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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미투는 감성혁명인가?

50주년 된 ‘68 혁명’은 지금 우리에게 무엇인가

김정헌 화가 서울문화재단 이사장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5.02(Wed) 14:00:00 | 1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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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미투 운동은 감성혁명이다. 요즘 들어 번지는 미투 운동은 나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동안 만났던 많은 여성들, 젊은 대학교 제자들이나 미술계의 젊은 후배들, 그 밖의 여러 가지 사회활동을 하면서 만났던 여성들…. 사회적 지위나 위계에 의해 그들의 감성에 피해를 입히지는 않았는지? 일일이 다 기억을 소생시킬 수는 없지만 이번 미투 사태는 남성인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금년은 1968년 전 세계적으로 번진 68혁명이 일어난 지 50년 되는 해다. 50년이 지난 지금 68혁명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내가 어렸을 때만 하더라도 어른들은 독일 라인강의 기적을 예로 들면서 곧잘 절약과 검소를 강조하곤 했다. 담배를 피우기 위해 세 사람이 모여야 성냥 한 개를 그어댔다는 전설적인 이야기부터 장발과 짧은 미니스커트는 어른들의 질책을 받았고 심지어는 단속의 대상이었다. 길거리에서 남녀가 손을 잡거나 껴안고 있으면 대번에 근엄한 어르신들이 쫓아와 호통을 치곤 했다. 통기타를 치며 ‘자유’를 노래하기란 물론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리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그랬던 모양이다.

 

그러니 젊은 사람들이 제대로 숨 쉴 수가 있었겠는가? 그런 사태를 뒤집은 것이 68혁명이다. ‘어른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쳐 놓겠다’고 외치며 유럽의 대학에서부터 시작된 68혁명은 전 세계로 들불처럼 번졌다. 월남전 반대 운동과 겹쳐 미국의 우드스톡엔 40만 명이 운집해 며칠 동안 ‘상상력의 자유를’ 노래하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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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68혁명을 마르쿠제와 카치아피카스 같은 학자들은 ‘에로스 이펙트(Eros Effect)’라 불렀다. 마르쿠제는 이를 ‘삶의 총체적 본능’이라 했고, 카치아피카스는 《신좌파의 상상력》에서 ‘해방을 향한 본능적 욕구 혹은 억압에 저항하는 원초적 본능’이라 해석했다.

 

이는 억눌린 감성을 해방하는 일이다. 그동안 권력과 기득권으로부터 억눌린 젊은이들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이다. 특히 남성 권력으로부터 차별화되고 억압당해 왔던 여성들이 당당하게 사회의 전면에 나선 것은 일종의 역성(易性)혁명이며 문화혁명이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다 같이 억눌렸던 감성을 되찾은 ‘감성혁명’인 것이다.

 

그 당시 68혁명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을 때 우리는 엉뚱하게도 미국의 요구에 의해 월남전에 참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월남전에 무고한 청년들을 보낸 박정희가 죽고 난 80년대부터 서서히 젊은이들이 독재 권력에 저항하기 시작했는데 그 정점이 1987년 ‘6월 항쟁’이다. 그러나 이 ‘6월 항쟁’은 일종의 정치투쟁으로 독재정권을 끌어내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젊은이들의 감성을 변화시키는 데는 부족한 듯 보였다.

 

그러다 4·16 참사에서 시작된 ‘슬픔의 연대’는 2016년이 되어서 거대한 촛불시민혁명을 만들어냈다. 광화문의 촛불은 세대와 성별의 차이 없이 모두가 연대하고 함께하는 피 흘리지 않은 혁명이었다. 광화문광장에서 우리는 같이 함성을 지르며 같이 울고 같이 웃었다. 알게 모르게 이 광화문광장에서의 촛불시민은 모든 이들의 차별과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요구했다. ‘해방을 향한 본능적 욕구’, 특히 여성들로부터 터져 나온 것이 바로 ‘미투 운동’이고 ‘감성혁명’인 것이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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