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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고금리와 환율의 마법, 해외채권 노려라

고금리 채권 투자할 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인내심’

전소영 연합인포맥스 기자 ㅣ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8.05.23(Wed) 16:55:41 | 1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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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브라질 채권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지난주 한 증권방송의 주식상담 프로그램에서 있었던 일이다. 중년의 여성이 전화상담을 신청했다. 브라질 채권에서 손실을 보고 있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를 물었다. 최근 불거지는 신흥국 위기설에 오죽 답답했으면 주식상담을 하는 시간에 채권 투자를 물었을까.

 

2013년 이후 브라질 채권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인기 투자상품 중 하나가 됐다. 브라질은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이다. 풍부한 자원과 넓은 땅을 갖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3796억 달러(2018년 3월말 현재)로 세계 10위다. 세계 9위를 자랑하는 한국 외환보유액 규모와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현재 브라질의 신용등급은 ‘BB-’로 투기등급이다. 브라질 채권금리가 높은 이유 중 하나는 낮은 신용등급 때문이다. 주요 신용평가사는 2015년에서 2016년 사이에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연금개혁 지연에 따른 재정악화가 신용등급 강등의 이유였다. 게다가 브라질의 정치적 이슈도 있었다.

 

브라질 채권에 투자해 보지 않은 사람들은 헤알화 가치가 하락하고 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브라질 채권은 위험하다고 말한다. 투자 관점에서 조금만 깊이 들어간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브라질 신용등급 강등 당시 헤알화 가치는 하락하고, 채권금리는 뛰었다. 브라질 채권에 투자한 사람들은 예상치 못했던 손실에 절망했다.

 

하지만 이를 기회로 삼아 과감하게 투자한 사람들도 있다. 2015년 10월, 필자는 식사 자리에서 우연히 브라질 채권에 투자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당시 헤알화는 280원 수준이었고,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16.5%였다. 고금리 채권에 투자할 때 가장 필요한 덕목은 ‘인내심’이다. 브라질 채권을 매력적이라고 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캐리(Carry) 수익이다. 브라질 국채는 6개월에 한 번씩 이자를 지급한다. 게다가 세금도 없다. 2015년 당시 브라질 채권을 산 경우, 16%에 달하는 쿠폰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채권금리는 16.5%에서 10%까지 하락했다. 금리로만 약 40%의 평가이익을 얻는다.

 

금리와 환율을 모두 고려해 손실이 나려면 환율에서만 적어도 40% 이상 손실이 나야 한다는 의미다. 헤알화의 단기 고점이었던 2017년 1월 378원 수준과 현재를 비교하더라도 환차손은 22% 정도에 그친다. 단기간에 수익을 내려고 한다면 시기에 따라서 환차손을 견디지 못하고 손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높은 쿠폰 금리는 채권의 잔존만기(듀레이션)를 단축한다. 즉, 쿠폰 금리가 높을수록 원금 회수 기간이 짧아진다. 이것이 바로 ‘높은 금리의 마법’이다.

 


 

신흥국 위기설에 해외채권 투자자 고심

 

앞서 언급했지만, 브라질은 남미 다른 국가들과 달리 외환보유고가 충분하며, 자원대국에 속한다. 국내 정치 이슈가 계속 불거지지만 모라토리엄만 선언되지 않는다면, 자국 통화로 발행한 채권을 부도 처리하기는 어렵다. 회수 불가능한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현재 브라질 채권금리는 10%, 헤알화는 295원 수준이다. 2015년과 비교했을 때 금리 수준이 많이 낮아졌다는 점은 아쉽다. 하지만 한국과 비교한다면 브라질 국채는 여전히 고금리 채권임에 틀림없다.

 

해외채권은 금리와 환율의 마법으로 탄생한 투자 상품이다. 해외채권도 채권이기 때문에 향후 금리에 대한 전망이 머릿속에 있어야 한다. 동시에 해외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향후 환율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합을 제대로 파악하고 적절한 시기에 투자한다면, 해외채권만큼 놀라운 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도 없다. 반대로, 두 가지 조합 중에 하나만 삐끗하더라도 수익을 내기 어렵다. 마법이 치밀하게 계획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상품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하다.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투자 진입의 벽은 낮지만 이익 실현의 벽은 높다.

 

최근 신흥국 통화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달러 가치가 워낙 급하게 오른 데다, 갑자기 오른 뚜렷한 이유를 찾기도 쉽지 않다. 과거 금융시장에서 신흥국 리스크가 불거질 때마다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달러 강세와 미국 금리 인상이다. 달러 가치가 강해지면 다른 통화는 몸살을 앓는다. 특히 자본 유출입이 자유로운 나라일수록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커지고, 통화 약세가 심화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났던 가장 가까운 과거는 지난 2016년 11월이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을 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경제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경기 부양책을 쓰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는 달러 가치를 강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더해졌다. 당시 미 달러 가치는 1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美 금리 인상=신흥국 위기설

 

트럼프의 당선은 금융시장이 예상하지 못했던 충격이었다. 신흥국은 발작을 일으켰다. 트럼프 당선 후 브라질 헤알화는 하루 만에 5.01% 떨어졌다. 멕시코 페소화는 4.21%, 러시아 루블화는 2.06% 각각 하락했다. 이른바 ‘트럼프 텐트럼(발작)’을 방어하기 위해 신흥국 중앙은행은 적극적으로 금융시장에 개입했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루피아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했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50bp 인상했지만, 자국 통화 가치는 하락했다.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심지어 일본조차도 자국 통화 가치가 급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입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한마디가 국제 금융시장을 되돌려 놓았다. “달러가 너무 강하다”는 발언 이후 달러는 약세 전환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 103.8까지 급등했던 달러인덱스는 지난 4월 8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달러 가치는 또다시 강해졌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포트폴리오 조정이 달러 강세로 연결됐다고 해석했다. 공교롭게도 미국 연준은 6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급격하게 진행된 달러 강세가 기조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으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수급상으로 큰 흐름은 달러 약세라고 보는 시각이 더 많다. 2015년, 2016년 미국이 금리를 올릴 때마다 나타났던 신흥국 발작이 일시적이었던 것처럼 2018년 여름의 홍역도 일시적으로 지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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