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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이 강한 의사는 경계해야 한다

[유재욱의 생활건강] 100% 치료에 성공한다고?

유재욱 유재욱재활의학과의원 원장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5.22(Tue) 10:00:00 | 1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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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의사가 있다. ‘내가 하는 치료만 옳고 다른 사람의 치료는 틀렸다’고 생각하는 의사도 있다. 신념이 강한 의사들이다. 신념이 강하면 자신감 있어 보이고 전문가답게 보인다. 환자에게 믿음을 주기 때문에 대부분 사업적으로 성공한다. 하지만 지나치게 강한 신념은 자칫 환자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최선의 선택이 아닌 치료를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치료할 수 있고, 효과적이지 않은 치료방법인데도 효과적이라고 믿고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환자를 진료할 때 의사는 개인의 신념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내 생각이 언제든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더 과학적이고, 용기 있는 행동일 수 있다. ‘맞고 틀리고’의 기준은 논문이나 교과서가 아닌 환자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환자는 아픈데 교과서에는 아플 리가 없다고 하면 교과서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강한 신념을 가진 의사들의 특징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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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치료를 100% 성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서 100%란 없다. 한편으로 이 문제는 민감한 문제다. 환자는 자신에게 확신을 주는 의사를 찾게 마련이다. 아닌 걸 알면서도 100%라는 확답을 듣기를 원한다. 물론 환자에게 희망을 주어 치료를 잘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확신이 너무 강하면 기대치가 높아지고 기대치가 높아지면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부분은 의사 개인의 신념에 따라 진료하고, 환자도 본인의 신념에 따라 의사를 선택할 문제다.

 

② 치료받다가 오지 않는 환자는 다 내가 고친 환자라고 믿는다.

 

환자가 치료받다가 병원에 오지 않는 경우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질병이 많이 회복돼서 병원에 안 가도 되는 경우, 두 번째는 치료에 만족하지 못해서 치료를 중단했거나, 다른 병원을 찾는 경우다. 신념이 강한 의사는 이 두 가지 경우를 모두 자기가 잘 고쳐서 환자가 안 온다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③ 내 환자가 하는 이야기가 전부라고 착각한다.

 

나한테 오는 환자 중에 여러 병원을 들러서 오는 환자들에게 듣는 이야기는 주로 ‘침 맞아봤자 소용이 없어요’ ‘수술했는데도 여전히 아파요’라는 게 대부분이다. 내가 비수술 치료를 하는 의사니까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반대로 나한테 치료받고 안 나아서 다른 병원에 간 환자는 그 병원 의사에게 ‘재활의학과 가봤는데 효과가 없어요’라고 하지 않겠는가? 문제는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다 보면 특정 환자에게 듣는 이야기가 전체의 의견인 양 착각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것은 신념으로 굳어진다. 많은 의사들이 ‘내가 하는 치료 말고는 다른 사람 치료는 다 엉터리야’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유다. 치료는 어떤 것이 맞고 틀리고가 없다. 그저 환자가 나으면 그것이 옳은 치료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잘못된 신념’

 

신념이란 ‘자신의 견해에 대하여 흔들림 없는 태도’를 뜻한다. 하지만 ‘잘못된 신념’은 부작용도 크다. 나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눈을 가릴 수 있고, 때로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합리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역사상 대부분의 전쟁이나, 대규모 학살은 소위 신앙이나 이데올로기라는 명분으로 합리화되어 자행되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신앙은 종교적인 신념이고, 이데올로기는 사회현상에 대한 신념이다.

 

문제는 남에게 피해를 주는 ‘잘못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이지 깨닫지 못하는 데 있다. 그러니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본인은 그것을 정의(正義)라고 생각한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신념은 모두 명백하게 ‘잘못된 신념’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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