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경험한 중·고생의 약 10%가 성병에 감염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8.05.10 09:5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고생의 성 경험률 5%…저조한 피임 실천율 높여야

 

중·고생의 5%가 성 경험이 있으며 이들 가운데 매독·​임질 등 성병 유병률은 성 경험이 있는 중·​고생의 약 10%로 나타났다. 안산대 간호학과 등 연구진이 보건복지부의 2014~16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 참여한 중·​고생 총 20만5631명의 성 경험과 성병 감염률 등을 분석한 결과다. 

 

전체 대상자 중 성 경험이 있는 학생은 9760명(5%)이었다. 남학생의 성 경험률은 6.9%로 여학생(2.9%)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이들 중 9.7%가 성관계로 인해 성병(임질·​매독·​클라미디아·​성기 단순포진·​성기사마귀·​요도염·​골반염·​에이즈 등) 감염 경험이 있었다.   

 

사진=피임약과 콘돔. 연합뉴스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병 감염률이 높았다. 중1 남학생보다 고3 남학생의 성병 감염률은 4.7배였다. 중1 여학생에 비해 고3 여학생의 성병 감염률은 4.6배였다. 성병 감염률은 여러 환경에 따라 차이가 난다. 건강정보단체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남학생의 경우 유해 약물을 사용한 적이 있으면 7.6배, 첫 성관계 경험 시기가 초등학생 때이면 3.3배, 음주 후 성관계 경험이 있으면 3.1배, 성관계 시 콘돔을 사용하지 않으면 2.1배, 성관계 파트너가 동성이면 2.3배, 성관계 파트너가 양성이면 1.5배 성병 감염률이 높았다. 친부모와 동거하지 않으면 성병 감염률이 2.2배였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우리나라 청소년의 성병 감염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보건 교과과정 중 성매개 감염에 대한 교육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0대 청소년의 낮은 피임실천율도 성병에 노출될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연구팀에 따르면, 피임하지 않는 것도 성병이 증가하는 원인이다. 연구팀은 지난해 10대 청소년 21만여 명을 조사한 결과, 성 경험률은 5.3%였고, 이 가운데 피임 실천율은 48.7%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절반 이상은 피임을 하지 않는 셈이다. 연구팀은 "우리 청소년은 외국보다 성 경험률은 낮지만, 저조한 피임 실천율로 원치 않는 임신이나 성병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학교에서의 성교육은 성폭력·​성매매·​성희롱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중학생의 50% 이상, 서울·​강원 지역 고등학생의 40% 이상은 성병 감염 예방 교육을 받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