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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혈증 피부과 “프로포폴 60시간 상온에 방치”

시사저널 ‘주사제 오염 가능성’ 첫 보도 후 경찰 조사서 사실로 확인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ㅣ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5.09(Wed) 11:3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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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패혈증’ 사태가 발생한 서울 강남구 신사동 M피부과에서 사용된 프로포폴 주사제가 상온에 약 60시간 방치된 것으로 조사됐다. 시사저널이 5월8일 보도한 '프로포폴 주사제, 유통기간 24시간으로 짧아'라는 기사에서 사고 원인으로 '프로포폴 주사제 변질 가능성'을 제기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결과다. 20명의 피해자가 공통으로 시술 전 프로포폴을 맞은 점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설명을 토대로 프로포폴 주사제를 개봉한 후 24시간 이내에 사용하지 않으면 변질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성형외과 원장은 "프로포폴 주사제 하나가 약 50cc인데, 이를 여러 환자에게 나눠쓰기도 한다. 문제는 프로포폴의 유통기한이 짧아서 주사제를 개봉하면 24시간 이내에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조사 결과 해당 피부과 의료진은 24시간을 넘긴 프로포폴 주사제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질된 주사제로 인해 패혈증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5월9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피부과 원장, 간호조무사, 피부관리사 등 10여 명을 조사한 결과, 5월4부터 시술 일인 7일 사이 60여 시간 프로포폴 주사제가 상온에서 방치됐다는 일관된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프로포폴은 2011년 중독성과 안정성 등의 문제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마약류로, 수면유도 기능이 있어 수술이나 시술 전 환자 마취를 위해 사용된다. 환자를 깊이 잠들게 하므로 피부과에서는 주로 레이저 시술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사용한다. 프로포폴 주사제는 대두 기름이 원료인 지질성분이 많아 냉장 보관한다.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집단 사망의 원인이었던 영양주사제도 지질성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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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개봉 주사제 오염 사례도 있어"

 

일각에서는 개봉하지 않은 프로포폴 주사제 자체가 오염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피부과 원장은 "과거 프로포폴 주사제 생산회사에서 오염된 주사제로 환자가 패혈증에 걸린 사례가 있었다. 당시 제약회사가 프로포폴 주사제를 수거하고 환자 치료비 일체를 부담하면서 마무리됐지만 아찔한 기억"이라며 "따라서 주사제 자체가 오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사고 발생한 5월7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30분 사이에 해당 피부과에서 시술을 받은 21명 중 20명에게서 패혈증이 의심되는 저혈압과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이들은 피부색을 밝게 해주는 시술(토닝)과 주름 개선 시술(리프팅) 등을 받기 위해 프로포폴 주사를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부과는 이날 오후 6시45분쯤 119에 신고했고, 회복실에 있던 환자 3명을 인근 대학병원으로 후송했다. 귀가한 후 이상 증세를 느낀 환자들은 오후 8~11시 직접 병원을 찾았다. 이들 20명은 순천향대병원 등 6개 병원에서 저혈압 및 패혈증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5월9일 현재 환자 20명 중 1명은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는 5월8일 집단 패혈증의 원인을 찾기 위해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패혈증은 세균·바이러스·곰팡이 등의 감염으로 전신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다. 전신성 염증 반응이란 38도 이상의 고열 혹은 36도 이하의 저체온증, 호흡수 증가, 심박 수 증가, 백혈구 수치 이상의 증상을 동시에 수반하는 경우를 말한다. 병원체가 침입하면 면역체계가 작동해 체내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데, 이 염증 반응이 과잉돼 장기를 손상한다. 호흡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고 정신착란 등의 신경학적 장애가 발생하기도 하며, 신체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급격히 떨어져 피부가 푸르게 보이거나 쇼크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혈압이 떨어지면서 혈액이 몸 곳곳에 충분히 가지 못하고, 이로 인해 뇌·폐 등 장기 기능이 떨어지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패혈증 치료는 원인이 되는 질병이나 미생물을 찾아내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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