아세안 공략의 전초기지로 보는 국가다. 우리와의 우호관계도 깊다. 문재인 정부의 ‘신(新)남방정책’ 두 축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다. 더군다나 두 나라는 남중국해를 놓고 중국과 보이지 않는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입김을 배제한 채 회담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기에 유리하다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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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거리적으로도 베트남, 인도네시아는 김정은 위원장 전용기가 중간급유 없이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다. 베트남과 북한은 과거 미국과 전쟁을 벌인 공통점이 있다. 베트남전쟁 시 북한은 5000만 달러 상당의 현금과 군수물자를 지원했을 뿐만 아니라 대학생 2000여명을 북한으로 데려와 교육 등 각종 편의를 제공했다. 국교 수립은 1950년에 이뤄졌다. 베트남 입장에서는 중국,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다. 북한의 개혁·개방의 모델로 베트남식이 거론되고 있는 것도 회담 개최에 긍정적이다.

 

아세안 “국제 분쟁 해결에 회원국 적극 나서야” 강조

 

인도네시아도 전통적으로 북한과 우호관계에 있다. 나중에 가짜뉴스로 밝혀졌지만 지난해 4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김정은의 망명을 설득하라”고 했다며 인도네시아가 유력한 망명후보지로 거론됐었다.

 

1964년 국교를 수립한 북한과 인도네시아는 김일성 주석 시절부터 북한과 우호를 다져왔다. 국교 체결도 9년가량 우리보다 빠르다. 인도네시아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는 김일성 주석과 형제애를 강조한 대표적인 비동맹국가 정치인이다. 김일성뿐만 아니라 김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도 인도네시아 정치인들과 친분이 두텁다. 수카르노의 딸이자 추후 인도네시아 최초 여성대통령 자리에 오른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평소 김정일과의 관계가 ‘남매지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런 역사적 관계 때문에 남북 관계가 경색될 때마다 평양과 서울을 오가며 긴장 완화에 노력한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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