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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총선 전후 개헌 얘기 다시 나올 수 있다”

[인터뷰] 정해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장 “국민투표법 개정 미루는 국회, 헌법 정면 위반”

송창섭 기자 ㅣ realsong@sisajournal.com | 승인 2018.05.23(Wed) 11:00:00 | 1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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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구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은 현실 참여형 정치학자 출신이다. 일처리는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국정원 개혁위 위원장에 임명됐을 때 정가에선 ‘전문성이 결여된 전형적인 코드인사’라며 우려했지만, 민간 출신 개혁위원들과 국정원 내부 관계자들 간 의견을 잘 조정해 가며 개혁안을 만들어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공약인 개헌 밑작업을 정 위원장에게 부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중장기 정책 과제를 준비하는 정책기획위원회에서 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정권 핵심층의 신망도 두텁다. 청와대 핵심 인사들은 사석에서 정 위원장에게 ‘해구형’이라고 부를 정도다. 4월28일 정부 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 위원장은 “헌법은 국민의 사회계약이기 때문에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면서 “2020년 총선을 전후로 개헌 논의가 다시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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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개헌 발의가 사실상 무산됐다.

 

“이번이 개헌에 좋은 기회였다. 지난 대선 때 모든 후보들이 지방선거 때 추진하겠다고 하지 않았나. 모든 정당이 국민과 약속한 거다.”

 

 

개헌 절차가 정확하게 어떻게 된 건가.

 

“개정 50일 전까지 국회에서 표결 처리해 국민투표에 부쳐야 하는데 그 마지노선이 지난 4월23일이었다. 표결 여부는 남아 있는 건데 현재로선 국회가 표결 처리해도 국민투표를 할 수 없다.”

 

 

이번 지방선거 때 동시 국민투표를 하는 건 어려워졌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

 

“대통령이 철회하면 표결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대통령이 철회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표결은 반드시 해야 한다. 헌법 조문에 60일 이내에 하도록 돼 있다. 만약 거기서 발의안이 부결되면 그걸로 끝나는 거다.”

 

 

지금으로선 어떻게 하는 것이 맞는가.

 

“그건 잘 모르겠다. 대통령이 국민투표를 부칠 수 없는데 강행하는 건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개헌안을 발의했는데 국민투표법을 개정하지 않아 개정하지 못했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대통령이 국회 표결까지 밀고 갈 가능성도 전혀 없지는 않다. 최종적인 것은 대통령의 판단에 달렸다.”

 

 

“개헌안에 통일 조항도 새롭게 바꿔야”

 

일부 헌법학자들은 개정 절차를 바꾸자고 한다.

 

“헌법 개정에 있어 경성(硬性)헌법은 절차가 굉장히 어렵다. 그래서 연성(軟性)헌법이라 해서 개정 절차를 쉽게 해 자주 바꾸자는 의견이 있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어떤 이들은 쉽게 바꾸면 정략적으로 악용될 수 있고 반대로 경성헌법으로 돼 있으면 한번 개정하는 데 너무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개인적으론 어떤 방식에 동의하나.

 

“다소 연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너무 연성화되지 않는다면 말이다. 지금 헌법 개정은 20~30년에 한 번 하기도 힘들다. 사회 변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조금 연성화될 필요가 있다. 이번 개헌안을 만들면서 시대변화가 상당히 진행됐단 걸 느꼈다. 특히 기본권과 관련해서 말이다.”

 

 

우리 국민들이 4년 연임제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 때문이라고 보나.

 

“우리 국민들이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에 대해선 경험이 적다. 국민들이 불안해한다. 그리고 국민들 입장은 남북 분단의 대치상황에서 대통령이 국정을 이끌어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헌법은 국민들의 사회계약이다. 기본적으로 국민이 원하는 게 헌법이다.”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이원집정부제나 내각제는 검토해 봤나.

 

“내부적으로 검토해 봤다. 가장 커다란 문제가 총리를 국회에서 선출하는 경우다. 이렇게 되면 권력이 나눠지게 된다. 가뜩이나 갈등이 심한 우리 정치 환경에서 현실적으로 협치를 이뤄나가기가 어렵지 않겠나.”

 

 

총리 선출권을 국회에 주자는 것을 타협안으로 낼 수 있지 않았나.

 

“그건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이다. 그럴 거면 내각제로 가는 게 맞다. 양당제에서 내각제가 되면 총리를 내는 정당이 의회도 장악하고 행정부도 장악하게 된다. 영국의 총리를 그래서 ‘선출된 독재자’라고 부른다. 내각제로 가려면 다당제와 만나야 한다. 그래야 연정을 하게 된다. 그러면 다른 정당이 견제를 한다. 그런데 이원집정부제로 가면 대통령과 총리 간 싸움이 난다. 프랑스만 겨우 이게 운영되는 편이다. 되레 파키스탄은 총리와 대통령이 싸우면서 나라가 엉망이 됐다.”

 

 

자유한국당은 가을 즈음 개헌 논의에 나서겠다고 말한다. 가능하다고 보는가.

 

“가능하지 않다. 내용을 어느 정도 합의해 놓고 어느 정도 논의를 해야 하는데, 지금 합의된 게 전혀 없는데 어떻게 10월에 가서 개헌이 될 수 있나. 그건 6월 동시 국민투표를 하지 않기 위한 논리일 뿐이다.”

 

 

그럼 앞으로 개헌은 언제쯤 가능하리라 보는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개헌 이야기가 다시 나오리라 본다. 총선 전에 나오게 되면 총선 때 같이하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어차피 이번 국회에서 개헌이 힘드니 국회가 새롭게 구성되는 2020년 총선 이후에 개헌하자는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여당의 야당 설득 과정이 다소 미흡하지 않았나.

 

“여당, 야당을 떠나 내용을 갖고 국회에서 한 번이라도 심의를 했으면 좋겠단 생각은 든다. 대통령 발의안이 국회에 갔으니, 내용을 갖고 국회에서 토론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한 번도 안 했다. 대통령 발의는 헌법에 규정돼 있는 것이다. 그런데 심의도 안 하고 더군다나 헌재가 문제를 제기한 국민투표법에 대해 개정 논의조차 하지 않은 건 헌법재판소를 무시한 처사다. 지금 국회는 헌법을 위반한 것이다. 법률을 만드는 국회의원들이 이렇게 헌법을 어겨도 되는지, 이렇게 헌법이 무시돼도 되는지 묻고 싶다.”

 

 

남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렸다. 통일과 관련된 내용이 개정 헌법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닌가.

 

“안타깝게도 내가 자문안을 만들 땐 그 문제가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 최근 남북관계가 급진전되니까 앞으로는 반드시 남북관계를 다뤄야 한다. 당장 영토 조항이 문제가 된다.”

 

 

발의안을 철회하고 변화된 남북관계 조항을 개헌안에 넣어야 하지 않을까.

 

“아무래도 이번 발의안이 철회되고 다음 개정안이 발의된다면 아마도 그 부분이 반영될 거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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