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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신임 금감원장의 첫 시험대는 ‘삼성’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후처리도 주목

이용우 시사저널e. 기자 ㅣ ywl@sisajournal-e.com | 승인 2018.05.14(Mon) 11:30:00 | 14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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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계 안팎의 뜨거운 관심 속에 5월8일 임기를 시작했다. 금융개혁과 관련해 그가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전임 원장과 달리 얼마나 오랫동안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가 금감원 주변에서 우선 회자된다. 현 정부의 금융개혁을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최흥식·김기식 전 원장이 금융권과 정치권의 공세 속에 역대 금감원장 최단기 재임기간 기록을 갈아치우며 불명예 퇴진했기 때문이다. 윤 원장의 임기 자체가 현 정부의 인사검증 시험대가 된 것이다.

 

하지만 쌓여 있는 금융권 현안이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윤 원장 입장에선 금감원의 위상을 높이고 금융개혁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동시에 금융사와의 소통도 무시하기 힘든 처지라고 할 수 있다. 추락한 금융 당국의 신뢰도 제고와 금융권 채용비리 처리 문제,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도 금감원과 직접 맞닿아 있어 윤 원장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런 사안을 두고 금융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금감원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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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헌 원장이 ‘금감원 독립성’ 외친 이유

 

일각에서는 이런 시험대가 윤 원장에게는 오히려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자신의 금융개혁 철학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최근 윤 원장이 낙마한 김기식 전 원장의 후임으로 내정되자마자 금융권에서 ‘늑대(김기식 전 원장)를 피하려다 호랑이(윤 원장)를 만났다’는 말이 나온 것도 이런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등 삼성 계열사 문제는 이미 공이 금융위로 넘어가면서 윤 원장의 역할은 시장 안정 구축 등 마무리 작업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윤 원장 입장에선 삼성 문제가 큰 부담이 안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금감원은 윤 원장 취임 직후 삼성증권 배당오류 사태에 대한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잘못 입고된 주식임을 알면서도 매도주문을 낸 삼성증권 직원 21명에 대해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서도 금감원은 “분식회계 정황이 있었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 사안은 이미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로 공이 넘어가며 금융위의 결정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윤 원장이 금감원의 최고 수장이 된 것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현 정부 금융개혁 구원투수로 선임된 윤 원장은 이들 난제를 푸는 과정에서 금감원과 운명을 함께하게 됐다”며 “윤 원장은 교수 시절부터 금융 당국의 정책을 평가하고 비판해 왔다. 금융감독기구 강화도 요구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이번에 금감원의 독립성을 유독 강조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진행하는 금융감독 사안들이 중대하기 때문에 윤 원장이 취임사에서 금감원의 독립성을 유독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윤 원장은 5월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그동안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외부 이해관계자들로 인해 금융감독 본연의 역할이 흔들리는 경우가 많았다”며 “금융감독원이라는 이름은 말 그대로 금융을 감독하는 것이다.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독립성 유지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그는 “금융감독이 단지 행정의 마무리 수단이 돼선 곤란하다”며 “금감원 임직원이 금융감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감원이 정치권 및 행정부와의 관계에 포획돼 금융감독의 지향점을 상실한 채 역할을 일관되게 수행하지 못하는 폐해를 경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윤 원장이 강조한 점은 금융감독을 집행하는 금감원이 행정의 마무리 수단이나 금융위의 예하부대가 아니라 독립된 기구로서 금융감독을 제대로 수행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윤 원장이 금감원의 삼성그룹 계열사 조사를 계기로 앞으로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윤 원장도 취임사에서 “잠재 위험이 가시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동시에 현실화된 위험에는 엄중하게 대처하는 것이 금융감독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실회계 논란이 윤 원장에게는 결국 부담이 아니라 호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감원은 이 사안을 금융위의 판단에 넘겼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감원의 특별감리 결과에 대해 “분식회계가 아니다”며 행정소송도 불사할 계획을 내놨지만, 금감원은 이번 분식회계 논란이 단순 실수나 국제적 기준에 따른 것이 아니라 고의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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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기준 논란, 호재 되나

 

전성인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행정소송은 처분청에 하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처분은) 금융위 결정으로 나간다. 행정소송은 기본적으로 징계가 나가거나 불이익한 행정 처분이 있다고 해서 행정소송을 하는 것이다. 금감원에 부담이 될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금감원 위상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오히려 삼성 계열사 문제를 금감원이 건들면서 그 위상이 반대로 올라간 격이 됐다. 지금의 금감원 위상은 1년 전이나 2년 전과는 비교가 안 된다. 처분을 내려야 하는 금융위가 오히려 부담이 커지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 교수는 또 “전임 원장들의 사퇴는 금감원의 문제가 아니었다”며 “금감원 위상은 삼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굉장히 높아졌다. 현재 삼성증권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건은 금융위로 공이 넘어갔다. 윤 원장 취임 전에 일어난 것으로, 금감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검사나 시장 안정 조치”라고 설명했다.

 

금감원도 이번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금융위와 협의하고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5월8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와 협의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금융위 감리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신임 원장이 오면서 기대감이 높다”며 “신임 원장이 주어진 틀에서 중립적이면서 독립적으로 감독할 것을 약속한 만큼 금감원의 위상이 떨어졌다는 오명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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