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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야구 1일 한계 투구 수’ 도입, 효과는?

야구 소년 부상 방지 첫걸음…지나친 연습에 따른 몸의 혹사는 막을 수 없어

손윤 야구 칼럼니스트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5.19(Sat) 16:00:00 | 1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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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초반, KBO리그에서 눈에 띄는 점은 지난해 넥센 이정후에 이은 고졸 신인들의 활약상이다. 물론 시즌 초반과는 달리 현재는 다소 주춤한 상태지만, 고졸 신인들의 활약은 KBO리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 신인은 KBO리그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은 아마추어 유망주라고 해도 프로의 기존 선수와는 기량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이견도 있다. 기량 차이가 있다는 점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다수 신인의 경우 뛸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고교 시절에 혹사를 당해 성한 몸으로 프로에 들어오는 경우가 드물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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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 ‘혹사’…프로 와서 ‘재활’

 

지난해 충암고의 김재균은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팀의 7경기 가운데 6경기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또한, 16강전부터 결승전까지 5일 동안 무려 437구를 던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후 김재균은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로 NC에 입단했지만,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올해는 혹사의 영향으로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김재균만이 아니다. 그리고 어제오늘 일도 아니다. 오래전부터 1차 지명을 비롯한 2차 상위 라운드에서 지명받은 대다수 투수가 고교 시절의 혹사로 인해 정작 활약해야 할 프로에서는 재활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올해부터 고교 야구에 1일 한계 투구 수를 도입했다. 31구에서 45구를 던졌을 때는 하루를 무조건 쉬어야 한다. 또 46구에서 60구까지는 이틀, 61구에서 75구까지는 사흘, 76구 이상은 나흘을 쉬게 하고, 하루 최다 투구 수도 105개를 넘지 못하도록 했다. 투구 수 제한이 있는 만큼 어린 아마추어 선수들의 어깨와 팔꿈치 등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이가 적지 않다. 이 또한 이견이 있다. 투구 수 제한의 효과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혹사 방지 측면에서 봤을 때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일본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2013년 선발고교야구대회(일명 봄철 고시엔)에서 사이비 고교의 2학년 투수 안라쿠 도모히로는 모두 772구를 던져 국제적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일본 야구인 일부는 투구 수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몸과 관련한 전문가인 의사와 트레이너 등의 의견은 다르다. “고교에서 다친 투수의 경우, 고시엔 대회에 출장하기 전에 이미 다친 사례가 80% 이상”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선수가 다치는 주된 이유가 혹사가 아니라면 무엇일까. 그 답은 연습량이다. 최근 게이유 정형외과병원의 후루시마 고조 스포츠의학센터장은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도미니카의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야구 선수 140명을 조사했더니, 팔꿈치 관절 속에서 뼈와 연골이 벗겨지는 박리성 골연골염의 발병률은 0%였으며, 팔꿈치 근육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일어나는 열리 골절의 경우는 15%에 그쳤다. 일본 선수의 경우, 박리성 골연골염의 발병률은 2~8%이며 열리 골절은 35%에 이른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도미니카 초등학생의 경우 일주일에 5일 정도 모여서 연습하며, 그 시간도 3시간을 넘지 않는다. 이와 달리 일본은 도미니카와 비슷한 연습량의 팀도 있지만, 도시의 대다수 팀은 하루에 5시간 안팎의 연습을 일주일에 5~6차례 하고 있다. 상급 학교로 진학할수록 연습 시간은 늘어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일주일에 하루를 쉬는 게 일반적이다. 그리고 연습 시간도 6시간을 훌쩍 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면 A중학교의 경우, 7교시 수업을 마친 후 4시쯤 모여서 10시까지 연습한다. 저녁 시간이 있으므로, 실제 연습 시간은 5시간 안팎이다. 여기에 아침 7시20분까지 학교에 가야 한다. 일반 학생보다 일찍 학교에 가는 이유는 코치로부터 지시 사항 등을 듣기 위해서다. 집이 학교에서 가까운 경우는 드물다. 대중교통으로 한두 시간을 가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결국 집에 일찍 도착해도 11시쯤 된다. 씻고 이것저것을 하다가 보면 12시쯤 잠들게 된다. 그리고 적어도 아침 6시에 깨는 일과를 일주일에 6일 반복한다. 하루 수면 시간은 6시간 안팎이다. 게다가 트레이닝센터 등에서 개인 지도를 받는 경우 수면 시간은 더 줄어든다. 고등학생의 경우 새벽 한두 시까지 개인 레슨을 받는 선수도 있다고 한다. 그럴 경우 수면 시간은 4시간 안팎이 된다.

 

 

“연습량 많아 몸 성장 어려워”

 

몸이 성장할 시기에 잠이 충분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성장 장애는 물론이고, 학습 장애로도 이어진다. 그 사례를 지방 구단의 한 스카우트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어느 지방의 초등학교 야구부가 아주 명문이다. 전국대회에서 항상 우승 후보로 꼽히는 학교다. 그런 만큼 좋은 선수들도 많고, 야구 센스가 있는 선수가 적지 않다. 한번은 그 선수들의 뒤를 쭉 따라가 본 적이 있다. 그런데 웃기게도 고등학교에서 잘된 경우가 거의 없었다. 체격이 작아 고등학교부터는 전혀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왜 체격이 작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어릴 때부터 연습량이 많아 몸이 성장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지나친 연습량이 오히려 독이 된 것이다. 지금은 그래도 많이 줄었지만 체격이 작은 선수에게 지도자는 유급을 권하는 경우도 있다. “유급해서 잘 먹고 잘 쉬면 키가 클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연습량이 적당했다면 유급할 필요도 없지 않을까. 그리고 선수가 다치는 경우도 줄어들 것이다. 김용달 KBO 육성위원은 “몸이 성장해야 할 시기에 기술 연습에 매달린다.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지도자들에게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교 야구에 도입된 투구 수 제한은 공식전 혹사는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연습 경기에서의 혹사, 그 이전에 지나친 연습에 따른 몸의 혹사는 막을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투구 수 제한이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투구 수 제한은 야구 소년의 부상 방지를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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