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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는 기다림의 섬, ‘신이 빚어낸 작품’ 백령도

[맛있는 힐링, 옹진 섬] 백령도

구자익 인천취재본부 기자 ㅣ sisa311@sisajournal.com | 승인 2018.05.04(Fri) 17:00:00 | 148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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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곡지지(鴻鵠之志)’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직역하면 ‘기러기나 따오기의 뜻’이지만, 의역하면 ‘원대한 뜻이나 큰 포부’로 풀이된다. ‘홍’은 기러기를 뜻하고 ‘곡’은 고니(白鳥)나 따오기를 의미하지만, 여기서는 ‘크다’는 의미로 쓰였다. 특히 ‘곡’은 목이 길고 흰 깃털을 가진 고니나 따오기의 모습을 표현하는 단어로 많이 쓰인다. ‘곡도(鵠島)’가 그렇다. 우리말로 풀어보면 ‘고니의 섬’ 또는 ‘따오기의 섬’이다. 이는 백령도(白翎島)의 옛 이름이기도 하다. ‘백령’이 ‘흰 깃털’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백령도를 ‘따오기의 섬’으로 부르기도 한다.

 

백령도는 ‘곡망(鵠望)’이라는 말을 빼놓고 설명할 수 없다. 곡망은 ‘따오기처럼 목을 길게 빼고 애타게 기다린다’는 뜻이다. 백령도 앞바다의 인당수에 빠져 죽은 심청은 아버지가 눈을 뜨게 되기를 애타게 기다렸고, 한국전쟁 때 황해도에서 피난 온 주민들은 지금도 눈앞에 보이는 북녘의 고향에 갈 날을 간절히 그리워하고 있다. ‘맛있는 힐링, 옹진 섬’의 여덟 번째 탐방지는 서해바다의 종착역 백령도다.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4시간 정도 달리면 백령도 용기포항여객터미널에 들어선다. 하루에 세 차례씩 쾌속선이 운항한다.

 

백령도는 매년 5월이 되면 까나리 잡이로 분주하다. ‘물 반, 까나리 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이 잡힌다. 봄 까나리는 살이 통통하고 기름이 차 상품성이 좋다. 까나리는 불포화지방산이 멸치보다 3배나 많다. 칼슘과 단백질, 회분이 풍부하고 7가지 필수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 있다. 1년생 까나리는 액젓을 담글 때 쓴다. 그보다 어린 까나리는 삶아서 말리면 멸치 대용으로 좋다. 가을이 깊어갈 때쯤 제대로 발효된다. 이때 비린내는 사라지고, 단맛과 감칠맛이 좋아진다. 김장김치에 넣으면 신선도를 높여주고 숙성을 도와준다. 또 다양한 나물무침이나 국물요리에 소금이나 간장 대신 넣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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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나리액젓으로 간 맞춘 메밀냉면

 

메밀로 만든 음식도 유명하다. 한국전쟁 때 황해도에서 피난 온 이주민들이 메밀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백령도의 특산물이 됐다. 메밀로 만든 음식 중 까나리액젓을 넣어 먹는 메밀냉면이 명성을 떨치고 있다. 메밀껍질을 같이 갈아 넣어 면을 만들기 때문에 풍미가 진하다. 육수 대신 면을 삶아낸 면수를 사용하는 황해도식 냉면인데, 까나리액젓으로 간을 맞추는 게 특징이다. 백령도 사람들은 비빔냉면이나 물냉면을 잘 먹지 않는다. 주로 ‘반냉’을 먹는다. 모양새는 비빔냉면과 물냉면의 중간쯤이다.

 

메밀로 만든 짠지(김치)떡도 별미다. 반달 모양의 만두같이 생겼다. 찐 찹쌀가루와 메밀가루에 밀가루를 넣은 반죽으로 피를 만든다. 여기에 적당히 익은 김치와 자연산 굴로 만든 소를 넣어 만두처럼 빚는다. 먹을 때는 피에 참기름을 두르기도 한다. 메밀칼국수와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또 백령도 해삼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 거의 전량이 중국으로 팔려 나간다. 중국 상인들은 백령도 해삼을 다른 지역 해삼보다 20% 정도 가격을 더 쳐준다. 비단가리비·전복·성게·소라·섭·돌미역·돌다시마 등도 청정한 백령도 바다의 특산물이다. 옹진군은 사곶냉면(메밀냉면·굴칼국수·굴빈대떡)과 잔디가든(해삼야채비빔밥·다시마정식·굴전), 삼삼구이(두부전골·두부부침전골·콩비지) 등의 음식점을 ‘청정옹진 7미(味) 맛집’으로 선정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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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의 해금강’ 두무진, 탄성 자아내

 

백령도는 북위 37도 58분에 위치한 서해 최북단 섬이다. 북한 장산곶에서 배로 불과 30분 거리다. 우리 땅보다 북한 땅이 오히려 더 가깝다. 북방한계선(NLL)이 손이 닿을 듯이 가깝기 때문에 남북 간 군사적 마찰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 2010년 3월26일 밤 9시22분쯤 백령도 서남방 2.5㎞ 해역에서 경비작전을 수행하던 우리 해군의 천안함이 북한제 감응어뢰의 수중폭발로 40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되기도 했다.

 

백령도는 조선의 충신 이대기가 ‘늙은 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로 절경을 자랑한다. 특히 두무진은 서해안의 해금강으로 불린다. 누구나 외마디 탄성으로 마주하게 된다. 형제바위와 선대암, 바다에서 수직으로 99m나 솟아오른 병풍바위, 코끼리바위 등의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사곶해변은 천연 비행장으로 유명하다. 한국전쟁 때 미군이 비행장으로 이용했다. 전 세계에 천연 비행장은 이탈리아의 나폴리 해변과 사곶해변 둘뿐이다. 미세한 규암가루(규조토)가 두껍게 쌓여 이뤄졌다. 길이는 약 4㎞이고 폭은 200m에 달한다. 콩돌해안은 반드시 맨발로 걸어봐야 한다. 관광객들에게 적잖은 선물을 주는 곳이다. 콩알만 한 것부터 계란만 한 색색의 둥근 자갈들이 가득하다. 콩돌찜질이 피부병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하늬해변에서는 물범을 만날 수도 있다. 은회색 바탕에 타원형 점무늬를 가진 잔점박이물범이다. 여름철에 하늬해변 앞 돌섬에서 200~300여 마리가 집단으로 서식한다. ‘우용’ ‘해표’ ‘강치’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심청각에서는 처연한 표정으로 치맛자락을 움켜 쥔 효녀 심청상을 볼 수 있다. 심청이 빠졌다가 되살아난 인당수는 장산곶과 백령도의 중간쯤에 있다고 한다. 중화동 교회는 백령도 기독교의 성지다. 1898년에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새문안교회(1885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설립됐다. 교회 입구에 높이 6m가 넘는 무궁화나무가 자라고 있다. 국내에서 가장 큰 무궁화나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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