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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Q》로 흑역사 함정에 빠지게 된 MBC

《무한도전》 존재감 대체 못하고 개편에 개편만 거듭

하재근 문화 평론가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5.19(Sat) 16:00:00 | 1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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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주목받으면서 출발한 신작 예능 프로그램은 바로 MBC 《뜻밖의 Q》라고 할 수 있다. 시작하기 몇 주 전부터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고, 첫 회에 TV 화제성 비드라마 부문 전체 5위에 오르기도 했다. 《무한도전》의 후속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젊은 네티즌의 절대적 지지를 받으며 ‘국민 예능’이라고까지 불렸던 《무한도전》의 빈자리를 차지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과연 《무한도전》의 존재감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출발이 긍정적이지 않다. 화제는 모았지만 지지하는 여론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님, 그동안 재미없다고 욕했던 거 반성할게요.”

“설날-추석 연휴 단발성 프로그램에나 어울릴 법한 내용을 주말 고정으로 넣다니….”

“이거 6개월이 아니라 6주 예상합니다. 월드컵 되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듯.”

 

이런 식의 혹평이 나왔다. 그렇지 않아도 전작인 《무한도전》의 무게 때문에 고심이 컸을 제작진을 더 고민 속에 빠뜨리는 반응이다. 보통은 몇 회 정도 반응을 보고 개편 여부를 결정하지만, 《뜻밖의 Q》 제작진은 1회를 마친 후 2회에 벌써 개편을 시도했다. 제작진이 프로그램을 안착시키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노력으로 프로그램이 안정화될 수 있을까?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제작진은 특히 차별화를 위해 고심했을 것이다. 《무한도전》은 야외 녹화를 주로 하며 캐릭터 게임이 펼쳐지는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정해진 포맷 없이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꾸는 무정형성이 특징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포맷은 리얼 관찰예능이다. 현재 가장 인기를 끄는 《미운 우리 새끼》 《나 혼자 산다》 등이 리얼 관찰예능이고, 출범하자마자 좋은 평가를 받은 《전지적 참견 시점》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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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의 Q》가 시도한 차별화, 평가는 ‘글쎄’

 

《뜻밖의 Q》 제작진은 이 모든 것들과의 차별성을 추구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스튜디오 퀴즈쇼를 선택했다. 연예인들이 스튜디오에 모여 앉아 퀴즈를 푼다는 내용이다. 리얼버라이어티인 《무한도전》이나 리얼 관찰예능과도 완전히 차별된다. 하지만 신선하지가 않다. 차별화를 하긴 했는데 새로운 걸로 달라진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것을 다시 호출한 느낌이다. 진부하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1회엔 노사연·설운도·강타·은지원·유세윤·써니(소녀시대)·송민호(위너)·서은광(비투비)·솔라(마마무)·다현(트와이스)·세정(구구단) 등이 출연했다. 선배 가수부터 후배 가수까지, 트로트 가수부터 아이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출연자들을 배치했다. 보다 많은 시청자 층을 흡수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꼭 과거 《가족오락관》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가족오락관》과 다른 점이 있다. 《가족오락관》은 다양한 게임을 했는데 반해 《뜻밖의 Q》는 노래 퀴즈 한 우물만 팠다. 무려 1시간20분 정도의 시간 동안 노래 퀴즈만 푼 것이다. 단조롭고 매우 긴 《가족오락관》처럼 흘러가면서 흥미도가 떨어졌다.

 

이 문제를 제작진도 인식한 것 같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2회에 바로 변화를 줬다. 1회에 너무 퀴즈만 풀어서 단조롭게 흘렀기 때문에, 2회는 다른 재미 요소를 투입했다. 바로 토크쇼 같은 느낌이다. 1회는 전형적인 퀴즈쇼 세트에서 각 개인이 퀴즈 경마를 펼치는 듯한 느낌이었다면, 2회는 토크쇼 분위기의 세트에서 각각 팀을 이루어 토크나 개인기 등을 추가했다. 시청률이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노래 퀴즈를 푼다는 기본 설정은 변함없었고, 여전히 한 방이 부족했다. 제작진이 시청자의 의견을 수렴해 계속 변화하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개편이 나타날 수 있다.

 

MBC 주말 예능에서 단기간에 수많은 개편이 나타났던 적이 있다. 바로 《일밤》 전성기가 끝난 직후였다. 아주 오랫동안 《일밤》이 안정적인 인기를 누리다가, 한순간에 위상이 무너졌다. 그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들이 있었지만 마치 수렁에 빠진 것처럼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상당 기간 동안 수많은 개편이 반복됐다. 그러다 《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 등이 히트하며 MBC 일요 예능이 겨우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오랫동안 자리를 지켰던 《무한도전》이 사라진 후 MBC 토요 예능에서 비슷한 흑역사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터줏대감의 빈자리가 그렇게 큰 것이다. 압도적인 존재가 사라진 공백을 메우려면 상당한 혼란과 모색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뜻밖의 Q》가 시작하면서 보여준 혼란, 시청자들의 실망이 흑역사의 재림을 우려하게 한다. MBC는 또 다른 주말예능 흑역사의 함정에 빠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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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도 ‘일밤 전성기’ 끝난 후 혼란기 이어져

 

이러다 나름 의미 있는 시도가 사장(死藏)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한동안 예능계를 리얼버라이어티가 휩쓸더니 요즘은 리얼 관찰예능이 천하통일을 했다. 음식, 여행, 가족 코드가 관찰 카메라를 통해 전해지는 것이 요즘 예능의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에서 《뜻밖의 Q》는 나름 의미 있는 시도를 했다고 할 수 있다. 과거에 흔했다고는 하지만 요즘은 귀해진 스튜디오 예능을 시도한 것이다. 유튜브 스타나 시청자 제안을 활용하면서 참신한 코드를 발굴하기 위해 애쓴 흔적도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호응이 나타나지 않으면 사장되고, 결국엔 대세에 굴복할 수 있다. 남들 다 하는 유행 포맷을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려면 시청자가 납득할 때까지 프로그램을 갈고닦아야 한다. 아직은 부족한 부분이 크다. 80분 정도를 노래 퀴즈로 이어가는 것이 시청자를 지치게 하고, 시청자가 모르는 노래가 많아서 몰입도도 떨어진다. 토크와 개인기로 재미를 살리려고 하지만 현 시점에선 역부족이다. 팀을 지금처럼 유지한다고 했을 때 앞으로 나아질 것인지도 미지수다.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

 

시청자도 처음부터 《무한도전》과 비교하며 실망감을 드러낼 것이 아니라 여유 있게 봐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무한도전》도 시작할 때부터 시청자에게 만족을 준 것은 아니었다. 어느 정도 숙성 기간이 필요했는데, 그 기간이 없었다면 나중에 국민예능 《무한도전》은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작할 때부터 다그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일단 시한은 가을 전까지다. 김태호 PD가 가을에 돌아온다고 했다. 그 전까지 MBC 토요 예능이 자리를 잡지 못하면 《무한도전》 재시동 여론이 거세게 일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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