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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

‘마블 전성시대’의 빛과 그늘

《어벤져스 3》 흥행 질주에 극장가 수익·주가 고공비행 韓 영화산업 생태계에 대한 고민 여전

고재석 시사저널e. 기자 ㅣ jayko@sisajournal-e.com | 승인 2018.05.16(Wed) 17:21:07 | 149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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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마블(Marvel) 스튜디오는 지난 3월 ‘마블 10주년’ 기념사진 촬영현장을 공개하면서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블랙 위도우’ 스칼렛 요한슨, ‘토르’ 크리스 헴스워스, ‘스파이더맨’ 톰 홀랜드와 제작진 등 약 80명을 등장시켰다. 메인 캐스팅이 31명에 달하는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어벤져스 3》) 개봉을 앞두고 사전예열 작업에 나선 셈이다.

 

장민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연구원은 “마블도 국내 팬덤의 열광을 잘 아는데, 그걸 단지 인지하는 수준을 넘어 팬덤에 적극 리액션하고 콘텐츠에도 녹여내고 있다. 《블랙 팬서》의 부산 촬영이나 돋보이는 내한 이벤트가 대표적”이라면서 “마블의 세계관 자체도 매력적이지만, 국내에서 마블의 성공이 이어지는 건 이런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영화계도 마블의 성공방정식을 배워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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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벤져스 3》 개봉 후 CJ CGV 주가도 상승

 

물론, ‘마블 전성시대’가 한국 영화산업에 미친 영향을 풀어내는 건 쉽지 않은 과제다. 기획과 제작, 투자배급, 상영, 마케팅 등 영화산업의 갖가지 밸류체인(Value Chain)마다 서로 다른 질문거리를 던지기 때문이다. 그중 마블 콘텐츠 흥행 때마다 가장 돋보이는 수혜를 보는 건 단연 멀티플렉스다. 시장점유율 50%로 국내 1위 사업자인 CJ CGV 사례를 살펴보자. 《어벤져스 3》 개봉 한 달 전 6만5000원 안팎에 거래되던 CJ CGV의 주가는 현재 7만2000~7만4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설 연휴 효과를 누린 1월말~2월초 이후 가장 돋보이는 성적표다. 보통 마블이 주력작을 내놓는 4월말과 5월초 사이에는 미국에서도 AMC 등 주요 멀티플렉스 업체의 주가가 15~20% 정도 급등한다. CJ CGV의 경우 터키와 베트남, 중국 등에서 다수 스크린을 확보한 글로벌 4~5위권 사업자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덕분에 분기실적도 크게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때마침 영화티켓 가격이 1000원씩 인상됐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ATP(영화티켓 가격)는 9000원으로 높은 수준인데, 4월초부터 진행된 가격인상 효과와 3D, 4DX, IMAX 등 평균 대비 높은 프리미엄 영화관 비중 상승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벤져스 3》는 장르 특성상 특별관을 택하는 비중이 크다. 특별관은 같은 1석이더라도 일반관보다 가격이 높다. 이는 고스란히 실적 상승의 지렛대가 되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빛’이다. 마블 전성시대는 어떤 면에서 국내 영화업계에 새로운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한 중견 영화인은 “(수년 전에는) 4~5월이 비수기였는데, 외화가 공백을 메워준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비수기를 전략적으로 노릴 수 있는 국내 중간급 상업영화 다수가 이 시기를 피해 가고 있다. 배급시기 선택에서 상대적으로 저예산 작품도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상업영화가 마냥 그럴 수는 없지 않나. 배급하는 입장에서는 더 어려운 과제 앞에 놓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멀티플렉스도 무풍지대가 아니다. 수년째 1인당 연간 영화 관람 횟수는 답보상태다. 파이가 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렇다 보니 외화와 한국영화가 보완재가 아닌 대체재 관계처럼 관객 앞에 놓여 있다. 기대를 모은 2월에도 관람객 증가폭은 크지 않았다. 《블랙 팬서》가 흥행했지만 한국영화 관객이 21.5% 줄어든 탓이다. 영진위는 “설 연휴가 있었음에도 낮은 관객 수를 기록한 건 한국영화 개봉작들의 관객 동원력이 약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렇다 보니 마블 작품 흥행 때마다 반복되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도 더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됐다. 상당수 상업영화가 ‘마블의 계절’을 피하면서 마블의 독주체제 기반이 더 강화되는 악순환에 빠져버린 탓이다. 실제 《어벤져스 3》는 개봉 첫날 총 1만1429회의 상영 횟수를 기록했다. 하루 1만 상영 횟수는 지난해 7월 《군함도》 개봉 때 국내 영화 사상 처음 현실화한 바 있다. 비판하는 측에서 관객 동원에 유리한 상영시간대를 《어벤져스 3》가 독차지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영화티켓 가격 인상, 업계에 ‘독 될까 약 될까’

 

당연히 멀티플렉스 입장에서도 《어벤져스 3》의 ‘나 홀로 흥행’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워너브러더스가 배급한 한국영화 《챔피언》의 경우 매출액 점유율이 20% 선까지 올라왔지만 손익분기점(BEP) 돌파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롯데엔터테인먼트의 《레슬러》는 《어벤져스 3》가 3주 차에 접어든 5월9일에 개봉했다. CJ CGV 관계자는 “좌석 점유율이나 예매율 등 주요 지표를 보면 지금은 《어벤져스 3》가 낮아지고 있다. 이제 다른 영화가 뒷받침해 줘야 한다”면서 “5월에는 석가탄신일 등 연휴가 끼어 있는 날짜가 남아 있다. 《어벤져스 3》 팬 층과는 다른 주요 작품의 개봉이 예정돼 있다. 영화 한 편 흥행 후 ‘재밌는 게 없다’보다는 ‘볼 만한 콘텐츠가 많다’는 이야기가 꾸준히 나와야 한다. 그래야 관객 선택지도 넓어져 한국 영화산업이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전반으로 시야를 넓혀봐도 《어벤져스 3》 이후의 박스오피스 향배는 눈과 귀를 모을 수밖에 없다. 지인해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격 저항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흥행영화가 연이어 개봉하는 4월이 가장 적합했을 것”이라고 멀티플렉스 업체들의 티켓 가격 인상시기 선택 이유를 분석한 바 있다. 이는 곧 《어벤져스 3》 이후 박스오피스 성적표가 인상에 따른 소비자 반응을 가늠해 볼 지표가 될 거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기획·제작 등 현장 관계자들의 시선도 자연스레 《어벤져스 3》 이후를 향한다. 하지만 기대가 현실로 나타나려면 《어벤져스 3》 이후에도 관람객 숫자가 유지돼 국내 상업영화들이 혜택을 봐야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는 게 영화업계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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