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 옅어진 해운대乙 보선…노인층 표심 '관심'
  • 부산 = 박동욱 기자 (sisa5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5.1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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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호(민주)·김대식(한국)·​이해성(바른미래)·​고창권(민중) 후보 4명 출마

 

'엘시티 금품비리'에 연루된 자유한국당 배덕광 전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부산 '해운대을' 선거구에 대한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각 당으로부터 모두 공천장을 받은 윤준호(더불어민주당)·김대식(자유한국당)·​이해성(바른미래당)·​고창권(민중당) 등 4명의 후보들은 선거사무실을 개소하고, 앞다퉈 밑바닥 표 훑기에 한창이다. 

 

해운대구·기장군 갑의 일부였다가 지난 2016년 제15대 총선부터 신설된 '해운대을' 지역구는 반여·반송·재송 등 3개 동(洞)에 선거인수 16만여명을 둔 서민 밀집 주거지역이다. 부촌이 많은 해운대갑과 달리 해운대을은 높은 노년 인구 비율로 인해 전통적으로 해운대갑보다 더 짙은 보수 성향을 보여왔다.

 

하지만 지난해 대선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영향인 듯 민주당의 문재인 후보(37.56%)가 한국당 홍준표 후보(32.63%)보다 더 많이 득표하는 기록을 세워, 이번 보선에서도 보수층에 대한 이반 현상이 지속될지 관심거리다.

 

왼쪽부터 민주당 윤준호, 한국당 김대식 후보. ⓒ 연합뉴스

전통적 보수성향서 표심 변화 역력…초선 도전 '4인4색'


부산은 민주당에 5석을 내준 2016년 총선에 이어 지난해 5월 대선에서도 민주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줬다.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31.98%)보다 7% 가량 더 많은 38.71%의 지지를 보냈다. 특히 어느 지역보다 노인층이 밀집해 있는 지역특성을 가진 해운대을에서도 문 후보(37.56%)가 홍 후보(32.63%)보다 4.9% 포인트 더 많은 표를 획득했다.

 

이같이 달라진 지역 분위기 속에서, 지난 2016년 총선에서 배덕광 당선자에 13%포인트 표차로 낙선한 윤준호(52) 민주당 후보가 2년 만에 재출마, 국회의원 선거에 처음으로 나서는 한국당 김대식(57) 후보와 경쟁한다.  

 

민주당 윤 후보는 문 정부에 대한 높은 지지율을 발판으로 낙후 지역에 대한 심판론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보다 2년 전 선거 경험을 바탕으로 주로 노인시설을 찾아다니며 여당의 취약 지점이었던 노인층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동아대에서 정치외교학과와 교육대학원에서 학·석사를 딴 윤 후보는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의 정책특보를 거쳐 민주당 부산시당 대변인을 맡아왔다.

 

이에 반해 한국당 김 후보는 인물론을 내세우며 경제 문제를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지낸 경력을 앞세워 국가 현안 파악과 어젠다 설정 능력에 대한 장점을 자랑한다. 김 후보는 동의대와 한남대에서 일어일문학 학·석사를 거쳐 일본 오타니대에서 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해 대선 때 홍준표 한국당 후보의 수행단장을 맡은 뒤 같은 해 7월부터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냈다.

 

왼쪽부터 바른미래당 이해성, 민중당 고창권 후보.
 

노무현 정부시절 초대 홍보수석 출신인 이해성(66) 후보는 정치적 이력 면에서 후보 가운데 가장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지난 2005년 한국조폐공사 사장을 지낸 뒤 부산 중·동구 지역구를 기반으로 제17대(열린우리당)에 이어 19대(민주통합당) 총선에 출마했으나, 자신의 부산고교 5년 선배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후광에 번번이 무릎을 꿇은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을 앞두고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부산지역 경선캠프를 이끌다 결국 민주당을 탈당, 그후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겨 정치적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인물이다. 

 

진보진영에서는 고창권(54) 민중당 부산시당위원장이 ‘적폐청산’을 내걸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지난 4, 5대 해운대 구의원을 지냈던 고 후보는 지난 2012년 해운대기장군갑 국회의원 선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 40.3%를 득표, 지역 내 경쟁력을 과시했다. 그는 지난 2014년 부산시장 선거에 통합진보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사전투표일 하루 앞두고서야 전격 사퇴, 무효표가 속출하는 바람에 서병수 시장의 당선 이후 당시 오거돈 후보 지지층으로부터 '좀 일찍 사퇴했더라면'이란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일요일인 지난 5월13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백사장에서 나들이객들이 바닷바람을 쐬며 휴일을 만끽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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