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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손상 보고서’ 단독입수…“선체 내 심각한 변형”

전문가 “내부 파손 심각, 외력 흔적 명확”…유가족 ‘충돌 흔적 없다’ 언론 보도에 항의

이용우 기자 ㅣ ywl@sisajournal-e.com | 승인 2018.05.15(Tue) 1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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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 바로 섰다. 선체 좌현에 수많은 충격의 흔적을 내보이면서다. 현재 철제 빔에 가려 좌현 대부분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빔 사이의 선체 좌현은 처참하게 찢기거나 눌려 있었다. 

 

일각에선 세월호가 직립하기 무섭게 ‘좌현에 아무런 충돌 흔적이 없었다’는 주장이 제기됐지만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이하 선조위)와 유가족들은 이를 부정했다. 좌현에는 수많은 충돌 흔적과 변형이 있기 때문이다. 선조위와 유가족은 좌현 조사는 이제 시작이라고 전했다. 좌현에는 진실규명을 위한 단서들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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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가 단독으로 입수한 ‘세월호 손상 1차 보고서’와 ‘세월호 손상 2차 보고서’에는 세월호 선체 내판의 심각한 변형 사진과 도면들이 담겨있다. 이 보고서는 현대삼호중공업이 선조위 용역을 받아 만든 보고서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조사 개요에서 '세월호 선체를 안전하게 이동, 직립 거치하기 위해 필요한 선체 점검을 사전에 실시하고 현 상태를 충분히 조사 후 수행 안전성을 고려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손상 1차 보고서’는 세월호를 최종 직립 장소로 이동하기 전에 세월호를 조사한 뒤 작성한 보고서다. 올해 1월 26일부터 31일까지 조사와 보고서 작성이 진행됐다. ‘세월호 손상 2차 보고서’는 선체 최종 직립 장소로 이동한 후 다시 조사한 뒤 작성한 보고서다. 2월 23일부터 3월 14일까지 조사해 보고서가 작성됐다. 두 보고서는 각각의 최종보고서다. 아울러 2차 보고서는 1차 보고서의 업데이트 정보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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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내용은 선체 구조의 ‘좌굴 및 파단’ 상태를 점검해 손상 상태를 파악하는 데 있다. 여기서 좌굴이란 선체 일부분에 하중이 가해져 ‘한계점 이상에 도달해 휘는 현상’을 말한다. 파단은 선체 일부분이 외력을 받아서 절단된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두 현상 모두 어떤 힘에 의해 변형됐다는 것이다. 선조위 관계자는 “선체 좌현 내부의 변형이 어떤 힘에 의해 발생했는지는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좌현 선수 스크래치 내부에 심각한 변형 발견

 

이 보고서에는 세월호 좌현에 수많은 좌굴(휘는 현상)과 파단(절단된 현상)이 어느 곳에 발생했는지에 대한 도면 기록과 사진 기록이 담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세월호 좌현에는 상당 부분 변형이 일어났다. 특히 세월호 좌현은 해수면과 인양 과정, 인양 후 거치로 인해 대부분 휘어지거나 절단되는 변형이 일어났다.  

 

문제는 세월호 좌현 중간 부분이 아니라 좌현 선수 쪽이다. 이 부분은 선수 중간으로 곡선은 이루며 들어가 있다. 해수면 충돌로 변형이 생겼다고 주장하기 어려운 지점이다. 검토해야 하는 부분은 130프레임(FR)~144프레임이다. 이 부분은 마치 손톱으로 긁고 지나간 것처럼 예리한 물체와 접촉한 것으로 보이는 스크래치 부위가 난 곳이다. 

 

이 현상에 대해서 선조위와 전문가들은 원인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부위의 프레임은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수면 위로 한 번도 드러난 적이 없는 부위다. 다만 145프레임~162프레임의 스크래치 및 부식이 진행된 부위는 침몰 당시에 수면 위로 드러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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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예상되는 것은 이 두 부위의 세월호 내부 상황이다. 외견상 선체에 큰 변형이 없어 보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그 변형은 눈으로 확인이 가능할 만큼 컸다. 외부에서 싸고 있는 세월호 외판에 큰 상처가 없어 보이지만 의문의 하중과 충격으로 인해 내부 굴조가 부러지고 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한 선조위 조사관은 “145~162프레임 내부 구조 손상과 관련해 손상보고서 상 좌굴 형태가 인양 시 선수 들기로 인한 손상이라 보기 어렵다”며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손상 부위와 내부 구조의 상태가 외력이 아니면 설명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는 프레임 위치가 지면과 닿지 않는 상당한 높이인데다 인양 중 좌굴과 파단 현상을 만들 만한 요인이 없다는 설명이다. 선체 내부 ‘갈비뼈’가 부러지거나 휘는 현상에 대해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좌현 충돌 흔적 없다’ 언론 보도 이해할 수 없어”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의 처참한 좌현 모습이 드러났음에도 일부 언론에서 ‘좌현에 충돌 흔적이 없다’는 단정적인 보도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있었던 ‘전원 구조 오보’에 비견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내놨다. 그만큼 조사가 필요한 상황임에도 섣부른 판단이 나왔다는 것이다. 

 

정성욱 세월호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故 정동수군의 아버지)은 “좌현에는 손상이 많다. 그것은 조사해야 한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해야 한다. 지금 언론이 변했다고 하는데 과연 변했는지 의문이다. 좌현에 손상이 없다는 한마디를 가지고 기사가 전국적으로 퍼져나가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 확인도 안 된 사안을 쓰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적어도 확인하고 쓰는 것이 기자의 본분이 아닌가”라며 분노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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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선수 좌현 내부 변형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147프레임에 대한 벽면 스티프너(Wall Stiffener)가 한 방향으로 휘어진 것, 146프레임 내부 파손이 심각한 것에 대해 물리적 외력 흔적이 명확해 보인다”며 “그것이 어떠한 외력인지 모르나 힘을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이 변형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 현상이 선체 인양 작업 때문인지 또는 사고 당시의 외력 흔적인지에 대해서는 사진 상으로는 구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좌굴(휘어짐) 현상이 구조물 중량(세월호 무게)으로 발생할 수는 있으나 (현재) 이 휘어진 정도는 구조물 중량에 의한 굽힘으로 보기는 어렵다. 지금부터가 원인 조사의 시작이라고 본다. 좌․우현 외판 측정 작업을 통해 변형 값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선조위는 현재 잠수함 등 외부 물체와의 충돌설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정밀 조사를 하기 위해 외력TF를 만들었다. 선조위는 좌현에 있는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핀 안정기’가 자체한계를 초과해 비틀려 있는 점과 긁힌 자국을 발견했다. 아울러 복원된 차량 블랙박스에서 보이는 차량 움직임은 1G(9.8m/s2)에 해당하는 가속도 충격에 의한 것으로, 통상적인 배의 선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속도의 50배라는 점도 발견했다. 외력충돌이 아니면 설명하기 힘들다고 선조위는 보고 있다. 

 

선조위 관계자는 세월호 손상 보고서와 선체 내부 손상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며 “아직 결론이 나온 게 아니다. 이 변형들에 대한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좌현에 충돌 흔적이 없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해 선조위는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말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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