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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위협 피하려면? “저감시공 외 근본적 해법 없다”

[인터뷰] 박경북 김포대 보건행정과 교수 “실효성 없는 정부 대책, 자신은 자신이 챙겨야”

송응철 기자 ㅣ sec@sisajournal.com | 승인 2018.04.30(Mon) 16: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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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은 4월9일 고농도 라돈이 검출된 전국 초·중·고등학교 명단을 공개했다(제1486호 [단독]침묵의 살인자 라돈, 당신 아이를 노린다’ 기사 참조). 독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라돈이 무엇인지, 얼마나 위험한지, 측정은 어떻게 하는지, 저감 조치는 어디에 의뢰해야 하는지 등 많은 문의가 쏟아졌다. 시사저널은 전문가 릴레이 인터뷰를 통해 라돈에 관한 독자들의 궁금증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해당 보도 이전까지만 해도 ‘라돈’은 일반에 생경한 개념이었다. 지금도 라돈의 면면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라돈은 대체 무엇일까. 이런 궁금증을 안고 4월25일 라돈 전문가인 박경북 김포대 보건행정과 교수를 만났다. 그는 이날 라돈의 위험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러면서 라돈의 위협이 비단 교실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지구상의 어느 곳도 라돈 안전지대는 없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지면과 가까운 개인주택이나 아파트 저층만이 라돈 위험지역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에도 일침을 가했다. 오히려 고층이 더욱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한다. 대체 우리는 어떻게 라돈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켜낼 수 있을까. 박 교수가 말하는 라돈 대책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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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발암물질인 라돈은 ‘침묵의 살인자’로도 불린다. 라돈은 무엇이며 얼마나 위험한 물질인가.

“라돈이 폐암을 일으키는 위험물질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라돈은 다른 원소와 화합해 반응을 일으키기 어려운 불활성 기체다. 무색·무취·무미의 가스로 사람의 감각기관으로는 감지가 불가하다. 따라서 라돈에 의한 폐암의 위해를 언급할 때 라돈 그 자체로 인한 피폭보다는 ‘라돈자손’에 의한 피폭을 중요하게 보는 것이 타당하다. 라돈의 붕괴과정에서 생성되는 Po-218·Pb-214·Bi-214·Po-214 등의 라돈자손은 공기 중의 먼지나 수증기 등에 부착돼 에어로졸(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 상태의 작은 입자)을 형성하게 된다. 이때 호흡을 통해 에어로졸 형태의 라돈을 흡입하게 되면 폐에 흡착돼 붕괴를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장기적으로 폐암을 유발할 수 있는 생물학적 손상이 야기될 수 있다.”


앞선 기사에서는 라돈을 ‘교실 내’ 문제로 한정해 다뤘다. 이외에 어떤 지역이 라돈의 위협에 노출돼 있나. 

“라돈 가스는 약 85% 이상이 지반의 토양이나 암석으로부터 방출된다. 단독주택이나 지하공간 하층부의 갈라진 틈이나 벽 사이의 공간, 건물 배관로를 통해 실내에 유입 될 수 있다. 아파트 등 고층건물에서도 지반특성이나 건축자재 및 건축물 구조 등으로 환경기준 이상의 라돈이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지하공간은 특히 라돈에 취약하다. 실제 2015년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지하터널 배수펌프장에서 일하던 설비직원이 폐암으로 사망한 일이 있었는데, 역학조사 결과 라돈에 의한 폐암으로 산재판정을 받았다.”


본지 보도 후 라돈 대책에 대한 문의가 쇄도했다. 대책으로는 무엇이 있나. 

“토양 라돈농도가 높은 지역의 경우 신축 시 라돈 유입 방지를 위한 저감시공(밀봉·ASD)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기존 주택이나 교실 등은 환기시스템 설치를 통한 강제 환기나 ASD를 이용해 실내 라돈을 저감할 수 있다. 저감시공 시 꼭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저감방법을 선정해야 한다. 무엇보다 주기적으로 실내 라돈 농도를 측정해 라돈의 위해성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돈에 노출된 곳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방’을 하는 것이 최선으로 보인다. 

“불행히도 저감시공 등을 시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라돈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앞서 언급했듯 주기적인 환기가 가장 적절한 예방책일 수는 있겠지만, 영구적인 예방이라고는 볼 수 없다. 라돈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누구에게나 닥쳐올 수 있는 위협이다.”


대전시는 최근 학교 내 라돈 저감을 위해 100억원을 투입해 공기청정기를 설치하기로 했다. 실효성이 있는 대책인가.

“과학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라면 실효성이 없다는 것을 모두 알 것이다. 불활성 가스는 공기청정기 특성상 잡아낼 수 없다. 활성탄을 가득 채운 필터를 사용하고, 이를 매일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잡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마저도 모두 걸러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전시의 조치는 급한 불을 끄기 위한 것 내지는 보여주기 위한 조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현장 실무자로서 정부의 라돈 대책에 대해 평가한다면. 

“국민의 인식변화를 위해서는 라돈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과 교육이 필요하다. 그러나 정부조차도 잘못 알고 있는 지식이 적지 않은 실정이다. 대표적인 것이 교육부나 환경부는 1층 위주로 라돈 발생한다는 인식이다. 건축자재 발생여부와 굴뚝효과(Stack effect·고층 건축물이나 굴뚝, 가스관 등에서 부력에 의해 공기가 흐르는 현상)에 의한 영향도 분석해야 한다. 라돈은 어쩌면 저층보다 고층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


정부가 추진해야 할 대책은 무엇인가.

“정부의 대책은 단기적인 측면과 장기적인 측면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단기적인 측면에선 라돈지도 등 체계적인 자료축적을 위한 주기적인 측정사업을 벌여야 한다. 대국민 교육 및 홍보도 매우 중요하다. 장기적인 측면에선 앞서 언급했듯 주택을 매매할 때 라돈정보에 대한 당사자 간 교환을 법으로 강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돈의 환경피해에 대한 경각심 제고는 물론 환경피해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기존의 가습기살균제나 석면피해구제와 같이 라돈도 환경오염피해구제 제도처럼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일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환경오염피해와의 인과관계 규명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


라돈 대책과 관련해 당부할 말이 있다면. 

  

“현재로선 라돈에 대한 대책을 정부에만 의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자신은 자신이 신경써야 한다는 얘기다. 개인주택 거주자는 스스로 라돈 농도를 측정하고 저감 대책을 세워야 하고 아파트 거주자도 개인이 라돈 농도를 측정 검사해 건설회사 등에 책임을 물어야한다. 공공시설의 경우는 해당 기관에서 조사 분석을 실시해 근무자들에게 라돈으로 부터 안전한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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