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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사형수 vs 5공 청와대 행정관’ 간 맞대결, 生物된 광주정치판

민평당 5·18 사형수 출신 김종배 등장으로 조용(?)하던 광주광역시장 선거 ‘급변침’

광주 = 정성환 기자 ㅣ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18.05.16(Wed) 16: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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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정치는 ‘생물(生物)’이라고 한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치 세계의 변화무쌍함을 지칭한 말이다. 6월 광주광역시장 선거를 한 달 남짓 남겨두고 광주 정치판이 ‘생물판’으로 급변침하는 모양새다. 민주평화당이 5·18 사형수 출신 김종배 전 국회의원을 이용섭 민주당 후보의 대항마로 내세우면서다. ‘5·18 사형수 vs 전두환 청와대 행정관’의 구도를 만들겠다는 것으로 민평당의 전략이 읽힌다. 이에 따라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날 것 같았던 6·13 광주시장 선거는 5·18을 대표하는 인사가 민평당 후보가 됨에 따라 자칫 ‘5·18선거’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예비후보의 ‘전두환 정권 청와대 근무경력’이 김 전 의원의 5·18 경력과 대비되면서 5월 이슈가 이 후보의 대세론을 뒤흔들 만큼의 변수가 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급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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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평당 김종배 전 의원 ​맞춤형 후보​로 공천…‘5월 이슈’ 바람몰이로 이용섭 후보 정면 겨냥

 

광주지역 민주당 지지도는 70~80%대를 넘나들고 있다. 유례없이 높다. 이에 편승해 이용섭 민주당 광주시장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도 역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후보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됐다. 그러나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5·18’은 광주의 자존심이고 광주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정치권 일각에서는 ‘5월 분위기에 편승한 네거티브 선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용섭 후보 측 관계자는 “공무원으로서 발령에 따라 근무한 청와대 경력을 놓고 또 네거티브 논쟁이 벌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당 대 당 정책 대결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당내 경선에선 네거티브로 치부될 수 있었던 문제지만, 본선에서는 5월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서 반드시 규명돼야 할 사안이라는 여론도 상당하다. 이를 감안해 민평당은 이번 시장선거에서 5월 이슈를 최대한 선거 쟁점으로 부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지역 정가에서는 이 후보의 전두환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근무경력을 둘러싼 논쟁이 본선에서 다시 등장할 경우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민평당이 김 전 의원을 광주시장 후보로 낙점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란 게 지역 정가의 대체적 시각이다. 애초 민평당은 인물난을 겪으며 광주시장 후보 무공천 얘기까지 흘러나왔지만, ‘텃밭 재건과 민주당 견제’라는 대의를 살려 김 전 의원을 5월14일 광주시장 후보로 전격 확정했다. 민평당이 김 전 의원을 ‘삼고초려’해 광주시장 후보로 영입한 배경에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략적으로 ‘5월 이슈’를 쟁점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게 지역 정치권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김 전 의원은 이용섭 예비후보를 의식한 평화당의 ‘맞춤형 후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6·13 지방선거가 5월과 맞물려 이어지는 만큼 ‘5·18 사형수’로 불리는 김 전 의원이 ‘전두환 전 청와대 비서실 행정관’ 근무 경력을 지닌 이용섭 민주당 후보의 대항마로 적합한 인물로 꼽히기 때문이다. 5·18 당시 신군부에 저항한 김 전 의원의 경력을 전두환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던 이용섭 예비후보와 대비시키는 소위 ‘5·18 사형수 대 전두환 협력자’의 구도를 노린 게 아니냐는 것이다. 

 

평화당은 김 전 의원이 지니고 있는 ‘5월 광주’의 정통성을 부각할 경우 민주당 이용섭 후보와 경쟁을 해볼 만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이용섭 후보의 ‘전두환 정권 청와대 근무경력’이 김 전 의원의 5·18 경력과 대비돼 이슈로 등장하면 승산있는 싸움도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의식한 듯 민평당 시장 후보로 확정된 김종배 전 의원은 이날 “호남에서 민주평화당이 중심이 돼 한국 정치를 선도할 수 있는 그런 시대를 다시 만들겠다”면서 “광주시청에 전두환 정권에 협력했던 자의 사진이 걸리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두환 정권에 협력했던 자’는 민주당 이용섭 예비후보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전두환 정권 때인 1985년12월부터 약 1년6개월간 청와대 사정비서실 2부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다.

 

반면에 김 전 의원은 1980년 5·18 당시 시민군 총 위원장이었다. 그는 전남도청을 사수하다가 계엄군에게 체포돼 군사 법정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래서 ‘5·18 사형수’로 불린다. 그는 3년 동안 옥고를 치르고 풀려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그를 전국구 국회의원으로 입문시켰다. 김 전 대통령이 당시 김 전 의원의 뒷번호인 15번을 받았던 점은 지역 정가에서는 회자하는 일화이기도 하다. 

 

 

민평당 김종배 “전두환 협력자” 정면 겨냥 vs 이용섭 측 ‘무대응 원칙’ “바람직하지 않은 구도” 

 

이용섭 예비후보를 겨냥해 ‘5·18’ 전면에 내세운 민평당의 전략이 시민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가 관심이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도 상대 후보들이 이 후보의 이름이 적힌 당시 청와대 근무자 명단, 단체 사진 등을 제시하며 끊임없는 공세를 펼쳤지만, 경선 결과는 이 후보의 ‘압승’이었다. 이 후보의 대세론이 그만큼 탄탄했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였지만 전두환 청와대 근무와 관련한 공격에만 매몰된 상대 후보들의 선거전이 역효과를 봤다는 분석도 있었다. 5·18이 평화당의 가장 큰 경쟁력일 수 있지만 ‘전두환 청와대’ 공세를 중심으로 한 선거전에 대한 피로감, 5·18을 선거에 이용한다는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이용섭 예비후보 측은 “비방과 네거티브엔 일절 대응하지 않겠다는 게 원칙”이란 입장이다. 이 후보 측 이병훈 공동선대위원장은 “광주시민들을 볼모로 해서 ‘부역자’ 대 ‘희생자’ 구도를 잡는 건 시민들에게 큰 짐을 지워주는 것으로, 그런 구도로 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누가 출마하든 간에 민주당은 ‘원팀’으로 간다”고 밝혔다. 앞서 이 예비후보는 “직업공무원으로서 공무원 청렴도 제고와 공직윤리 확립을 위한 제도개선 업무만 담당했을 뿐 공직자 사정이나 시국사건들과 관련해 부끄러운 일을 한 적이 없다”고 거듭 해명했다. 지난 2010년 처음으로 광주시장에 출마했을 당시 5·18구속부상자회가 전두환 청와대 근무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공식 발표한 것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용섭 후보와 각을 세웠던 민주당 경선 후보들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도 관심사다. 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경선을 달궜던 ‘전두환 청와대 근무 전력’이 본선거 이슈로 재소환될 판이기 때문이다. 강기정·민형배·최영호 전 후보들은 15일 이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그들은 경선과정에서 당원명부유출 건과 5공 시절 청와대 근무경력을 들어 이 후보를 강도 높게 비난했었다. 이제 그들은 자신들이 제기했던 사안을 민평당이 이 후보를 공격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면, 이를 방어해야 할 입장이 됐다. 그냥 침묵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대응 논리를 개발해 옹호할 것인지가 사뭇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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