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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군사력 경쟁…태평양 잡으면 세계 패권 장악

[양욱의 안보브리핑] 동북아 지역 美·中 군사력 경쟁 갈수록 치열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대응센터장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5.09(Wed) 14:00:00 | 14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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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모두 승리를 거둔 미국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소련에 대항해 자유세계의 수호자를 자처했다. 이후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미국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이 됐다. 호적수가 없는 강대국이 등장함으로써 더 이상 강대국 간 전쟁은 없을 거라는 성급한 관측이 나왔던 것도 그 무렵이다. 세계는 미국의 힘에 기반한 평화의 시대를 기대했다.

 

그러나 이후 새로운 세력이 떠올랐다. 바로 중국이다. 폭발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세계를 당장이라도 먹어치울 기세다. 그러나 쉬운 문제는 아니다. 에너지와 자원의 확보, 중국 중심의 금융경제구도 형성 등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도광양회(韜光養晦)라며 발톱을 숨기고 있던 중국이 미국을 향한 본격적인 도전을 시작한 것은 바로 시진핑 집권기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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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력 약진에 기반 둔 중국몽

 

시진핑은 과거 중국 지도자들과는 달리 집권 어젠다로 매우 큰 개념을 제시했다. 바로 중국몽(中國夢)이다. 중화민족을 부흥시키겠다는 커다란 그림은 2014년엔 일대일로(一帶一路)라는 경제 전략과 연결됐다. 이러한 경제 전략이 가능한 것은 역시 군사력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중국은 ‘새로운 강군의 꿈(新强軍夢)’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중국군의 발전은 눈부시다. 애초에 규모가 큰 군대였지만, 인민전쟁을 통해 창설된 군대이다 보니 중화기나 첨단장비가 부족했었다. 한국전쟁이 엄청난 성장의 계기가 되긴 했어도 기본적으로 군사력 건설엔 엄청난 재정이 필요했다. 1950~60년대 중국의 경제로는 미국이나 소련에 대항할 만한 군사력 건설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그나마 뒤늦게 핵개발을 하면서 지역강국으로서 명목을 유지하기 위해 발버둥 쳤을 뿐이다.

 

덩샤오핑 집권 후 중·월(베트남)전쟁에서 사실상 패배해 충격을 받은 중국군은 개혁을 시작했다. 인민전쟁의 틀에서 벗어나 재래전쟁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군비증강을 위해 부족한 자금은 군관구(軍管區)에서 직접 사업체를 관리해  마련하도록 해 줬다. 그러나 1996년 대만해협 위기가 도래하자 미 항모전단 2개의 위력 앞에 중국은 무릎을 꿇었다. 그 이후 중국은 1996년부터 2015년 사이에 연평균 GDP(국내총생산)의 11%를 군비확장에 투입했다. 그리하여 중국은 냉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국방력 증강사업을 펼친 나라가 됐다.

 

중국은 3개 군구에 북해·동해·남해 3개 함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바로 이 3개 함대에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증강전략은 세계사에서 헤게모니를 쥔 국가들은 모두 강한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생각에 근거를 둔다. 시작은 수상함 전력부터였다. 우선 덩치 키우기에 나섰다. 특히 노후 구축함을 미국의 이지스 구축함과 유사한 함종으로 교체하기 시작했다.

 

2003년부터 6척 건조한 란저우급(052C형)을 시작으로 현재는 쿤밍급(052D형) 방공구축함을 13척이나 진수(進水)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작년 6월말에는 최신형 이지스함인 055형까지 진수했다. 055형은 무려 1만3000톤급 대형 함정으로, 동북아에서 가장 큰 수상전투함이다. 중국은 4월29일엔 2번함까지 진수했다. 그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수상전력으로 장카이II급(054A형) 호위함은 지난 1월까지 무려 26척이나 완성했다.

 

물 위에서뿐만 아니라 물속에서도 중국 해군은 강하다. 보유한 잠수함은 무려 68척이다. 하지만 중국 잠수함은 너무 시끄러워 쉽게 탐지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 실제로 중국 최초의 SSBN(전략원잠)인 샤급(092형)은 운용에 실패해 1척에서 건조가 끝났으며, 1970년 취역한 한급(091형) SSN(공격원잠)도 수중 소음이 심각해 쉽게 탐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옛날 얘기다. 현재는 집중적인 개량을 통해 093형·095형 SSN이나 094형 SSBN 모두 정숙성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SSBN 5척, SSN은 6척이며 나머지 50여 척은 모두 재래식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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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북해·동해·남해에 3개 함대 보유

 

이렇게 덩치를 키우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해군력의 정점인 항모전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항모 1척을 지키기 위해선 최소한 4척 이상의 수상함과 2척 이상의 공격원잠 전력이 필요하다. 중국이 6척의 항모전력을 유지하려면 적어도 24척의 이지스 구축함과 8척의 공격원잠이 필요하다. 기존 쿤밍급으론 대공미사일을 겨우 18발 보유하는 정도여서 그 2배 정도의 미사일을 보유하는 055형으로 보완해야만 한다.

 

또한 핵심이 되는 항모전력 증강도 고민이다. 2012년 취역한 랴오닝급(001형)은 구소련이 건조하다 중단한 함정을 도입해 만든 항모다. 그러나 애초에 캐터펄트 사출기 없이 스키점프대로 이륙시킴으로써 J-15 페이샤 함상전투기는 폭탄 장착량이 0.5톤에 불과하고 작전반경도 120km로 제한된다. 함정도 작은 편이어서 탑재할 수 있는 전투기도 24대에 불과하다. 001형의 교훈을 바탕으로 중국 스스로 건조한 001A형을 작년 4월말 진수했지만 여전히 캐터펄트가 없으며 함상전투기 탑재 수가 36대 정도로 늘어난 것이 전부였다.

 

이후 002형에선 전자식 캐터펄트를 탑재, 전투기 능력을 최대로 높이고 크기를 키워 전투기를 40대 이상 탑재하고 조기경보기도 헬기 대신 터보프롭 항공기로 대체한다는 복안이다. 이후 등장할 003형에선 핵추진항모를 만들어 미 해군의 신형 포드급 항모와 대적할 만한 항모를 만들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현재 중국 공군은 5개 군구에 24개 항공사단 규모로 2300여 대의 전술기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중 전투기는 1300여 대지만, 현대전에서 의미 있는 제4세대 전투기는 그 절반인 650대 정도다. 상당히 현대화된 셈인데, 이는 Su-27을 국산화한 J-11과 국산 전투기인 J-10을 양산하면서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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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자체 개발한 스텔스기 실전배치

 

문제는 두 기종이 비록 4세대 전투기로 구분되긴 하지만 레이더나 엔진 등의 능력이 상당히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꾸준히 성능개량을 준비 중이다. 최근엔 첨단소재를 적용해 기존 전투기 전력을 스텔스기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물론 중국은 본격적인 스텔스 전투기도 개발해 왔다. 2000년대 중반부터 J-XX사업으로 J-20과 J-31이라는 2가지 기종을 준비해 J-20이 2011년, J-31은 2012년에 초도비행에 성공했다. 이미 중국은 2017년 3월 J-20을 실전배치했음을 공표했다. 그러나 실제론 2017년 9월부터 실전부대에 배치를 시작했으며 2018년 1월에야 작전운용능력이 검증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배치된 것은 6대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은 본격 양산을 시작해 2020년까지 모두 100대를 일선에 배치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J-20을 배치함으로써 중국은 미국에 이어 2번째로 스텔스 전투기 운용국이 됐으며 아시아에선 최초로 스텔스 전투기를 실전배치한 국가가 됐다.

 

다만, 중국 공군에 취약한 것은 전략적 능력이다. B-52나 B-1, B-2 등 폭격기 3총사를 보유한 미국과는 달리 중국이 보유한 폭격기는 H-6 기종 하나뿐이다. H-6은 구소련이 1954년 실전배치한 Tu-16 폭격기를 중국에서 면허 생산한 기종이어서 한계가 역력하다. 쌍발엔진에 작전반경은 1800km에 불과하며 폭장량도 기껏해야 9톤 정도다. 이후 10여 가지 개량형을 내놓았지만 애초에 중거리 폭격기에 불과해 미국 본토는커녕 하와이까지도 공격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결국 중국은 미국의 B-2와 유사한 H-20이라는 스텔스 폭격기를 개발하고 있다.

 

중국이 부족한 분야는 또 있다. 바로 정보감시정찰(ISR) 분야다. 사실 현대전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으로, 아무리 강한 타격무기를 갖춘들 적을 먼저 찾아내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우선 공중조기경보기로는 KJ-2000 5대가 있으나 탐지거리가 300km 정도로 제한되며, 좀 더 작은 크기의 KJ-200이 양산되고 있지만 체공시간이나 작전반경 면에서 한계가 있다. 이에 따라 신형 KJ-500 등 국산 조기경보기도 속속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전자전 항공기 전력을 집중적으로 늘리고 있는데, Y-8과 Y-9 수송기를 개량한 다양한 기종들이 생산됐다. 특히 최근 대한민국이나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상습적으로 침입하고 있는 기종들도 바로 중국의 전자정보 수집기들이다.

 

미국은 중국의 부상과 군사력 강화에 내심 불편할 수밖에 없다. 아테네에 대한 스파르타의 불안감이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일으켰듯 미국의 중국에 대한 불안이 미·중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 2011년부터 부각되기 시작했다. 미·중 관계의 악화가 가시화되면서 중국의 약탈적인 경제와 공격적인 해양영토 확장이 시작된 것도 바로 이 시점이다. 만약 중국과의 전쟁이 일어난다면 담당할 곳이 바로 미 태평양사령부(US Pacific Command)다.

 

태평양사령부는 미군이 운용하고 있는 6개 지역전투사령부 가운데 하나다. 냉전 시절엔 서유럽을 지키는 유럽사령부가, 냉전 이후엔 걸프전과 9·11 테러의 영향으로 중동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오바마 행정부 들어서 대테러전쟁을 정리하면서 강조된 것이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 전략(또는 재균형 전략)이다. 미래의 먹거리는 아시아에 있으니 이제 미국이 아시아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략적 기조는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이름이 바뀌긴 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이어졌다.

 

태평양사령부는 미군의 지역사령부 가운데 가장 넓은 작전구역을 자랑한다. 실제로 지구 면적의 52%에 해당하는 지역이 태평양사령부의 관할로 그 넓이가 과도할 정도다.

 

휘하 전력도 막강하다. 미 해군 태평양 함대, 미 태평양 육군, 미 태평양 공군에 미 태평양 해병대까지 4군이 배속돼 있다. 주일미군과 주한미군도 태평양사령부 휘하에 있다. 병력은 37만5000여 명 규모로 많지 않아 보이지만, 전력의 대부분이 해군과 공군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규모임을 알 수 있다. 사실 태평양사령부의 핵심 전력은 해군이다. 그래서 1947년 태평양사령부가 처음 생긴 이래 태평양사령관은 모두 해군의 4성 제독이 맡아왔다. 2015년부터 태평양사령관을 맡아온 해리 해리스 제독이 주한 미 대사로 임명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올 4월말 후임인 필 데이비슨 제독이 미 의회 인준을 받았다.

 

전력은 우선 해군에서 3함대와 7함대가 주축이 된다. 보유전력은 수상함 90여 척, 잠수함 40여 척, 항공기 1100여 대이며, 병력은 14만여 명으로 태평양사령부 전력의 4할에 이른다. 공군은 주일미군의 제5공군, 주한미군의 제7공군, 알래스카에 사령부를 둔 제11공군으로 구성된다.

 

이외에도 알래스카·하와이·괌의 주방위군 공군이 있으며, 특히 괌의 앤더슨 공군기지는 B-52, B-1, B-2 등 전략폭격기의 전진기지로서 기능하고 있다. 9개의 주요 공군기지에 400대 미만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인 F-22가 2개 전투비행대대에 배치돼 있는데 또 다른 스텔스 전투기인 F-35가 실전배치되는 대로 기존 F-16과 F-15 전력을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육군 병력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으로, 완편된 부대는 하와이의 25보병사단과 알래스카의 172보병여단뿐이고, 주한미군 2사단도 사령부만 있을 뿐 예하 여단은 순환배치되고 있다. 그러나 막강한 수송능력을 바탕으로 필요시에는 미 본토 사단들이 96시간 내에 전개될 수 있다. 한편 지상군으로는 해병대가 버티고 있는데, 오키나와에 제3해병원정군이 전진 배치돼 있고, 캘리포니아의 제1해병원정군도 신속히 전개가 가능하다.

 

 

美, 한국·일본·호주 군사동맹으로 中 압도

 

중국군의 전체 규모는 220여만 명 규모로 세계 최대 상비군 병력 규모를 자랑한다. 이에 대항하는 미 태평양사령부 전력은 불과 37만여 명으로 중국의 16%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군이 중국에 대항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다. 우선 압도적인 기술 격차다. 비록 중국도 스텔스 전투기나 이지스함, 항공모함을 개발하는 등 미국을 쫓아가고 있지만, 미국은 이러한 전력을 이미 모두 실전배치하고 오랜 기간 운용을 통해 노하우까지 축적해 놓고 있다. 두 번째는 미 본토의 미군 전력이다. 비록 태평양 전력만으로는 미국이 열세지만 미 본토 병력이 전개되면 절대로 중국에 뒤지지 않는다.

 

마지막으론 안보동맹을 통한 실질적 전력의 확보다. 미국은 태평양 지역에서 무려 57개 군사협정을 맺어놓고 있으며 한국·일본·호주 등 전통적인 안보동맹국과 함께 정기적으로 군사훈련을 실시하며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엔 인도와의 군사협력을 확대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즉 태평양사령부를 정점으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각국 군대를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 중국에 대적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모체는 2차대전 당시 일본과 대결을 벌이던 태평양 육군과 해군이다. 당시 일본은 미 해군의 6할에 해당하는 병력을 확보하고 진주만 기습이라는 선제타격까지 벌이면서 태평양 주도권을 장악하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현재 중국의 셈법은 미군 전체 전력의 절반 이상을 확보해 대서양과 태평양을 모두 지켜야 하는 미국에 대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여 년간 효율적으로 전력을 키워왔고, 상당히 현대화되었지만 여전히 미국에 대적하기에는 이르다. 무엇보다도 2010년대 들어서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더 많은 전력을 투자하고자 한다. 이러한 전력 격차는 앞으로 수십 년간 지속될 것이다. 물론 중국이 앞으로 얼마나 더 군비증강에 국력을 투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를 위해선 미국 경제를 뛰어넘어야만 하고, 이를 잘 아는 미국은 역(逆)규제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군사력 경쟁에 앞서 경제 전쟁의 승패가 미래 미·중 전쟁의 향방을 판가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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